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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화기 30대 주문한다더니…대학병원 과장 사칭 2천900만 원 사기

유영규 기자

입력 : 2026.02.09 06:42|수정 : 2026.02.09 06:42


▲ 소화기

대학병원 직원을 사칭해 물품 대리 구매를 제안하며 거액의 돈을 가로채는 '거래 가장 사기'가 잇따르고 있어 주의가 요구됩니다.

7일 부산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최근 부산의 한 소방 물품 납품업체 사장 A 씨는 모 대학병원 총무과장이라는 인물로부터 연락받았습니다.

그는 60㎏짜리 소화기 30대를 주문하려는데 물품이 있는지를 물었고, A 씨가 재고가 없다고 답했습니다.

그러자 총무과장은 자신이 아는 다른 소방 물품 업체를 통해 대신 구매해 주면 수수료를 주겠다고 제안했습니다.

이에 응한 A 씨는 이후 해당 총무과장이 소개한 소방 물품 업체로부터 연락받았습니다.

그러나 이 업체는 주문 물량이 많다며 먼저 송금을 해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A 씨는 이를 믿고 2천900만 원가량을 송금했지만, 확인 결과 총무과장과 소방 물품 업체 모두 사기범이 꾸민 '가짜'로 드러났습니다.

최근 이처럼 대학병원 직원을 사칭한 사기 피해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간호사 50명이 연말정산을 위해 단체로 헬스장에 등록할 것처럼 접근한 뒤 대리 구매를 요구한 사례도 있었습니다.

자신을 부산의 한 대학병원 직원이라고 속인 사기범은 헬스장 측에 견적서와 사업자등록증 등을 요구하며 정식 계약을 체결할 것처럼 위장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소방 물품을 구매해야 한다며 차액은 헬스장 업주가 가져도 된다는 식으로 유도했습니다.

이를 수상하게 여긴 헬스장 업주는 병원에 직접 연락해 사실 여부를 확인했고, 그 결과 사기임이 드러나 피해를 막을 수 있었습니다.

강원대병원 역시 지난해 비슷한 피해가 잇따라 병원 측에서 주의를 당부하기도 했습니다.

병원 직원을 사칭한 사기범이 피해 업체에 접근해 "소개한 업체에서 특정 물품을 구매한 뒤 병원과 정식 납품 계약을 체결하면 차익을 남길 수 있다"며 선입금을 유도한 것입니다.

구매를 유도하는 물품과 사기 피해액은 대상에 따라 천차만별이었습니다.

사기범들은 돈을 송금받자 곧바로 잠적하는 수법을 썼습니다.

사안을 인지한 병원 측은 관련 업체에 사기 발생 사실과 주의사항을 담은 메일과 문자를 긴급 전송했습니다.

오영훈 서부경찰서 형사과장은 "공공기관 홈페이지에 공개된 정보만으로도 범행에 쓸 그럴듯한 명함을 쉽게 만들 수 있다"며 "전화나 문자만 믿고 송금하지 말고, 반드시 공식 연락처를 통해 사실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대리 구매를 요청받았을 때 상대가 비용을 먼저 입금하도록 요구하는 것이 안전하다"며 "선입금을 거부하거나 거래를 서두를 경우 사기를 의심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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