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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상대 함께 오른 쇼트트랙 판트 바우트 형제 "복권 당첨 기분"

전영민 기자

입력 : 2026.02.19 23:18|수정 : 2026.02.19 23:18


▲ 쇼트트랙 남자 500m 결승에서 나란히 2, 3위를 차지한 멜레 판트 바우트(오른쪽)와 옌스 판트 바우트

네덜란드 쇼트트랙 남자 대표팀의 '형제 선수' 멜레 판트 바우트(26)와 옌스 판트 바우트(24)가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남자 500m에서 나란히 은메달과 동메달을 따내고 함께 시상대에 오른 뒤 "복권에 당첨된 기분"이라며 즐거움을 감추지 않았습니다.

오늘(19일) 이탈리아 밀라노의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쇼트트랙 남자 500m 결승에서 '형' 멜레(40초 912)와 '동생' 옌스(41초 908)는 캐나다의 스티븐 뒤부아(40초 835)에 이어 2, 3위를 차지했습니다.

캐나다의 에이스 윌리엄 단지누가 실격당하고 네덜란드의 퇸 부르가 크게 넘어지는 등 치열하게 진행된 이번 레이스에서 판트 바우트 형제는 결승선까지 무사하게 도착하며 시상대에 오를 수 있었습니다.

앞서 1,000m와 1,500m를 모두 석권하며 2관왕에 올랐던 옌스는 '개인전 싹쓸이'를 노렸지만, 동메달로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멜레는 이번 대회 개인전에서 생애 첫 올림픽 메달을 따내는 기쁨을 맛봤습니다.

두 형제는 레이스가 끝난 뒤 깊게 포옹한 뒤 나란히 국기를 나눠 들고 링크를 돌며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본 부모님과 팬들에게 인사했습니다.

무엇보다 형 멜레의 은메달은 동생 옌스에게도 뜻깊습니다.

멜레는 심각한 무릎 부상으로 거의 2년 동안 빙판을 떠났다가 이번 시즌 복귀했습니다.

사실상 4년 뒤 올림픽을 기약하며 준비하다가 뜻밖에 네덜란드 대표팀에 발탁되며 형제가 나란히 밀라노에서 경쟁하는 행운을 누리게 됐고, 결국 시상대에 함께 올랐습니다.

쇼트트랙에서 형제가 올림픽 시상대에 함께 오른 것은 헝가리 대표로 뛰었던 샤오앙 류와 샤오린 산도르 류 형제가 처음이었습니다.

'류 형제'는 2018 평창 대회 계주 금메달과 2022 베이징 대회 혼성계주 동메달을 따며 두 번이나 시상대에 올랐습니다.

하지만 판트 바우트 형제는 류 형제와 달리 개인전에서 각자 입상해 시상대에 오르는 진기한 장면을 연출했습니다.

옌스는 경기가 끝난 뒤 공동취재구역에서 "우리는 항상 '만약에 말이야'라며 복권에 당첨되는 상황처럼 이 순간을 상상했다"며 "만약 정말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그건 동화 같은 이야기일 거라고 생각했다"고 했습니다.

그는 "함께 올림픽에 나가는 건 대단한 일인 만큼 즐기자고 서로 말했는데, 형이 진짜로 메달을 따버렸다"고 활짝 웃었습니다.

특히 현지 시간으로 26번째 생일에 생애 첫 올림픽 메달을 목에 건 멜레는 "가장 멋진 것은 내 생일에 우리가 함께 해냈다는 것이다. 정말 꿈이 이루어졌다"고 감격했습니다.

이에 옌스는 "형의 생일 선물을 사러 갈 수고를 덜었다. 은메달이 형 선물"이라며 웃음을 터트렸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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