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안토니우 코스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유럽연합 EU와 인도가 협상 논의 19년 만에 역대 최대 규모의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했습니다.
양측은 자동차를 포함해 90%가 넘는 상대국 상품에 관세를 인하하거나 없애기로 했습니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오늘(27일) 수도 뉴델리에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정상회담을 앞두고 세계 경제에서 4분의 1을 차지하는 역사적 무역협정을 최종 타결했다고 직접 밝혔습니다.
이어 이 협정이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25%, 세계 무역의 3분의 1을 차지한다며 "인도 14억 국민과 유럽 수백만 국민에게 중대한 기회를 줄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도 SNS에 "인도와 유럽은 명확한 선택을 했다"며 "전략적 동반자 관계, 대화, 개방이라는 선택"이라고 글을 올렸습니다.
그는 "우리는 분열된 세계에 다른 길도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며 유럽에서 인도로 향하는 수출이 2032년까지 두 배로 증가할 거라고 전망했습니다.
EU와 인도는 모디 총리와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의 정상회담이 끝난 뒤 협정 세부 사항을 발표했습니다.
이번 협정으로 인도가 주요 유럽산 제품 96.6%에 부과하던 관세를 인하하거나 없애기로 하면서 유럽 기업의 관세 부담이 40억 유로, 우리 돈 약 6조 8천억 원가량 절감될 거라고 로이터는 보도했습니다.
특히 인도는 EU산 자동차에 부과하는 관세를 앞으로 5년 동안 기존 110%에서 10%까지 단계적으로 낮추게 됩니다.
협상 관계자들은 유럽산 자동차 25만대가 우대 관세율로 인도에 수입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 가운데 내연기관 차량 16만대는 5년 이내에 수입 관세가 10%까지 인하됩니다.
단 전기차 9만 대의 경우 초기 단계인 인도 전기차 시장 보호를 위해 관세 인하 조치가 10년 차부터 적용됩니다.
인도는 또 유럽산 와인 관세는 150%에서 20%까지 차츰 인하할 예정이고, 파스타와 초콜릿을 포함해 현재 50%인 가공식품 관세는 완전히 없애기로 했습니다.
EU는 유럽 기업들이 인도 금융 서비스와 해운 시장에서 특혜 수준의 접근권을 얻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대신 EU는 이번 협정으로 향후 7년에 걸쳐 인도산 품목 99.5%에 부과하던 관세를 인하하고 가죽 제품, 화학 제품, 플라스틱, 고무, 섬유, 의류, 보석 등에 부과하던 관세는 없애기로 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EU로 수입되는 인도산 전기차 관세도 10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철폐될 거라고 전했습니다.
인도 전직 무역 관료인 아자이 스리바스타바는 "관세 인하로 인도는 노동집약적 산업 분야에서 수출이 증가해 미국 관세의 영향을 부분적으로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EU와 자동차에 대해선 "인도 시장에서 즉각적으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EU와 인도는 해양 안보, 사이버 보안, 대테러 등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는 국방·안보 협정도 체결했습니다.
27개 회원국으로 구성된 EU는 세계 최대 인구 대국인 인도를 미래의 중요한 시장으로 주목해 왔고, 인도는 EU가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필요한 기술과 투자의 원천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양측은 또 이 협정이 양대 경제 대국인 미국과 중국에 대응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인도 정부 관계자는 이번 협정의 공식 서명은 법적 검토가 끝나는 5∼6개월 뒤에 할 것이라며 "협정은 1년 안에 시행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습니다.
EU는 인도의 최대 상품 무역 상대로, 양측 무역 규모는 10년 동안 90%가량 성장해 연 1천375억 달러, 우리 돈 201조 원 규모에 달합니다.
이는 인도 전체 교역의 12% 이상을 차지하는 규모입니다.
양측의 FTA 협상은 2007년 처음 시작됐지만 관세 인하와 특허권 관련 이견으로 2013년 중단됐다 9년 만에 재개됐습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을 계기로 관세 압박이 강화되자 양측은 FTA 협상에 다시 속도를 냈습니다.
인도는 러시아산 원유 수입 등을 이유로 미국으로부터 '보복성 50% 관세'를 부과받고 있으며, EU도 무역 합의 이후 추가로 비관세 장벽을 제거하라는 미국의 압박을 받았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