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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점인 줄 알았는데" 공포에 떤다…'비트코인 대폭락' 오나? [스프]

권애리 기자

입력 : 2026.02.20 09:00|수정 : 2026.02.20 09:00

[똑소리E]


⚡ 스프 핵심요약

2월 자산시장의 폭락과 반등 속에서 비트코인은 역대 최고가 12만 달러에서 심리적 저항선인 7만 달러 아래로 떨어졌으며, 반등 없이 추가 하락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레버리지 투자와 강제·연쇄 청산, ETF·기관 고래와 채굴 기업의 손실 구간 진입, 트럼프 정부의 스테이블 코인 중심 정책과 나스닥 기술주의 변동성이 겹치며 비트코인 가격 하락과 약세장에 대한 경계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비트코인의 장기 우상향 전망은 여전히 존재하지만, 스테이블 코인 업계의 실물 금 선호 현상 등을 배경으로 '크립토 윈터'가 길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합니다.

※ 2026. 2. 12. 출고된 영상을 바탕으로 제작된 기사입니다.

2월의 자산 시장이 어지럽습니다. 폭락과 반등이 반복되고 있죠. 멀미가 날 정도로 아래위로 널뛰는 금, 은, 증시, 각종 자산들 사이에서 유독 널뛸 힘마저 없어 보이는 자산이 있습니다. 비트코인을 비롯한 주요 코인들입니다. 작년 10월에 역대 최고가 개당 12만 달러를 넘어갔던 비트코인이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졌던 7만 달러 밑으로 떨어졌습니다.

비트코인, 왜 폭락하자마자 튀어 오른 진짜 금과 이렇게까지 다른 곡선을 그리고 있는 걸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2026년은 이른바 '크립토 윈터' 바닥을 탐색하는 시기가 좀 더 길어질 수 있다는 분석들이 지금부터 바로 반등한다는 목소리들을 이기고 있습니다.

2월 첫째 주 이후의 비트코인 가격, 주 단위로 봤을 때 2022년 11월 이후 가장 하락 폭이 컸습니다. 미국의 가상자산 거래소였던 FTX가 파산했을 때 이후로 가장 크게 흔들렸다는 얘기입니다.

일단 2월 초에 비트코인에게 일어난 사건이라면 역시 차기 미 연준 의장 지명자 케빈 워시 충격을 들 수밖에 없습니다. 케빈 워시는 금리는 낮춰줄 사람일지 몰라도 시중에 연준이 뿌려주고 있는 돈의 양을 줄이려 할 거란 우려가 나오면서 모든 자산들이 급락했고, 이때 비트코인도 함께 폭락했습니다. 다만 다른 자산들과 달리 비트코인은 반등을 이뤄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저점인 줄 알았는데.." 개미들 빠진 '청산의 늪'
갑작스럽게 자산 시장이 아래위로 크게 출렁일 때는 작은 담보만 갖고도 많은 빚을 내서 하는 투자, 즉 레버리지 투자가 많이 낀 자산이 특히 위험합니다. 주식 시장에서는 주가가 오르거나 내릴 때 그 변동폭의 3배 정도로 수익을 내거나 손실을 보도록 설계된 상품에만 투자해도 '야수의 심장을 가졌다'고 하죠. 한국 서학 개미들은 사실 야수의 심장을 하나씩 대개 갖고 있다고 하지만, 이 정도면 아주 고위험 상품이 맞습니다.

그런데 코인 시장은 그보다 훨씬 더 과감한 거래의 비중이 큽니다. 이를테면 실제 가진 담보는 1코인 정도밖에 없는데 10코인, 20코인어치를 굴리고 있는, 내가 가진 것보다 10배 더 크게 따고 크게 잃을 수 있는 식의 투자가 활발한 시장이라는 겁니다. 그래서 코인 가격이 큰 빚을 내서 투자한 내 예상과 반대 방향으로 급변한다? 있던 돈을 잃는 걸 넘어서서 이론적으로만 보면 마이너스, 내가 갚아야 할 돈이 새로 생겨버릴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되지 않도록 내 담보금이 일정 기준 아래로 줄어들면 원치 않더라도 거래소가 내가 투자해 놓은 걸 자동으로 팔아버립니다. 이게 바로 강제 청산입니다. 내가 청산되는 바람에 자산 가격이 의도치 않게 더 하락세를 타면 빚으로 매수한 또 다른 레버리지 계좌도 비슷한 청산 위기에 처하겠죠. 코인 시장은 24시간 돌아가기 때문에 중간에 이 청산 흐름을 끊을 방법도 없습니다. 도미노처럼 줄줄이 다 같이 쓰러지는 연쇄 청산이 나오기 쉽다는 겁니다.

