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이완 반도체 업체 TSMC 웨이저자 회장이 5일 도쿄 총리 관저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쓴 책을 꺼내 보이자 다카이치 총리가 놀란 표정을 짓고 있다.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인 타이완 TSMC가 일본 규슈 구마모토현에서 3나노(㎚·10억 분의 1m) 공정 제품을 양산하겠다는 계획을 일본 정부에 전달했다고 교도통신 등이 보도했습니다.
1980년대 세계 반도체 시장을 석권했던 일본이 사활을 걸고 추진 중인 반도체 산업 재건이 속도를 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웨이저자 TSMC 회장은 오늘(5일) 도쿄 총리 관저를 방문해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에게 3나노에 상당하는 최첨단 반도체를 일본에서 생산하겠다는 방침을 전했습니다.
다카이치 총리는 "매우 든든하다"며 "긴밀하게 논의하며 협력하고자 한다"고 화답했습니다.
웨이 회장은 "총리의 선견지명이 있는 반도체 정책은 일본 반도체 산업에 큰 이익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습니다.
TSMC는 구마모토현 제1공장에서 12∼28나노 제품을 만들고 있으며, 내년 12월쯤 가동을 시작할 제2공장에서는 본래 6∼12나노 제품을 생산할 계획이었습니다.
하지만 구마모토현 제2공장에서 양산할 제품을 3나노 공정 반도체로 바꾸고, 향후 경제산업성과 사업 계획 변경을 협의할 방침입니다.
나노는 반도체 회로 선폭을 의미하는 단위로, 선폭이 좁을수록 소비전력이 줄고 처리 속도가 빨라집니다.
TSMC는 3나노 제품을 타이완에서만 생산하고 있으며, 내년부터 미국에서도 만들 계획입니다.
TSMC의 방침 변경으로 설비 투자액은 기존 122억 달러(약 17조 8천억 원)에서 170억 달러(약 24조 8천억 원)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요미우리가 전했습니다.
신문은 일본 정부도 기존에 정했던 최대 7천320억 엔(약 6조 8천억 원) 규모 지원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현재 일본 내에는 3나노 제품 생산 거점이 없으며, 일본 정부가 지원하는 반도체 기업 '라피더스'가 2027년 4월 이후 홋카이도에서 2나노 제품 양산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요미우리는 "3나노 반도체는 AI 즉 인공지능용 데이터 센터, 자율 주행, 로봇 등에 활용될 것"이라며 일본 정부는 3나노와 2나노 용도가 달라 TSMC와 라피더스가 시장에서 경쟁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한편, 라피더스는 2025회계연도(2025년 4월∼2026년 3월)에 민간 기업들로부터 1천600억 엔(약 1조 5천억 원) 이상의 투자금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습니다.
이는 라피더스가 목표로 세운 1천300억 엔(약 1조 2천억 원)을 웃도는 금액입니다.
소프트뱅크와 소니그룹이 각각 200억 엔(약 1천860억 원)을 라피더스에 신규 출자하고, 후지쓰도 200억 엔을 냅니다.
기존 주주인 NTT, 도요타, 키옥시아는 출자금을 증액합니다.
미국 IBM도 당국 심사를 거쳐 출자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출자 기업이 늘면서 라피더스 주주도 기존 8곳에서 30곳 이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조 9천억 엔(약 27조 원)을 지원하기로 한 정부뿐만 아니라 기업에서도 일본 반도체 산업 복권(부활)을 지원하는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며 라피더스의 기술력과 정부 설득으로 기업 출자액이 목표를 넘어서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라피더스는 2032년 3월까지 7조 엔(약 65조 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으며, 그중 1조 엔(약 9조 3천억 원) 정도를 민간 기업들로부터 조달할 계획입니다.
(사진=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