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인성, 조인성, 그리고 또 조인성.
2026년 영화계 주요 키워드 중 하나는 '조인성'이 될 전망이다. 대작 영화 개봉이 줄을 이을 올해 영화계에서 조인성은 제작비 200억 이상의 대작 두 편, 10년 만에 돌아오는 거장의 신작에 주인공으로 나선다. 한국 영화계를 대표하는 감독 세 명 모두 조인성을 선택한 것이다.
조인성은 최근 2년 간 구슬땀을 흘리며 작업한 결과물을 2026년 차례대로 선보일 예정이다. 그 첫 발은 오는 2월 11일 개봉하는 '휴민트'다.
'휴민트'는 비밀도, 진실도 차가운 얼음 바다에 수장되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진 이들이 격돌하는 이야기. 류승완 감독의 액션 영화라는 점과 이야기의 배경이 블라디보스토크라는 점에서 '베를린 2'로 알려지기도 했으나 다른 영화다.

'휴민트'는 라트비아와 태국을 넘나드는 해외 로케이션으로 완성된 작품이다. 이국적 풍광 아래에서 펼쳐지는 스펙터클한 첩보전과 역동적인 액션이 가장 큰 볼거리다. 액션의 대가 류승완 감독이 235억의 제작비를 쏟아부어 '돈값'하는 영화를 만들어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류승완 감독이 앞서 선보인 '밀수'(514만 명), '베테랑 2'(752만 명)은 모두 500만 이상의 흥행을 이뤄냈지만 관객 평가에서는 호불호가 갈렸다. '휴민트'는 류승완 감독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장르의 영화라는 점에서 흥행과 비평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설 연휴를 공략하는 영화인 만큼 시장도 크고, 관객의 지갑도 열릴 소지가 크다.
조인성은 이 작품에서 국정원에서 일하는 '조과장'으로 분해 강력한 액션 연기를 펼친다. 1970년대를 배경으로 한 '밀수'에서도 긴팔다리를 이용해 스타일리시한 액션 연기를 선보인 바 있기에 제대로 판이 깔린 '휴민트'에서는 얼마나 근사한 연기를 펼쳐낼지 관심이 모아진다. 영화 후반부 태국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액션이 백미라는 후문이다.

조인성은 나홍진 감독의 네 번째 장편 영화 '호프'에서도 주연으로 활약한다. '호프'는 2026년 한국 영화 최고 기대작으로 꼽히는 작품이다. '추격자', '황해', '곡성'까지 내놓는 작품마다 센세이셔널한 반응을 불러일으킨 나홍진 감독이 평단과 관객을 열광시켰던 '곡성' 이후 10년 만에 내놓는 신작이다. 게다가 이 작품은 내수시장을 겨냥하는 영화가 아닌 글로벌 프로젝트다. 황정민, 조인성, 정호연이라는 국내 대표 배우뿐만 아니라 마이클 패스벤더, 알리시카 비칸데르, 테일러 러셀 등 할리우드 연기파 배우들도 출연한다.
'호프'는 비무장지대 인근의 고립된 항구 마을 호포항 외곽에서 미지의 존재가 목격된 후, 그 실체를 수색하다가 마을이 파괴될 위기에 직면하게 된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조인성은 이 작품에서 마을을 공격한 놈을 쫓아 산으로 향하는 '사냥꾼'으로 분했다.
한 줄의 로그라인과 세 배우의 역할만 알려졌을 뿐 해외 배우들의 캐릭터는 베일에 싸여있다. 그러나 무슨 작품을 내놓든 상상을 초월하는 스토리텔링과 연출을 구사하는 나홍진 감독의 작품인 만큼 거대하고 뜨거운 화제작의 출현이 예상된다.

이 작품의 제작비는 500억 대로 알려져 있다. 국내 단일 프로젝트로는 역대 최고액이다.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까지 조준하는 작품인 만큼 미국의 주요 영화 매체에서도 주목하고 있다.
오는 5월 열리는 칸영화제 출품이 예상된다. 경쟁 부문 초청을 노리는 것은 물론 칸필름마켓을 통한 해외 판매에 총력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투자배급사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의 계획대로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칸영화제 공개 후 여름 시즌 개봉이 예상된다.
조인성은 한국 영화계를 대표하는 거장 이창동 감독의 신작 '가능한 사랑'에도 출연한다. 앞선 두 작품과는 조금 다른 성격의 기대작이다. 조인성의 필모그래피에서도 이 작품은 기념비적인 작품이 될 가능성이 크다. 그간 상업영화에서 자신의 스타성을 극대화해 왔다면 이 작품은 작가주의 거장과의 첫 작업이라는 남다른 의미가 있다.

'가능한 사랑'은 극과 극의 삶을 살아온 두 부부의 세계가 얽히며 네 사람의 일상에 균열이 퍼져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조인성은 이 작품에서 '상우'로 분해 '예지'역의 조여정과 부부 연기를 펼친다.
이 작품은 극장용 영화로 기획됐으나 투자에 난항을 겪으며 넷플릭스 투자, 배급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스트리밍 영화가 되면서 이창동 감독과 오랜 인연을 맺어온 칸영화제 진출은 어렵게 됐다. 이 작품은 넷플릭스에 문을 열어놓은 베니스국제영화제 출품을 계획하고 있다. 국내 극장에서의 제한 개봉도 예정돼 있어 이창동 감독의 신작을 극장에서 보고 싶은 팬들의 바람도 일부 충족될 것으로 보인다.
'호프'와 '가능한 사랑'이 계획대로 칸, 베니스에 진출한다면 조인성을 올해 세계 3대 영화제 중 두 곳의 레드카펫을 밟게 된다. 배우 커리어에 있어서도 의미 있는 도전이자 행보가 될 가능성이 크다.
40대에 접어든 조인성은 사실상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2017년 이후 영화 출연 비중을 높이면서 한국을 대표하는 감독들과의 작업을 연이어하고 있다. 감독들이 조인성을 선호하는 것은 높은 스타성과 안정궤도에 오른 연기력도 있지만 열정적인 태도와 성실한 자세 때문이다.
'모가디슈'를 시작으로 '밀수', '휴민트'까지 잇따라 세 작품을 함께한 류승완 감독은 조인성에 대해 "현장에서의 헌신적인 태도, 스태프까지 챙기는 꼼꼼함 등 좋은 배우이기 전에 좋은 사람이라 감동을 줄 때가 많다"며 극찬했다.
(SBS연예뉴스 김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