특히 2월 초에는 그동안 '이 정도면 비트코인 가격이 충분히 떨어졌다. 이제부턴 오르겠지' 생각하고 레버리지를 동원해서 저점 매수에 나섰던 투자자들이 예상과 달리 비트코인이 더 떨어지는 바람에 청산을 당하면서 가격 하락세가 더욱 가팔라졌던 걸로 보고 있습니다. 우리 돈으로 조 단위의 청산이 단 24시간 동안에도 발생하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결국 지난해 10월 고점 대비해서 반토막 가까운 수준까지 내려왔습니다.


'크립토 대통령'도 등 돌린 코인의 겨울?
연쇄 청산이 진정되고 다른 자산들이 앞서서 반등하기 시작했으니까 이제 코인에도 반등이 좀 나와야 할 텐데요. 바로 이 지점에서 비트코인으로 돌아가는 발길들이 머뭇거리고 있습니다. 여기서부터는 코인 내부의 문제들인 거죠.

일단 어떤 상황인지 좀 보면, 비트코인은 2년 전이었던 2024년 1월 이후 현물 ETF를 통해서 제도권 자산으로 편입됐습니다. 금 역시도 금괴로만 유통되지 않고 금 ETF가 출시된 이후로 시중에 큰돈이 몰리는 자산이 됐듯이 비트코인도 마찬가지 흐름을 타왔는데요. 이제 이른바 기관 고래들, ETF 운용사 같은 큰손들이 전체 비트코인의 10% 넘게 들고 있습니다. 이들이 앞으로 어떻게 나올까요?

ETF 투자자들의 비트코인 평균 매입 단가(평단)가 8만 8천 달러 정도 됩니다. 평균으로만 보면 지난 2년 사이에 비트코인의 ETF로 들어온 신규 투자자들은 모두 20% 안팎의 손실 구간에 몰려 있다는 거죠. 이럴 때 기관들은 포트폴리오 조정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손절도 좀 하면서 조절해야 회사를 운영할 수 있습니다.

올해 들어서 기관 고래들이 비트코인을 던지는 흐름이 계속 포착되고 그걸 저가 매수 기회라고 받아 든 레버리지 개인 투자자들이 월 초에 청산을 당하는 상황이 나왔다고 할 수 있는 겁니다.

이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고래는 작년 비트코인 상승세를 선두에서 진두지휘했다고 할 수 있는 비트코인에 올인한 기업, 자사주를 팔아서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게 회사의 핵심 사업이 된 기업, 바로 스트래티지입니다. 이 회사의 비트코인 매입 평단가가 7만 5천 달러 정도입니다. 이 회사도 역시 지금 손실 구간에 놓여 있다는 겁니다.

지난주 하락장에서 스트래티지는 비트코인 1,142개를 9천만 달러에 사들였습니다. 역시 선두에서 진두지휘를 해 온 기업 가운데 스트래티지가 계속 이렇게 버텨준다고 하면 좋겠지만 지금 상황에서 누가 스트래티지 주가를 계속 올려줄까요? 비트코인 시장이 살아나지 않는 한 스트래티지가 자사주를 팔아서 둑에 뚫린 구멍을 막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겁니다.

여기에다가 지금 비트코인이 자꾸만 왔다 갔다 하는 '6만 달러 중반대'가 중요한 게, 세계 최대 채굴 기업 중 하나인 마라 홀딩스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마라 홀딩스가 1비트코인을 캐는 데 드는 단가, 그 비용이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6만 달러 중반대였습니다. 이 채굴 비용은 크게 널뛸 수 있기는 합니다. 그래도 채굴에 들었던 비용보다 지금 시장에서 거래되는 가격이 더 떨어져 버린다? 기관 고래들도 버티기 힘든 선까지 와 있다, 바닥이 좀 더 열려 있을지도 모른다는 진단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심수빈 | 키움증권 리서치센터 책임연구원
(비트코인 주기 상) 약세장이라고 할 수 있는 시기가 왔고, 과거 약세장이 왔을 때 레벨을 고려하면 추가 하락에 대한 경계감이 계속해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비트코인에 닥친 '4번째 겨울'?
잠깐 비트코인에서 떠나 있을까? 하는 이 분위기는 지난해 10월 이후로 점점 더 커져 왔습니다. 지난해 10월이 어떤 시기인가 보면, 2024년 4월 언저리였던 비트코인의 네 번째 반감기 이후로 딱 1년 6개월이 지난 시점입니다.

