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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꼭 학교 가" 아픈 아내의 부탁…88살 만학도의 '특별한 졸업식'

입력 : 2026.02.11 11:08|수정 : 2026.02.11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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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사모와 졸업 가운을 근사하게 차려입은 어르신들이 가득합니다.

저마다의 사연으로 공부할 기회를 놓쳤던 늦깎이 학생들입니다.

어렵게 이뤄낸 졸업이기에, 어르신들의 눈시울은 이내 붉어집니다.

올해 여든여덟 살로 이번 졸업생 가운데 최고령인 송호범 할아버지는 중학교 과정을 마치지 못한 게 평생의 한이었습니다.

할아버지가 다시 연필을 쥔 건 지난 2022년, 아내와 함께 늦깎이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만학의 기쁨도 잠시, 아내가 갑작스레 담도암 진단을 받았습니다.

아픈 아내를 지키기 위해 학업을 접으려던 할아버지를 다시 책상으로 이끈 건 아내의 간곡한 부탁이었습니다.

[송호범/부경보건고 졸업(88세) : 제가 같이 (그만두려고) 하니까 우리 집사람이 나는 아파도 좋으니 당신은 꼭 학교를 가라고 해서 더 힘을 얻어서 학교 오게 되었습니다.]

65살 임인순 할머니는 8남매 가운데 맏딸로 태어나 학교 문턱조차 제대로 밟지 못했습니다.

결혼 후에는 남편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4형제의 생계를 홀로 책임져야 했기에 배움을 또 미뤄야 했습니다.

하지만 성인반 학생 모집 전단지를 보고 다시금 꿈을 키웠습니다.

초등반부터 시작해 꼬박 7년에 걸쳐 고등학교 졸업장을 거머쥔 할머니는 지난 7년이 생애 가장 행복했던 시간이었다고 말합니다.

[임인순/부경보건고 졸업(65세) : 이 학교라는거는 제 인생을 위해서 쓰는 거 아닙니까, 시간을. 제일 여기 와서 기쁜 건 뭐냐면 추 억도 그렇지만 제 인생에서 제가 이 과정을 이겨냈다는 것.]

값진 졸업장을 거머쥔 만학 어르신들은, 졸업은 끝이 아닌 시작이라며 또 다른 도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취재 : 옥민지 KNN, 영상취재 : 황태철 KNN, 제작 :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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