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가 혼외 관계를 통해 성병에 걸린 뒤 억만장자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에게 도움을 요청했다는 주장을 담은 이메일이 공개됐습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 법무부가 추가로 공개한 300만 페이지 분량의 엡스타인 문건에는 게이츠를 비롯한 정·재계 유명 인사들의 이름이 등장합니다.
엡스타인이 자신에게 보낸 것으로 보이는 한 이메일에는 게이츠가 러시아 여성들과의 관계 이후 성병에 걸린 뒤 당시 배우자였던 멀린다에게 이 사실을 숨기려고 했다는 미확인 내용이 담겼습니다.
게이츠가 엡스타인에게 항생제를 구해달라고 요청했고 성병 증상을 엡스타인에게 설명한 뒤 이메일을 삭제하라고 요구했다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 게이츠의 대변인은 "터무니없고, 완전히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했습니다.
이 대변인은 "문건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엡스타인이 게이츠와의 관계가 끝난 데 대해 좌절했고 게이츠를 함정에 빠뜨리고 명예를 훼손하려고 시도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앞서 게이츠는 언론 인터뷰에서 엡스타인과의 관계에 대한 질문에 자선사업 문제로 여러 차례 만났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그를 믿은 것은 커다란 실수"라고 말했습니다.
헤지펀드 매니저 출신인 엡스타인은 수십 명의 미성년자를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체포된 직후인 2019년 뉴욕의 감옥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차남 앤드루 왕자와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등 유명인들도 엡스타인과 개인 항공기로 여행을 가는 등 친분을 쌓은 사실이 확인돼 파장을 일었습니다.
앞서 연방 하원 감독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이 공개한 사진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엡스타인이 함께 찍은 사진도 포함됐지만 법무부가 공개한 문건에선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한 새로운 사실은 거의 드러나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다만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엡스타인의 이메일 교환 사실은 확인됐습니다.
러트닉 장관은 2012년 12월 말 카리브해에 위치한 엡스타인의 개인 소유 섬에 방문해 점심을 함께 할 수 있는지를 문의했습니다.
이후 러트닉 장관은 "만나서 반가웠다"는 엡스타인의 메시지를 전달받았습니다.
이는 2005년 이후 엡스타인과의 교류를 끊었다는 러트닉 장관의 기존 해명과는 상반되는 내용입니다.
러트닉 장관은 뉴욕타임스(NYT)와의 통화에서 "엡스타인과 함께 보낸 시간은 전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엡스타인의 이메일 교환 사실도 확인됐습니다.
머스크는 2012년과 2013년 엡스타인의 개인섬에 방문하고 싶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습니다.
엡스타인이 당시 머스크의 배우자 탈룰라 라일리를 언급하면서 "내 섬의 남녀 비율이 탈룰라를 불편하게 할 수 있다"라는 메시지를 보내자 머스크는 "탈룰라에게 비율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다만 머스크는 이후 '사정상 섬에 방문하지 못할 것 같다'는 취지의 이메일을 보냈습니다.
앞서 머스크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엡스타인을 '소름이 끼치는 인물'이라고 표현하면서 "여러 차례 섬으로 초청했지만 거절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