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폰 자료화면
빠르게 고령화가 진행되는 중국에서 노년층의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길어지며 노인 인터넷 중독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고 현지 시간 12일 영국 BBC 중문판이 보도했습니다.
과거 자녀들에게 스마트폰만 보지 말라고 나무라던 부모 세대가 이제는 종일 화면을 들여다보면서 건강 악화와 경제적 손실 등 다양한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춘제 등 명절에 고향을 찾은 젊은 세대가 부모의 스마트폰 사용을 직접 관리하는 모습이 새로운 명절 풍속도가 됐다고 BBC는 전했습니다.
실제로 외국에서 유학 중인 가오 씨는 춘제를 앞두고 귀국했다가 어머니가 라이브 쇼핑으로 사들인 크리스털 장식품이 집안에 가득 쌓인 것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확인 결과 어머니의 하루 평균 스마트폰 사용 시간은 10시간을 넘었고, 그중 8시간이 짧은 영상 시청이었습니다.
어머니는 장시간 고개를 숙이고 스마트폰 화면을 보는 바람에 어깨와 목의 통증이 심한 상태였고, 결국 병원에서 척추 관절이 어긋났다는 진단까지 받았습니다.
BBC는 주로 80대 이상에서 나타나던 안구건조증이나 오십견 같은 질환이 스마트폰 영향으로 60대 등 젊은 노년층에서 일찍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또 수면 부족으로 인한 정신적 무기력, 반응 둔화, 면역력 저하도 노인들의 취약한 건강 기반을 잠식하고 있으며 불안, 조급하게 성내는 성질, 인터넷 정보에 대한 무조건적 신뢰 등 과거 청소년층에서 나타나던 '인터넷 중독'의 특징도 노년층에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고 BBC는 전했습니다.

노인 인터넷 중독의 경제적 피해도 큽니다.
숏폼 드라마의 자동결제 시스템은 평소 돈을 아끼던 노인들의 지갑을 열게 만들고, 허위 광고에 속아 불필요한 물건을 대량으로 사게 하기도 합니다.
라이브쇼핑 방송의 경우 별도 그룹채팅방 등으로 노인들을 끌어들여 라이브방송이 차단된 이후에도 계속 물건 구매를 유도하기도 합니다.
실제로 홍콩에 사는 류 씨는 장모가 라이브 쇼핑으로 녹즙을 사는 데 반년 사이 400만 원 넘게 쓴 것을 알고 이를 말리려다 가족 간의 갈등까지 겪었습니다.
전문가들은 노화로 인한 인지 능력 저하와 세대 간 교류 단절에서 오는 고독감이 인터넷 중독을 부추기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현재 중국의 60세 이상 노인 인구 3억 명 가운데 절반 이상이 인터넷을 이용하고 있으며, 노인 10명 중 6명은 인터넷 중독 경향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노인용 중독 방지 장치 마련과 함께 자녀들이 올바른 정보 판별을 돕는 디지털 동반자 역할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고령 사용자들이 디지털 미디어 사용 시 일정 시간마다 휴식 알림을 띄우는 등 중독 방지장치를 마련하고, 노인 대상 라이브 커머스 업자들의 자격 심사를 엄격하게 하며, 관련 소비자 구제 절차를 간소화하는 등 구조적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류 씨의 경우 지난해 '손자를 돌봐달라'며 장모를 홍콩으로 모셔 와 같이 살게 된 이후 장모의 스마트폰 이용 시간이 확연하게 줄었고,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올바른 소비를 유도할 수 있었다고 BBC는 전했습니다.
(SBS 디지털뉴스부/사진=게티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