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년 7월 6일 억만장자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1953-2019)의 구속이 집행될 당시의 법무부 보고서
폴란드 정부가 미국인 성착취 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1953∼2019)과 러시아 정보당국의 연관성을 자체 조사하기로 했습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는 3일(현지시간) 각료회의에서 법무부와 정보기관으로 조사팀을 구성하고 필요하면 미국에 미공개 자료를 요청할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투스크 총리는 "러시아 정보기관이 이 작업을 공동으로 꾸몄을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는 점은 폴란드 국가 안보에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또 폴란드 미성년자가 엡스타인의 소아성애 범죄조직에서 피해를 입었다는 증거가 발견되면 진상 규명과 피해 배상에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헤지펀드 매니저 출신인 엡스타인은 1994∼2004년 미국령 버진아일랜드에 있는 자기 소유 섬 등지에 유력 인사들을 초대해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과 성관계를 알선했습니다.
2019년 뉴욕의 구치소에서 사망했으나 정관계 성접대 리스트가 있다는 등 의혹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최근에는 잇따른 문건 공개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공동창업자 등 유력 인사들과 관계가 계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러시아 공작설은 미국 법무부가 지난달 30일 약 300만 쪽 분량의 수사 관련 문건을 공개하면서 본격 불거졌습니다.
문건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이름과 모스크바가 각각 수천 번씩 등장합니다.
일각에서는 엡스타인이 러시아 출신 여성을 동원해 유력 인사들 성관계 영상을 찍은 뒤 협박 수단으로 삼았다거나 과거 소련 정보기관에 포섭됐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최근 새로 공개된 문건에는 폴란드 출신도 3명 등장합니다.
엡스타인의 일정표에는 미술품 투자와 관련해 폴란드 출신 전직 테니스 선수 보이치에흐 피바크(73)를 2013년 10월 5일 파리에서 만나기로 했다고 적혀 있습니다.
이 일정에 적힌 또 다른 인물의 이름은 삭제됐다.
미국 법무부는 관련 법안에 따라 성범죄 피해자 이름을 지우고 문건을 공개했습니다.
피바크는 1982년 테니스 선수를 그만둔 뒤 자기 이름을 딴 갤러리를 차려 미술품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그는 엡스타인 문건에 나오는 만남은 이뤄지지 않았다고 해명했습니다.
또 엡스타인과 20년 넘게 미국 뉴욕에서 이웃으로 살았고 식당이나 전시회에서 가끔 마주쳤지만 사적으로 어울린 적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폴란드 모델 마리아나 이치코프스카(40)는 2014∼2015년 엡스타인과 이메일 수십 통을 주고받고 스카이프로 자주 통화한 걸로 돼 있습니다.
문건에 그의 불법 행위가 적혀 있지는 않습니다.
폴스키에라디오는 그의 이름이 삭제되지 않은 점으로 미뤄 미국 당국이 그를 피해자로 간주하지는 않는 것 같다고 전했습니다.
야누시 바나시아크라는 폴란드식 이름의 인물은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에 있는 엡스타인의 부동산 관리인으로 일한 걸로 적혀 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