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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씬한데 더 마르고 싶어요" 비만치료제 오남용의 덫 [스프]

정유미 기자

입력 : 2026.02.19 09:00|수정 : 2026.02.19 09:00

[지식의 발견] 이승훈 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


⚡ 스프 핵심요약

위고비·마운자로는 체중 감량 효과가 크지만 중추신경계·소화기계 부작용 위험이 있어 BMI 기준과 동반 질환에 맞춘 신중한 사용이 필요합니다.

의학적으로는 저체중보다 과체중의 사망률이 낮으므로, 미용 목적의 오남용보다는 본인의 감량 의지를 바탕으로 고도비만 등 필요한 경우에만 처방받아야 합니다.

나비약(펜터민)은 교감신경 흥분제로 암페타민과 비슷한 화학식을 가져 컨디션을 좋게 하면서 식욕을 억제하지만, 중독 가능성이 높아 주의가 필요합니다.

뇌신경학자가 비만치료제를 연구하는 이유는?

뇌졸중 연구자가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연구를 많이 하는 것처럼 위험 요인인 비만 연구를 많이 합니다. 저는 비만 연구를 많이 했었고요. 뇌졸중에 대한 비만의 영향과 역설에 대해 연구한 이후로 약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게 됐죠.


먹는 위고비 출시된다. 효과는 그대로일까?
Q. 먹는 위고비는 출시 기사가 나올 때부터 화제였어요. 주사보다는 약을 먹으면 부담이 훨씬 덜한데, 우리는 언제 먹는 위고비를 볼 수 있는 건가요?

지금 워낙 외자사들이 우리나라 비만 치료 시장을 주목하고 있기 때문에 곧 들어올 거라고 생각하지만, 약효에 대해 과신할 필요는 없습니다.

기본적으로 이 약들은 호르몬이고, 호르몬의 기본적인 몸체는 펩타이드(Peptide)입니다. 아미노산이 뭉쳐져서 펩타이드가 되고 더 커지면 단백질이 되는데, 우리 몸에서는 이 단백질을 반드시 합성을 해요. 우리가 단백질을 많이 먹으면 단백질을 흡수하는 게 아니라 완전히 분해한 다음에 아미노산을 흡수해요. 먹는 펩타이드 약을 만든다는 건 한 번도 성공한 적이 없는 거죠. 반드시 주사제로만 줘야지 먹게 되면 다 소화해 버려서, 아미노산으로 분해되어 들어가서 약효가 전혀 없게 되니까요.

같은 성분을 어떻게든 먹는 약으로 만들겠다는 노보 노디스크의 의학적인 혁신이 있었던 거죠. 실제 얼마나 흡수가 되냐 하면 SNAC이라고 하는 그런 리간드(Ligand) 붙여서 이 펩타이드가 소화되지 않고 위를 통해서 흡수되는 비율을 늘렸습니다. 보통 0.4~1% 들어가요. 약을 한 100개 주면 운 좋게 하나쯤 들어갑니다. 펩타이드임에도 불구하고 그 두꺼운 게 위벽을 통과할 수 있게 만드는 거죠.

Q. 살아남는 게 1%라도 효과가 있게 하기 위해서 100을 넣었다?

그렇습니다. 99는 버리는 거죠. 주사제로 줄 때 1만 줘도 되는 걸 먹는 약으로 줄 땐 거의 100을 준다는 거고, 계산해 보니까 먹는 약으로 73배쯤 줍니다. 그러니까 사실 이게 혁신은 맞는데 효율이 아주 좋은 혁신은 아니에요.

그리고 임상시험 결과를 보면 삭센다보다 약간 나은 수준 정도입니다. 매일 약을 먹어야 되고 약값은 굉장히 비싸고 여러 가지 문제가 있기 때문에, 먹는 약이 편리하고 훨씬 낫기는 하지만 더 발전될 여지가 있습니다.

1월 5일에 처음 출시돼서 미국도 아직 반응을 봐야 되는 상황이고, 국내는 아마 올해 말이나 내년쯤 상황 봐서 들어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Q. 먹는 마운자로도 당연히 나오겠죠?

마운자로를 먹는 게 아니라 아예 새로운 약이 나오게 됩니다. 성분명이 오르포글리프론이라는 약이고, 임상시험은 성공했고 FDA 승인 심사 중입니다.


