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프 블라터 전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
제프 블라터 전 국제축구연맹 FIFA 회장이 유럽의 올여름 미국 월드컵 보이콧 움직임에 가세하고 나섰습니다.
블라터 전 회장은 현지 시간 26일 자신의 SNS에 스위스 법학자 마르크 피트의 말을 옮겨 "팬들에게 할 조언은 하나뿐"이라며 "미국에 가지 마라"라고 적었습니다.
블라터 회장 시절 FIFA 반부패·개혁 작업에 참여한 피트는 지난 22일 스위스 매체 인터뷰에서 "어차피 TV로 보는 게 더 잘 보인다. 입국할 때 심사관 마음에 안 들면 곧장 다음 비행기로 집에 돌아갈 각오를 해야 한다"며 월드컵을 구경하러 미국에 가지 말라고 촉구했습니다.
블라터 전 회장은 이 발언을 두고 "피트가 이번 월드컵을 문제 삼는 건 옳다"고도 말했습니다.
1998년부터 FIFA 회장을 지낸 블라터는 자문료 부당지급 등 공금 스캔들이 터져 2016년 물러났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막역한 잔니 인판티노 현 회장과는 사이가 특히 나쁩니다.
블라터는 인판티노가 자신을 몰아내려고 검찰 수사를 부추겼다고 주장하며 무고로 고소한 바 있습니다.
2026 북중미 월드컵은 6∼7월 미국과 캐나다·멕시코가 공동 주최하는데, 전체 104경기 중 78경기가 미국에서 열립니다.
월드컵 보이콧 논의는 미국의 입국 규제와 비싼 티켓 값에 불만을 품은 팬들 사이에서 많이 거론됐지만, 최근 덴마크령 그린란드를 둘러싼 갈등을 계기로 유럽 정계·축구계 인사들도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독일에서는 분데스리가 상파울리 구단주이자 독일축구협회 부회장인 오케 괴틀리히가 연일 보이콧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는 26일 현지 방송에서 "인판티노와 트럼프가 평화상을 동원해 선전용 쇼를 벌였다"며 FIFA가 축구를 정치 도구로 삼는다고 비난한 바 있습니다.
FIFA는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이 무산된 뒤 자체 평화상을 제정해 트럼프에게 줬습니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그린란드 갈등이 절정에 달한 지난 19일 헝가리 부다페스트에는 유럽 약 20개국 축구협회장이 모여 축구계 차원의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습니다.
네덜란드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자 폭력 단속을 문제 삼는 월드컵 보이콧 청원이 올라와 10만 명 넘게 서명했습니다.
일이 커지자 독일 정부는 축구협회 일이라고 공을 넘겼고, 베른트 노이엔도르프 독일축구협회장은 이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