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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 돈 돌려받나? '상호관세 위법' 판결에 수출 기업들 술렁

김수형 기자

입력 : 2026.02.21 11:24|수정 : 2026.02.21 11:24


미국 정부가 추진해온 상호관세 정책에 법적 제동이 걸렸지만 글로벌 무역 시장의 불확실성은 오히려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습니다.

미국 연방 대법원은 현지 시간 20일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의 근거로 삼은 국제비상경제권한법이 대통령에게 관세 부과 권한을 주는 것은 아니라고 판결했습니다.

이번 판결로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교역국에 매겨졌던 상호관세는 법적 기반을 잃고 즉시 무효가 됐습니다.

대법원은 해당 법률이 국가 비상사태 시 금융 거래를 규제할 권한은 부여하지만 관세까지 포함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판결 직후 무역법 122조를 내세워 전 세계 수출품에 150일 동안 10%의 임시 관세를 부과하며 즉각 맞대응에 나섰습니다.

동시에 무역확장법 232조와 무역법 301조 등 다른 법적 수단을 동원해 기존 관세를 대체할 새 근거를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습니다.

다만 새로운 수단을 활용해 실제 관세를 다시 징수하기까지는 행정 절차상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기존 관세와 비교했을 때 새로 부과될 관세의 적용 시기와 범위에 공백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동안 상호관세를 지렛대 삼아 체결된 국가 간 양자 무역합의도 다시 존폐 위기에 놓였습니다.

브랫 캐버노 대법관은 이번 결정이 수조 달러 규모의 무역 협정에 불확실성을 초래하고 협상 과정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유럽연합을 비롯한 일부 국가들은 이번 판결을 계기로 미국과의 무역 합의에 대한 재검토나 재협상을 검토하기 시작했습니다.

베른트 랑게 유럽의회 무역위원장은 자의적인 관세 시대가 막을 내리고 있을지도 모른다며 판결 결과를 신중하게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중국처럼 이미 관세 체제에 적응해 시장을 다변화한 국가들은 기존 합의를 유지하며 실익을 챙길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됩니다.

미국 내부에서는 그동안 기업과 소비자들이 부담해온 엄청난 규모의 관세를 돌려받기 위한 소송이 빗발칠 것으로 보입니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은 지난해 관세 인상분의 약 90%를 미국 소비자와 기업이 고스란히 흡수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습니다.

미 세관국경보호국이 집계한 상호관세 수입액은 지난해 12월 중순까지 우리 돈 약 193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소비자들이 낸 돈을 되찾는 과정이 매우 복잡하고 하급 법원에서 정리하는 데만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글로벌 물류업체 퀴네앤드나겔의 그레그 톰셋 전문가는 개별 항목마다 환급 신청을 해야 하는 등 행정적 부담이 막대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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