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밀라노 코르티나 동계올림픽 남자 스노보드 평행 대회전에서 우리 선수단의 첫 메달이 나왔습니다. 37살 김상겸 선수가 깜짝 은메달을 따낸 건데요. 일용직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며 포기하지 않았던 꿈이 이탈리아 설원에서 결실을 맺었습니다.
하성룡 기자입니다.
<기자>
김상겸은 예선을 8위로 통과했지만, 16강 토너먼트부터 월드컵 랭킹 1위를 비롯한 세계적인 강호들을 잇달아 제치고 결승에 올랐습니다.
베이징올림픽 챔피언, 오스트리아 베냐민과 결승에서도 거침없이 설원을 누볐는데, 단 0.19초가 뒤져 은메달을 확정했습니다.
아쉬움은 남았지만, 상의를 탈의한 채 승리를 자축하던 상대를 안아주는 스포츠맨십을 보였고, 이번 대회 한국 선수단의 첫 메달이자, 우리나라의 동-하계 올림픽 통산 400번째 메달의 주인공이 됐습니다.
그리고 꿈꾸던 시상대에 처음으로 올라 큰절을 올렸습니다.
[김상겸/스노보드 국가대표 : 너무 행복한 상태고요. 지금 현실이 좀 믿기지 않는 상태입니다. 다음 주에 설날이기도 해서 지금 한국 선수단을 응원해 주시는 분들을 위해서 제가 이제 큰절을 올렸던 것 같아요.]
김상겸은 12년 전 한국 선수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평행 대회전에 출전했지만, 지금까지 3번의 올림픽과 9번의 세계선수권에서 한 개의 메달도 따지 못했습니다.
과거 소속팀도 없이 전지훈련과 장비 구입을 위해 일용직을 전전해야 했지만, 꿈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김상겸/스노보드 국가대표 : (대표팀에서) 한 달에 2주 훈련을 하는데 나머지 2주는 일용직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이제 전지 훈련비를 마련하고 그때가 가장 힘들었던 것 같아요.]
마침내 4번째 도전 만에 기적의 드라마를 완성한 그는, 자신을 믿고 힘이 되어준 아내와 통화하며 참았던 눈물을 쏟았습니다.
[김상겸/스노보드 국가대표 : (아내와) 서로 아무 말 없이 그냥 울었던 것 같아요. 오늘 펑펑 울고 그냥 하루가 너무 행복한 하루인 것 같아요.]
그리고 자신이 물꼬를 튼 메달 레이스에 더욱 가속도를 붙여달라며, 팀 코리아 동료들에게 힘찬 응원을 보냈습니다.
[김상겸/스노보드 국가대표 : 한국 나이로 39살인데 메달 땄습니다. 충분히 하실 수 있고 파이팅 하세요. 파이팅!]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달려 꿈의 무대 시상대까지 선 김상겸이 불굴의 투지로 큰 울림을 주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유동혁, 영상편집 : 황지영, 디자인 : 한송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