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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락] 특검 추가 내용 인정 안 해…'내란 요건' 좁게 본 영향은?

임찬종 법조전문기자

입력 : 2026.02.20 20:36|수정 : 2026.02.20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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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판결문에 담긴 문구들이 사건을 어떻게 규정했는지, 법조전문기자와 함께 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Q. 판결문에서 눈에 띄는 점은?

[임찬종 법조전문기자 : 자세하게 본 부분도 있고요. 속독으로 빨리빨리 읽은 부분도 있습니다. 판결문을 읽어보니까 제 눈에는 특히 두 가지 점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첫째는 검찰 기소 이후에 특검이 추가한 공소사실 대부분은 재판부가 인정을 하지 않았다, 이런 점이 눈에 들어왔고요. 둘째는 비상계엄이 내란이 되는 요건을 재판부가 상대적으로 좁게 해석한 것으로 보이는구나, 이런 점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Q. 재판부가 인정하지 않은 공소사실은 어떤 것?

[임찬종 법조전문기자 : 특검은 원래 검찰이 공소장을 법원에 처음에 제출하지 않았습니까. 그 이후에 특검 출범 이후에 특검이 이 공소장을 변경하면서 새로운 내용을 상당 부분 추가하기도 했고요. 기존에 있던 내용을 좀 수정하기도 삭제하기도 했습니다. 주로 계엄 준비 기간, 계엄 목적, 계엄 동기 등에 대한 내용들이었습니다. 하지만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이 1년여 전부터 계엄을 준비했다는 특검 주장을 일단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장기 집권 목적의 비상계엄 선포라는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고요. 이런 주장들의 근거가 됐던 이른바 '노상원 수첩'의 증거 가치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반면에 특검이 기존 공소장에서 상당 부분 삭제했던 내용, 즉 '당시 야당의 연쇄 탄핵 등이 계엄을 결심하게 된 동기가 됐다' 이런 부분은 또 오히려 인정을 했습니다. 사실 이런 내용들은 사법적으로 보면 내란죄 성립 여부를 결정적으로 좌우하는 변수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정치적, 역사적 평가와는 직결되는 대목이라서 더욱 논란이 되는 측면이 있습니다. 특검은 이런 1심 판단에 대해 항소할 계획이어서 앞으로 항소심과 대법원 재판을 또 지켜봐야 합니다.]

Q. 내란죄 요건 좁게 봤다는 것은 무슨 뜻?

[임찬종 법조전문기자 : 비상계엄 선포 자체는 대통령에게 부여된 권한입니다. 다만 아무렇게나 할 수 있는 건 물론 아니고, 헌법과 법률에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할 수 있는 조건과 절차가 규정이 돼 있습니다. 특검의 기본적인 주장은요, 이 같은 조건과 절차에 맞지 않는 계엄 선포는 곧바로 내란죄가 된다는 겁니다. 계엄 자체가 헌법과 법률의 통상적 기능을 정지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헌법이나 법률이 이렇게 해야 한다는 점을 지키지 않고 계엄을 선포하면 곧바로 내란죄가 된다는 겁니다. 하지만 재판부는 특검의 이런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대신에 비상계엄을 일종의 수단으로 활용해서 국헌을 문란하게 할 목적, 다시 말해 국회와 같은 헌법에 의해 설치된 국가기관을 제압하려는 목적까지 인정되어야 내란죄가 성립된다고 판단했습니다. 어떤 경우에 비상계엄 선포가 내란죄가 되는지에 대해서 상대적으로 좁게 해석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Q. 내란 요건 좁게 본 해석, 영향은?

[임찬종 법조전문기자 : 내란 우두머리 처벌이나 아니면 아주 초기부터 함께 모이게 했던 사람들을 처벌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좁게 보든, 넓게 보든 큰 차이가 없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비상계엄 선포 직전에 또는 이후에 가담한 공범 혐의자들의 처벌에는 영향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공범들의 경우 주로 문제가 되는 건 주동자들의 고의, 즉 국헌 문란 목적을 공범들이 인식하고 있었는지 여부입니다. 그런데 조건과 절차에 맞지 않는 비상계엄이면 곧바로 내란이 된다고 해석을 하면, 헌법과 법률이 정하고 있는 것과 맞지 않는 비상계엄 선포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었다는 점만 인정되어도 가담자가 처벌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국회 제압 등까지 나아가야 내란죄가 된다고 보면 국회 군 투입이나 국회의원 체포 시도 사실까지 인식하지 않은 사람들은 관련 행위를 했어도, 가담을 했어도 내란죄로 처벌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 재판부는 어제(19일) 이런 논리로 윤승영 전 국가수사본부 수사조정기획관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한덕수 전 총리 등 다른 공범 혐의자들도 마찬가지 주장을 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내란죄 성립 요건에 대한 1심 재판부 해석이 항소심과 대법원에서 앞으로 어떻게 판단될지도 매우 중요한 문제입니다.]

(영상편집 : 전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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