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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서 정상인 것 거의 없다"…또 트럼프 저격한 캐나다 총리

김민표 기자

입력 : 2026.01.28 11:12|수정 : 2026.01.28 11:12


▲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미국에서 지금 정상인 것은 거의 없다"며 미국이 주도했던 규범 중심의 세계 질서가 종말을 고했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카니 총리는 27일(현지시간) 캐나다 오타와 의사당에서 열린 하원 질의에서 미국과의 무역협상 전망과 관련해 "세계가 변했다. 워싱턴이 변했다. 미국에서 지금 정상인 것은 거의 없다. 그게 진실"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올해로 예정된 북미 3국(미국·멕시코·캐나다) 자유무역협정(USMCA)에 대한 공식 재검토가 몇 주 안에 시작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USMCA에 대해 "실질적인 이점이 없다"며 "무의미하다"고 말해 재검토를 앞두고 협정 탈퇴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습니다.

카니 총리는 최근 들어 대미 관계에서 강경 노선으로 전환하며 트럼프 대통령과의 갈등을 키우는 분위기입니다.

앞서 카니 총리는 방중 직후인 지난 20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연설에서 국제관계에 새로운 현실이 정착했다면서 "그것을 있는 그대로 말하자면 강대국 간 대결이 심해지는 체제이며, 이 체제에서 강대국들은 자국 이익을 위해 경제통합을 강압 수단으로 사용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캐나다와 같은 국가들은 더 이상 현실 순응으로 안전을 살 수 없게 됐다며 "중간 국가들은 함께 행동해야 한다"라고 강조했습니다.

국제규범을 존중하는 '중간 국가'들의 규합을 촉구한 카니 총리의 연설은 미국의 그린란드 병합 시도와 맞물려 유럽 국가들 사이에서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카니 총리의 다보스 연설 이후 "캐나다는 미국 덕분에 존재한다"라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고, 지난 24일엔 캐나다가 중국과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할 경우 캐나다에 100%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주지사(Governor) 카니'라고 부르기도 했습니다.

캐나다를 미국과 합병하겠다는 의지를 꺾지 않았음을 시사하는 호칭이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카니 총리 간 긴장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스콧 베선트 미 재무부 장관은 26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나는 오늘 대통령과 함께 백악관 집무실에 있었다. 대통령은 카니 총리와 얘기했는데, 총리는 다보스에서 했던 매우 불행했던 발언 일부를 적극적으로 철회했다"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카니 총리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다보스 연설 발언을 철회했느냐는 질의에 "아니다"라며 베선트 장관 발언을 부인했습니다.

카니 총리는 취재진에게 "분명히 하고 싶은데, 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다보스 연설은 진심이었다'라고 말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카니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강경 기조로 돌아선 배경에 대해 집권 자유당의 과반 의석 확보를 위해 지지율을 높이려는 국내 정치적 요인이 반영됐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습니다.

반면 일각에서는 캐나다가 미국의 보복 조치를 감당할 능력을 보유하지 못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주유엔 캐나다 대사를 지낸 루이즈 블래는 캐나다 매체 '폴리시' 기고문에서 "공유된 가치에 관한 성명은 여전히 중요하지만, 이는 자신에게 치명적인 해를 입히지 않고 거부할 수 있는 능력이 있을 때만 의미가 있다"라며 "캐나다는 아직 그 단계에 이르지 못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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