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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CCTV 찍힌 수상한 장면…"억울한 죽음" 7년 만에 반전

안희재 기자

입력 : 2026.01.31 20:17|수정 : 2026.01.31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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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2018년, 한 환경미화원이 행정복지센터에서 다쳐서 숨지는 일이 있었습니다. 이 사고 직후 담당 공무원 등이 책임을 피하려 증거를 인멸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지만, 경찰에서 혐의없음 처분이 내려졌습니다. 하지만 최근 수사 결과가 뒤집히면서 이 공무원 등이 7년 만에 법정에 서게 됐습니다.

안희재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 2018년 9월 경기도 수원의 한 행정복지센터.

누군가 계단에서 굴러떨어지고, 동료들이 놀라 뛰어갑니다.

계단참에 설치돼 있던 2m 높이 신발장이 환경미화원 A 씨를 덮친 겁니다.

머리를 심하게 다친 A 씨는 한 달 만에 숨졌습니다.

그런데 석연찮은 장면이 CCTV 화면에 포착됐습니다.

사고가 난 지 30여 분 만에 시 공무원 한 모 씨 지시로 동료 미화원들이 신발장을 치우고 해체했던 겁니다.

3년 뒤 민사 소송에서 수원시의 신발장 관리 소홀 책임 등이 인정돼 7천여만 원 배상 판결이 이뤄졌고, 재판 과정에서 유족은 증거인멸 혐의로 고발도 했습니다.

1년 3개월 만에 나온 경찰의 결론은 혐의없음.

"교통사고가 나면 잔해를 치우지 않느냐"는 한 씨 주장 등을 받아들여 증거인멸 의도가 없었다고 본 겁니다.

[A 씨/유족 : (경찰은) 그 사람들의 주장만 가지고 그냥 동영상이 뻔히 있는데도 '아무 고의성이 없다' 이러면서….]

검찰 판단은 달랐습니다.

유족이 낸 영상 속 수상한 정황에 주목해 두 차례 보완 수사를 요청했지만, 경찰이 결론을 바꾸지 않자 직접 수사에 나서 지난해 9월 한 씨와 미화원 차 모 씨를 증거인멸교사 혐의로 기소한 것으로 SBS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신발장 부실 관리 등 사고 책임을 피하려 불리한 증거를 없앴다는 게 검찰의 결론입니다.

다만 서랍장을 부수는 데 가담한 미화원 2명은 불기소 처분했는데, 이번에는 법원이 나섰습니다.

유족이 낸 재정신청을 받아들여 지난달 검찰에 공소 제기를 명령한 겁니다.

지난 14일 첫 재판에서 한 씨 등은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A 씨/유족 : 억울하게 돌아가셨는데, 형사 처벌받은 사람도 아무도 없고. 그냥 덮어버리면 되는 거예요, 경찰 입장에서는. 보완 수사가 없었으면 힘없는 국민이 피해를 볼 수 있다….]

수원시 관계자는 한 씨는 사고 이듬해 퇴직했고, 나머지 미화원들은 재직 중이라며 수사와 재판 상황을 지켜보고 조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편집 : 박나영, VJ : 노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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