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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라루스 야권 지도자 "러, EU국경에 핵미사일 배치하려 해"

박재현 기자

입력 : 2026.02.16 22:32|수정 : 2026.02.16 22:32


▲ 벨라루스 야권 지도자 스뱌틀라나 치하노우스카야

벨라루스의 망명 야권 지도자는 러시아가 핵미사일을 유럽연합(EU) 국경으로 이동시키려 한다고 경고하며 서방이 벨라루스 내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리투아니아에 망명 중인 스뱌틀라나 치하노우스카야는 1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와 인터뷰에서 벨라루스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확대를 돕고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습니다.

치하노우스카야는 '유럽의 마지막 독재자'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정권에 맞서 2020년 대선에 출마했으나 당선에 실패했다. 이후 리투아니아로 망명해 정권 반대 운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치하노우스카야는 인터뷰에서 "우리는 벨라루스 영토에서 루카셴코 정권이 러시아의 존재감을 어떻게 강화하는지 목격하고 있다"며 "그들은 (벨라루스에) 핵무기와 러시아 미사일을 배치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벨라루스가 러시아 군수 산업에도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다면서 드론 제작 업체 등 러시아를 지원하는 기업이 약 300곳에 달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치하노우스카야는 "이는 갈등 격화를 준비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만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역시 이런 위험을 인지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이는 우크라이나뿐만 아니라 유럽 국가들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그러므로 우리는 벨라루스에서 벌어지는 일에 더 많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지난해 12월 러시아는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극초음속 중거리 탄도미사일 '오레시니크'를 벨라루스 동부 공군기지에 배치했습니다.

'개암나무'라는 뜻의 오레시니크는 핵탄두와 재래식 탄두를 모두 탑재할 수 있으며 최장 5천㎞ 사거리에 있는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024년 11월 이 미사일을 우크라이나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 공격에 처음 사용한 뒤 "현존 방어망으로 요격할 수 없다"며 그 위력을 자랑했습니다.

서방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오레시니크를 EU 접경국인 벨라루스에 배치함으로써 유사시 EU 영토 타격에 걸리는 시간을 크게 단축할 것이라고 우려합니다.

치하노우스카야는 러시아의 잠재적 EU 위협을 막기 위해선 우크라이나가 이번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서방이 적극적인 지원을 쏟아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민주주의 세계가 우크라이나인들이 승리할 수 있도록 충분히 지원하지 않는다면, 푸틴은 더욱 대담해져 현재 위치에서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몰도바나 아르메니아, 조지아 등 주변국들이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그는 우크라이나의 승리는 벨라루스에도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승리하지 못하면 벨라루스의 변화는 수십 년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반대로 "우크라이나가 승리하면 러시아는 내부 문제로 약화하고, 따라서 루카셴코도 약해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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