비만치료제, 정작 '비만'은 안 쓴다?
Q. 비만이 아닌 사람들 있잖아요. BMI 상으로도 정상인데 비만치료제 위고비, 마운자로를 쓰는 사람들. 비만인 사람들이 쓰는 것과 아닌 사람들이 쓰는 것, 누가 부작용이 더 큰가요?

우리나라에서 삭센다, 위고비, 마운자로 열풍이 부는 핵심은 고도비만자가 아니라 그렇게 뚱뚱하지 않은 사람들의 오남용이 제일 문제죠. 이들에게 부작용도 똑같은 비율로 생겨요. 그러니까 이득은 매우 적죠. 빼려고 하는 체중도 적은데 부작용은 똑같이 느껴지고, 중추신경계 부작용이나 췌장염, 담낭염도 생길 수 있으니까. 부작용을 생각해서 오남용을 하는 건 정말 좋지 않습니다.

Q. 의사들이 또 처방을 해주잖아요.

저수가 때문에 클리닉에서 과잉 치료는 우리나라 전체 문제가 됩니다.

Q. 그런 케이스는 여성들이 많고, 남성들은 BMI가 27이 넘어도 아무것도 안 하는 경우도 많잖아요?

정작 치료받아야 될 분들은 안 하고 치료받을 필요가 없는 분들이 비급여로 처방받는 게 우리나라의 가장 큰 문제죠.

Q. 비만인데 아무것도 안 하고 뺄 생각도 안 하면, 주사라도 맞아야 됩니까?

아닙니다. 본인이 체중 감량을 하겠다는 의지가 제일 중요하고, 그게 없는 상태에서 주사를 맞게 되면 약을 이기는 분들도 많습니다. 위고비나 마운자로가 똑같이 먹었는데 살이 빠지는 약이 아니고, 덜 먹게 만들거든요. 안 먹어도 하루 종일 배부르다는 느낌을 주기 때문에 본인이 의지가 있는 상황에서 영양분만 잘 먹으려고 노력하면 살이 무조건 빠질 수밖에 없다는 거죠. 그런데 먹어요.

Q. 배를 채우기 위한 목적도 있지만 씹고 싶어서 먹을 때도 있고, 먹는 시간이 좋을 때도 있잖아요.

감량 의지가 없는 분들은 이런 주사를 맞아도 열심히 먹어서 체중 감량이 안 되는 분들도 많아요. 제일 중요한 건 본인이 비만 때문에 심혈관·뇌혈관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 급사를 하거나 장애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한 후에 빼겠다는 생각으로 빼야 의미가 있지, 주변 사람들이 '이거 좋다니까 한번 해봐라'는 식으로 하는 건 별로 좋지 않습니다.

Q. 지금 치료제를 고민하고 있는 분들에게 일침 한번.

지금 나와 있는 원칙대로 하면 됩니다. 체질량 지수가 30을 넘는다면 본인의 건강을 생각해서 맞는 걸 적극적으로 생각하세요. 27을 넘으면서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중에 한 가지라도 있다면 맞아서라도 어떻게든 10% 정도 감량하는 게 좋죠.

둘 다 관련이 없는 20~30대 여성은 신경을 안 쓰는 게 좋습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여성의 저체중이 더 문제지 비만이 문제 되는 경우가 흔하지 않기 때문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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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저체중이 왜 문제까지 되나요?

정상 체중이 제일 좋은 거지, 저체중이 좋은 건 절대 아니죠. 체질량 지수를 처음 만든 1970년대에는 정상 체중인 사람이 제일 오래 살아서 이 구간을 '정상'으로 했어요. 지금은 과체중과 1도 비만이 제일 오래 삽니다. 세상이 바뀌었는데 '약간 과체중인 게 좋다'라고 가이드라인을 바꾸기 힘든 상황이에요. 비만을 유도할 수 있기 때문에요.

우리나라 여성들은 체질량 지수 저체중이 많은데, 저체중은 사망률이 제일 높은 구간입니다. 젊은 나이부터 꾸준히 저체중인 경우 사망률이 문제가 되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미용 때문에 체중 관련된 부분이 과장되게 알려져 있다고 볼 수 있죠.