비트코인은 앞으로도 영원히 나올 수 있는 물량, 총발행량이 딱 정해져 있는데요. 이른바 채굴이라고 하죠. 지금도 계속해서 새로 발행된 비트코인이라는 보상을 얻어가기 위해서 온 세상이 다 같이 보는 비트코인 거래 장부 블록체인을 써나가는 데 참여하는 회사들,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채굴을 해서 받을 수 있는 비트코인 보상 규모가 4년에 한 번씩 절반으로 줄어듭니다. 전처럼 채굴해도 비트코인이 이전까지의 절반밖에 안 나오기 시작하는 시점이 비트코인의 반감기고요. 2009년 1월에 처음으로 발행되기 시작한 비트코인은 2024년 상반기에 4번째 반감기를 맞았습니다.
비트코인

그동안 비트코인은 올림픽처럼 4년 주기인 이 반감기를 기점으로 한 사이클을 도는 모습을 반복적으로 보여 왔습니다. 반감기 이후 1년에서 1년 반 정도까지는 가격이 오르다가 한동안 떨어지거나 횡보하고 그다음 반감기에 맞춰서 다시 오른다는 게 코인 시장에서 과거에 나타났던 흐름, 패턴입니다.

지난해 10월이 바로 네 번째 반감기로부터 딱 1년 6개월이 지난 바로 그 시점이었다는 겁니다. 비트코인 가격 주기론에 기계적으로 대입해 보자면 이제 당분간 하락 또는 정체기라는 거죠. 예전 반감기들 이후에는 비트코인이 최고점 대비해서 70%까지 하락하기도 했는데 그런 관점에서 보면 이번에는 아직 고점 대비 4~50%의 하락 정도까지만 나온 상태입니다.


트럼프 정부, 비트코인에 선 그었다?
지난해 10월 전후에서 두드러진 문제는 반감기 호재의 소멸뿐만이 아닙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이른바 크립토 대통령이 될 거라고 내세웠던 트럼프 정부에 대한 기대치도 빛이 그동안 바래왔습니다.

트럼프의 가족들은 대대적으로 코인 사업을 하고, 밴스 부통령은 역대 미국 대통령과 부통령들 가운데서 최초의 비트코인 투자자고, 얼마나 이 정부가 코인 시장에 우호적일까 기대하는 사람들이 많았는데요. 실제로 트럼프 정부는 코인 시장을 제도권 내로 더욱 끌고 들어오긴 했습니다. 하지만 그 관심이 주로 스테이블 코인 시장에 쏠려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 미국 대통령
전 세계 금융과 크립토 기술에 대한 미국의 지배력을 공고히 하는 위대한 첫걸음을 내디딘 겁니다.

가장 주요하게는 달러와 1:1로 가치를 연동시킨 디지털 달러, 디지털 화폐 스테이블 코인의 세계는 교통정리를 이러 이렇게 해야 한다고 명시한 지니어스 법이 지난해 여름에 통과되면서 디지털 화폐의 세계를 미국의 입맛에 맞게 앞으로도 유리해 나갈 거란 전망은 더욱 커졌습니다.

하지만 비트코인에 대해서는 그냥 미국 정부가 그동안 범죄자들로부터 압수한 비트코인을 시장에 내다 팔지 않고 계속 가지고 있는 정도 외에는 별다른 움직임이 없습니다. 비트코인을 미국 정부의 전략자산에 편입시키자는 내용을 담은 루미스 법안은 1년째 미 의회에 붕 떠 있고요.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은 2월 초 비트코인 하락장에서 의회에 나갔을 때 '미국 정부는 앞으로도 비트코인을 돈 주고 살 계획이 없다' 비트코인 가격을 유지하기 위해서 정부 돈을 쓸 의지는 없다고 딱 잘라서 선을 그었습니다.
스콧 베센트 | 미국 재무장관
재무장관으로서, 금융안전위원회 의장으로서, 제게 (비트코인을 '구제'할) 권한은 없습니다.

