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위 65도 이상, 빙하와 바다 얼음이 가득한 북극이 변하고 있습니다. 지난 2024년 10월부터 2025년 9월까지 북극 대기의 평균 기온은 1991~2020년 기준 평균보다 약 1.60 °C 높았습니다. 1900년 이후 관측된 값 중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북극은 기온이 전 지구 평균보다 3~4배 빠르게 상승하는 지역입니다. 온난화가 북극에서 더 빠르게 진행되는 현상을 북극 온난화 증폭(Arctic amplication)이라고 합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북극에 있던 얼음들, 눈이 쌓여 얼음이 된 '빙하'와 바닷물이 얼어서 만들어진 '해빙'도 빠르게 녹고 있습니다. 이렇게 녹아 없어진 얼음들은 북극뿐 아니라 전 세계 해수면 상승에까지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따뜻해진 북극은 중위도에 극단적인 날씨를 연출하기도 합니다. 북극이 점차 따뜻해지면 북극의 찬 공기를 가두는 방어막이 뚫리는데, 이 찬 공기가 중위도 지역까지 내려와 한파와 폭설 등을 일으키는 겁니다. 먼 북극의 이야기라고 결코 무시해서는 안 되는 이유입니다.
사라진 북극 해빙
그럼 북극의 해빙들은 얼마나 사라졌을까요? 나사의 위성 자료에 따르면 지난 45년간 북극 해빙 면적은 절반이 사라졌습니다. 면적으로 3~3.5백만 제곱킬로미터 정도가 사라진 건데 해빙 두께를 1.5m로만 가정해도 약 4조 톤의 바다 얼음이 사라진 겁니다.

줄어든 해빙 면적보다 해빙의 두께가 더 문제입니다. 해빙 두께는 'Sea Ice Age'라는 해빙 나이로 가늠할 수 있는데, 1년생(단년생) 해빙은 1년을 버티지 못하는 해빙으로 주로 두께 1m 이하의 해빙을 의미합니다. 다년생 해빙은 2년 이상 생존했을 것으로 보이는 해빙으로 보통 2m 이상의 두께를 의미합니다. 참고로 정확한 해빙 두께는 12월~4월 사이의 겨울철 두께를 기준으로 산정하며 해빙 나이(Sea Ice Age)는 이와 유사한 분포를 보여 해빙 나이로 두께를 추정합니다.

위 그림에서 알 수 있듯 다년생 해빙이 많았던 1985년과 달리 2005년, 그리고 지난해는 해빙 분포가 대부분 단년생 해빙으로 바뀌었습니다. 얇은 해빙은 그만큼 외부 환경에 취약하기 때문에 깨지거나 금방 사라지기 쉽습니다.
양은진/극지연구소 해양대기연구본부 선임연구원
두꺼운 얼음들은 점차 사라지고 얼음들이 얇아지면서 푸석푸석한 얼음으로 굉장히 변해가고 있거든요. 그렇게 되면 더 빨리 해빙이 이제 파도나 바람에 의해서 영향을 받기 때문에 더 빨리 부서지고 더 빨리 깨지게 되는 거죠.
북극 온난화 증폭, 왜?
해빙은 북극을 대표하는 얼음임과 동시에 북극을 지켜주는 중요한 방어막입니다. 빙하와 해빙과 같은 얼음들은 새하얀 색으로 알베도*가 높아 태양빛을 잘 반사합니다. 태양빛이 많이 반사되니 그만큼 적은 에너지가 흡수되는 거죠. 그런데 온난화로 이런 방어막이 사라지면 태양빛을 반사시킬 시스템이 무너지고 결국 더 많은 에너지가 북극으로 들어오는 겁니다.
방어막이 사라진 북극해엔 더 많은 에너지가 흡수되고 이는 곧 수온 상승과 해빙을 녹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사라진 해빙만큼 또 더 많은 에너지가 들어오게 되기 때문에 온난화 증폭이라 할 수 있을 만큼 온난화 속도에 가속이 붙는 겁니다.
*알베도 : 반사율, 물체가 빛을 받았을 때 반사하는 정도를 나타내는 값으로 단위 없이 0~1 사이의 값을 가짐. 0은 완벽한 흡수, 1은 완벽한 반사를 의미.
북극의 미래는?
IPCC(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nage) 6차 보고서에 따르면 온난화로 북극은 2050년 이전에 적어도 한 번은 해빙 전체가 모두 사라질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북극의 여름철인 9월 바다에 얼음이 하나도 없을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포항공대 민승기 교수 연구팀에 따르면 최신 기후 모델들이 해빙 감소세를 오히려 과소평가하고 있고, 이르면 2030년쯤에 해빙이 전부 녹아 없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연구팀은 실제 관측된 해빙 감소세를 이용해 기후 모델들을 보정했습니다. 그 결과 IPCC 보고서에선 예측하지 못한 결과들이 나왔습니다. 탄소 배출이 적은 '낮은 배출 시나리오인 SSP1-2.6'에서도 21세기 중반에 해빙이 전부 사라질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기존 IPCC 6차 보고서에서는 낮은 배출 시나리오에선 해빙이 전부 사라질 걸로 예측하진 않았기 때문에 충격적인 연구 결과였습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온실가스 증가가 해빙 감소에 주요 원인임을 모든 달에 거쳐 검증했고 대기 중 먼지인 에어로졸과 자연 변동의 효과는 상대적으로 적은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온실가스 감축과 탄소중립을 앞당기고,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다각도의 노력이 기울어지지 않는다면, 북극은 지금과는 전혀 다른 환경이 되어 있을 겁니다.
<참고문헌>
Yeon-Hee Kim, Seung-Ki Min, Nathan P. Gillett, Dirk Notz & Elizaveta Malinina, "Observationally-constrained projections of an ice-free Arctic even under a low emission scenario", nature communications(2023) 14 3139, doi.org/10.1038/s41467-023-385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