Q. 우리 사회 분위기가 비만이라고 뭐라고 하지, 저체중이라고 뭐라고 하는 사회는 아니니까요.

그건 겉으로 얘기하는 거고, 의학적으로 많이 경고를 하고 있어요. 대한비만학회에서 체질량지수와 사망률 그래프를 보여준 적이 있는데, 우리나라도 명백히 과체중과 비만인 사람이 오래 살아요. 저체중이 훨씬 더 많이 사망하고요. 만약 우리나라에서 저체중과 정상인 사람이 오래 살면 그래도 우리나라는 이 정도 구간이 좋겠구나 하겠는데, 전 세계가 똑같이 나옵니다. 같은 체질량지수 부표에서 저체중과 정상 체중이 더 사망률이 높습니다.

비만이 문제라서 얘기를 하지만 60kg도 안 넘는 일부 여성들, 미국에서는 암 환자라고 볼 정도의 체형을 가진 분들이 신경 쓸 약은 아닙니다.

Q. 적당히 통통한 게 오히려 오래 사는 데는 도움이 된다?

통통한 사람이 제일 오래 삽니다. BMI 26 정도가 제일 오래 삽니다.


비만치료제 양대 산맥 위고비 VS 마운자로
Q. 위고비와 마운자로가 가장 우수한가?

산업적으로나 실제 약물의 발전 수준으로 봤을 때 위고비와 마운자로가 절대 강자고, 여태까지 나온 비만약 중에서 부작용 측면이나 약효 면에서 가장 우수한 편입니다. 과거 삭센다는 8% 정도의 체중 감량 효과가 있습니다. 위고비는 14% 정도 감량 효과가 있고, 마운자로는 비교 임상 결과 20% 이상 감량 효과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같은 약을 쓰는 거에 비해서 훨씬 약효가 강하죠.

Q. 위고비보다는 마운자로가 현재 우리나라에서 쓸 수 있는 비만치료제 중에서는 가장 기능이 좋다?

그렇습니다.


비만치료제의 대표적인 부작용은?
Q. 부작용이 없는 치료제는 없죠?

모든 약은 부작용이 있습니다. 영양제도 영양이 과하면 부작용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요. 더구나 새로 나온 이 약들은, 사실 과거에 비만약들이 굉장히 많은 부작용으로 퇴출됐었거든요.

비만약의 부작용을 이해하기 쉽게 생각하면 이렇습니다. 사람의 3대 욕구인 식욕, 수면욕, 성욕은 다 우리 몸에서 도파민과 관련된 높은 욕구들이죠. 이를 억제하기 위한 방법이, 지금 큰일이 생겼다고 착각하게 만드는 방법이 있습니다. 중추신경계 흥분제. '지금 호랑이를 만났어. 지금 집에 불났어'라고 하면 밥 먹을 생각이 없잖아요. '지금 큰일 났다'는 생각으로 작용하게 만드는 게 대표적인 과거의 비만약들이었어요.

Q. 그게 삭센다 이전의 비만치료제들인 거죠?

1950년대부터 대부분 약들이 교감신경계 흥분제들입니다. 교감신경이라는 것은 '지금 불이 났다, 깡패를 만났다, 도망가야 된다' 이런 상황들, 몸이 긴장하고 준비하는 상황일 때 '아 배고파' 이러지는 않잖아요. 식욕을 떨어트리는 약이 기본적으로 교감신경 흥분제였는데, 어쩔 수 없이 혈압을 높여요. 그래서 심혈관이나 순환계, 뇌졸중 쪽으로 부작용이 드러나서 퇴출당한 약이 많고. 뇌를 가라앉히는 약들은 식욕만 떨어지지 않아요. 무기력해지고 우울감이 생길 수 있고 자살까지 합니다.

많은 약들이 이 두 가지 계통의 부작용을 가장 걱정하고 임상시험에서도 그걸 가장 열심히 보면서 그게 의미 있게 높다면 퇴출되거나 중단됐습니다. 비만약의 큰 부작용은 두 가지. 식욕을 억제하는 약은 혈압이 크게 올라서 나중에 뇌출혈이나 심근경색이 생기지 않나 봐야 되고, 최근 나온 약들은 무기력해져서 우울증 같은 정신 신경계 부작용이 생길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도 그런 부작용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고, 지금 인크레틴 유사체 호르몬들도 배부르다는 느낌으로 가장 생리적인 약물인 것 같지만 역시 중추신경계에 영향을 줘서, 부작용이 아주 의미 있게 드러나지는 않지만 우울감이나 자살 등이 생길 수 있다고 경고 표시는 붙어 있어요.