여기에다가 마치 원화와 엔화가 같이 가듯이 비트코인과 같이 가는 흐름을 보여온 나스닥 기술주들이 자꾸만 출렁이는 것도 비트코인에는 반가운 환경이 아닙니다.

'AI 투자, 너무 돈만 먹는 하마 아니야?', '아니야, 이제 AI가 곧 돈도 벌고 생산성을 비약적으로 향상시킬 거야' 자꾸만 되풀이되는 이 양당 간의 논쟁에서 AI 투자가 불안하다는 쪽의 목소리가 커질 때 나스닥 기술주들이 하락하고, AI의 미래는 밝다고 하는 목소리들이 이길 때 기술주들이 다시 오른다고 할 수 있는데요.

비트코인의 다른 하방 압력들도 작용하고 있는 지금은 주로 나스닥 기술주들이 오를 때보다 떨어질 때 그 하락세에 비트코인 가격이 동조한다는 겁니다.


역시 믿을 건 '진짜 금'뿐?
그런데 비트코인은 '디지털 금'이라고 해왔습니다. 금융시장이 불안하고 전 세계가 정치적으로 불안해지면서 종이돈은 점점 더 믿을 수 없는 상황이라는 이유로 금값이 떨어졌다가도 곧 반등하는 것처럼, 비트코인이 디지털 금으로 완전히 인정된다면 곧 오르지 않을까요?

하지만 막상 금융시장의 불안, 지정학적 불안이 계속 커지는 상황이 되면 과거에도 그랬듯 '비트코인은 나스닥 기술주 같은 자산, 성장주, 위험자산. 역시 금은 금괴다' 이런 분위기가 돌아오는 모습이 반복돼 왔고요. 그게 바로 지금이라는 겁니다.

세계 최대의 달러 스테이블 코인 업체인 테더, 지금 자신들의 코인에 1대 1로 연동시켜야 할 현금과 국채 같은 달러 자산 외에도 비트코인과 실물 금괴를 사모으고 있습니다. 회사 자산의 10%는 비트코인에 두는데 금의 비중은 10에서 15%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을 공개적으로 밝혔습니다.

'냉전 시대에 만들어진 스위스 핵 벙커에 자체 금고를 만들어 두는 수고를 감수하면서 실물 금괴를 비트코인보다 더 사 모으겠다. 한국은행보다도 이미 이 회사가 36톤이나 더 금이 많은데 매주 1, 2톤 정도씩 추가하는 페이스로 계속 사들이겠다'

여기엔 지금 테더가 금과 연동되는 스테이블 코인을 키우고 있는 것 같은 다른 이유들도 있지만, '아직은 무엇보다도 가치를 보관하는 자산으로는 역시 금괴, 금이다. 비트코인보다는 금'이라고 코인 생태계에서 출발한 스테이블 코인 회사도 암묵적으로 인정한 셈이 돼버렸습니다.

비트코인은 결국 장기적으로는 우상향 할 거라는 의견이 여전히 자산 시장에서 압도적이긴 합니다.
오태민 | 한양대학교 비트코인 화폐철학과 교수
주기적으로 '크립토 윈터'라고 겨울을 맞이하지만, 또 주기적으로 반등에 성공하는 이유가, 비트코인이 실체가 없지만 실제 실수요가 있고요. 글로벌 슈퍼리치들이 금·그림과 함께 지정학적 위기에 대응하는 자산으로 선호하고 있습니다. 이게 지금은 좀 미약해 보여도 시간이 지나면 더 많은 부자들이 또 깨닫고 장기적으로 우상향 하는 자산이라고 볼 수 있죠.

하지만 겨울은 춥고 또 길죠. 2026년을 크립토 겨울로 시작한 비트코인. 이 겨울이 얼마나 갈지, 하반기에는 비트코인의 봄바람 분위기가 완연해질지 앞으로 계속 짚어보겠습니다.

(취재 : 권애리, 영상취재 : 강동철, 구성 : 김은지, 편집 : 채지원, 디자인 : 채지우, 제작 : 지식콘텐츠IP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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