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우주정거장에서 포착된 오로라가 지구를 왕관처럼 둘러싼 모습 ©NASA
안녕하세요. 지적인 당신을 위한 인사이트, SDF다이어리입니다. 지난주 ‘
우주 시장 개척 경쟁이 달 탐사로 가속화되고 있다’는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지난 9일, 스페이스X의 수장 일론 머스크도 기존에 밝혔던 우주 로드맵을 수정해 달에 자급자족형 성장도시를 먼저 구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당초 올해 말 화성에 무인 탐사선을 보내겠다고 밝혔던 계획에 대한 입장을 선회한 것입니다.
이렇게 전세계가 달을 향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지금, 우주개발 후발 주자인 우리나라는 어떤 전략으로 우주시장의 기회를 선점할 수 있을까요? 지난주에 이어 이번 주도 나사 태양계 홍보대사인 폴윤 교수님께 그 해답을 들어봤습니다.

지난달 2일 SBS본사에서 만난 폴윤 나사 태양계 홍보대사(미국 엘카미노 대학 수학과 교수)는 ‘우주의학’이라는 다소 생소한 분야를 언급하며 한국이 이 영역에 관심을 가진 것은 매우 뛰어난 전략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가 언급한 것은 이번 아르테미스Ⅱ 프로젝트에 탑재하게 될 한국천문연구원이 주도하고 국내 우주 스타트업 나라스페이스가 제작한 큐브 위성 ‘K-라드 큐브(K-Rad Cube)’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정확히는 우주의학에 기초가 되는 데이터 확보 임무입니다.
"우주탐사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 중 하나는 지구 저궤도를 벗어날 때 통과해야 하는 고방사능 구간입니다. ‘밴앨런대’라고 불리는 영역인데, 방사능의 강도는 인체에 치명적일 수 있는 수준이며, 우주 비행 중 노출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 방사선 환경을 측정하는 임무를 대한민국이 맡게 된 것입니다."
실제로 한국이 개발한 큐브 위성은 사람의 몸(근육, 장기 등)이 방사선을 흡수하는 방식과 최대한 비슷하게 반응하도록 만든 물질을 사용해 우주 방사선을 측정합니다. 밴앨런대 전반의 다양한 고도에서 생물학적 영향을 평가하는 것입니다.
NASA 역시 홈페이지에서 이를 달과 화성에서의 인간 활동을 위한 핵심 연구 분야가 될 것이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우주항공청>
우주 방사선 측정 통해 우주비행사 보호 기준 마련 데이터 수집
“대한민국이 이번에 매우 포지셔닝을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아르테미스Ⅱ 탐사를 하면서 K-라드 큐브는 우주비행사 보호 기준 마련을 위한 데이터를 수집하는 임무를 맡게 된 셈인데, 상당히 큰 기여이고 미국이나 동맹국의 입장에서도 상당히 중요한 역할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또 이번 한국개발 큐브 위성에는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그리고 KT 등이 참여했습니다. 탑재된 반도체의 우주 방사선 반응 데이터를 축적하면 향후 심우주 통신이나 우주데이터센터 등의 구축에도 중요한 기반이 될 수 있습니다.”
<©우주항공청>
Q. 이번에 아르테미스Ⅱ 프로젝트에 한국개발 큐브 위성이 탑재돼 기여하게 되는 임무에 대해 말씀 주셨는데요. 우주 개발의 후발주자로서 한국의 역할은 어떻게 보고 계신가요?
“우주항공청 설립 이후 대한민국은 전략적으로 매우 위치 설정을 잘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10월 APEC때 언론을 통해서는 주로 AI 이니셔티브가 크게 부각됐지만 당시 한미 간에 우주 분야 등에 관한 MOU도 체결이 됐습니다. 이는 상징적 동맹차원에서 맺어진 것이 아니라 기술적 파트너로서 상당히 견고한 협약이었습니다. 우주인 지원 시스템, 안전시스템, 통신 위치 시스템 포함 전반적 기술 공동 개발 등 구체적인 협력 의제가 포함돼 있습니다. 미국이 우주분야에서 대한민국을 중요한 파트너로 보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과 마이클 크라치오스 미국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장이
지난해 10월 APEC 기간 동안 체결한 '한-미 기술번영 MOU' (사진=과기정통부 제공)>
“현재의 국제우주정거장(ISS)은 1998년부터 건설이 시작됐는데 미국, 러시아, 일본, 유럽, 캐나다 등이 핵심 참여국이었습니다. 당시 한국은 동참하지 못했죠. 캐나다는 '캐나다암(Canadaarm)'으로 불리는 로봇 팔을 지원해 우주 정거장 도킹과 우주 유영 지원에 핵심 역할을 맡았고 이를 통해 존재감을 키웠습니다. 일본 역시 실험 모듈을 개발 운영하며 입지를 확보했습니다. 그런 것처럼 한국도 이번에 달탐사 시스템 연구, 방사선 연구, 우주의학, 심우주 통신, 반도체 분야에서 기여를 확대하면서 국제 우주 협력 체계 안에서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중요한 기회를 맞고 있습니다.”
"기존 한국의 강점이 우주개발의 경쟁력"
“또 트럼프 행정부는 2030년까지 영구적으로 달 전초기지의 초기 요소를 구축하는 구상을 갖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에너지 시스템 구축이라든지 배터리 기술도 상당히 앞서 있고 건축, 중공업 분야의 기술도 뛰어나죠. 제조 분야도 그렇고요. 이러한 한국의 강점이 우주 개발에 상당한 경쟁력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장기 체류를 전제로 한 달 거점 구축은 미국 입장에서도 위험 부담이 크기 때문에 기술력 있는 기업, 기술력 있는 동맹과의 협력이 중요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달 기지 건설이나 시스템 개발에서 국제 협력을 바탕으로 역할을 점차 확대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

글로벌 우주 프로젝트에서 전략적 '미드필더' 역할 선점해야!
인터뷰를 마무리하면서 폴윤 교수는 한국이 향후 달 탐사 분야에서 독자기술 확보를 목표로 하는 것은 기술주권 차원에서는 중요한 과제라고 평가했습니다. 다만 우주는 본질적으로 국제협력이 필수적인 영역이기 때문에, 독자 개발에만 집중하기 보다는 글로벌 우주 프로젝트에서 전략적 ‘미드필더’ 역할을 확보하는 것이 더 중요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한국이 강점을 가진 반도체, 통신, 로봇, 의학, 건설, 중공업 등 분야의 기술력은 향후 달 기지 건설과 우주 인프라 구축 과정에서 핵심 역량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아울러 한국이 이러한 분야에서 중요한 기술 기여를 해낸다면 과학적, 경제적 측면에서 전략적 기회를 확보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글: 이정애 기자, calee@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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