Q. 위고비, 마운자로도요?

네. 경고라는 것은 '임상시험에서 높지 않았는데 (부작용을) 보고하는 경우가 있으니까 지금부터 주의 깊게 보겠다'. 약을 출시하고 나서 그 이후 상황을 보고 만약 이런 것들이 있으면 퇴출시키기도 합니다. 그런 약들이 과거에도 있었고. 그런 부분이 첫 번째고요.

실제 그런 심각한 부작용 말고도, GLP1은 포만감을 느끼게 만드는 호르몬이다 보니까 배부르다고 착각해요. 그러니까 이제 소화를 해야 된다는 생각으로 위 배출이 지연되고 멈춰요. 그러다 보니까 변비나 설사가 심해지기도 하고, 위에서 배출이 안 되니까 구토가 나기도 하고.

이 소화기계 부작용은 흔한 편으로 수십%가 그런 증상들을 느끼고 심한 사람들은 10% 정도 되는데, 약을 맞다 보면 줄어들어서 적응이 되는 경우가 일반적이긴 합니다. 드물게 췌장염이나 담낭염이 생기는 사람들도 일부 보고되고 있어서 완전히 안전하다고 생각하면 곤란합니다.

Q. 효과를 보기 위해서 1년 정도는 (비만치료제 사용이) 필요하다?

네. 그런데 약효가 워낙 좋은 편이기 때문에 대개는 한 3개월 관찰하고 5% 정도의 체중 감량이 없으면 중단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게 하자고 돼 있고요.

Q. 1~2주 했는데 부작용이 있다면 그만두는 게 낫나요? 아니면 3개월 정도는 참고 견디는 게 낫나요?

얼마나 심하냐에 달렸는데요. 심한 부작용은 구토하고 힘들어서 아무것도 못 해요. 왜냐하면 (다른) 약을 한 번 맞으면 그날만 효과 있고 있으면 그날만 부작용이 있을 텐데, (이 비만치료제는) 거의 일주일, 열흘을 부작용을 겪어야 되니까 쉬운 건 아니거든요. 그래서 본인이 못 견디겠다고 이탈하는 게 대부분이라서 스스로 잘 생각해 보는 게 좋고, 본인이 이걸 이겨가면서 할 수 있다면 적어도 3개월은 해보는 게 좋습니다.

의사도 경고하는 '나비약'이란?
Q. 방송인 박나래 씨가 처방받은 걸로 알려지면서 사람들에게도 관심을 산 '나비약'은 어떤 약인가요?

펜터민이라는 중추신경계, 교감신경 흥분제예요. '호랑이 만났다, 불났다'라고 몸에서 느끼게 만드는 약인 거죠.

Q. 그 상태를 계속 유지시키는 건가요?

약효가 있는 동안에는 계속 발현되죠. 펜터민의 화학식이 암페타민과 비슷합니다. 명백하게 마약으로 분류된 암페타민과 비슷한 약효를 내는 거예요. 각성이 올라가고 컨디션이 좋아지는데 배는 안 고픈 상태가 되죠. 머리 아프고 힘든 상황에서 갑자기 불났다고 하면 머리가 아플 리 없잖아요. 그런 것처럼 컨디션을 좋게 하면서 식욕은 안 생기게 만드는 거죠.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중독될 수 있는 건, 이 약을 먹으면 하루 종일 허기도 느낄 수가 없는데 컨디션은 너무 좋게 되는 겁니다.

Q. 밥 안 먹고 기운 나게 하는 약이네요?

그렇죠. 그러니까 중독될 가능성, 오남용 가능성이 훨씬 높죠. 그런데 암페타민 같은 마약 관련 부작용을 다 가지고 있다고 보면 돼서, 혈압과 맥박이 올라가고 불안, 초조, 과용량으로 복용하면 심한 경우 망상이나 헛것이 보이는 정신증까지 올 수 있고요. 갑자기 중단했을 때 금단 증상으로 우울증이 급격하게 오기도 합니다.

실제 뇌에 미치는 영향이 굉장히 큰 약이라서 반드시 체질량 지수가 30 넘는 사람에게 4주간까지만 처방하고 그 이상은 절대 처방하지 않도록 돼 있습니다.

Q. 듣기만 해도 위험하네요.

위험한 약이죠. 과거의 약이기 때문에 처방이 훨씬 더 쉬운 데다가, GLP1, 인크레틴 이쪽 약은 약을 주사를 맞고 나면 무기력해지고 좀 힘들어지는데 이 약은 컨디션이 좋아진다고 느끼게 되니 중독이나 오남용 우려가 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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