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픽하이 타블로가 '타진요' 사건을 떠올리며 "대중이 아버지를 죽였다고 느꼈다"고 털어놨다. 동시에 상실의 순간을 버티게 한 '유머'와 동료들의 곁을 지킨 시간에 대해 고백하며 비슷한 아픔을 겪는 이들을 위로했다.
타블로는 최근 팟캐스트 'Hey Tablo'(헤이 타블로)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낸 경험을 언급했다. 그는 "죽음을 아주 가까이에서 두 번째로 겪었던 건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였다"며 2012년 세상을 떠난 부친을 회상했다.
타블로는 아버지의 죽음을 떠올리며 과거 자신을 괴롭혔던 '타진요(타블로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 사태를 함께 언급했다. 타진요는 미국 스탠포드 대학 졸업생인 타블로의 학력 등을 아무런 근거 없이 의심하며 괴롭혔던 사이버 불링 집단이었다.
그는 "그 일을 '스캔들'이라고 부르는 것도 싫다. 사람들이 악했을 뿐"이라며 "(사람들이) 내가 스탠퍼드를 안 나왔다, 경력이 가짜다, 가족이 가짜다, 존재가 가짜다… 이런 말을 몇 년이나 했다"고 힘든 시간을 떠올렸다.
이어 "그 일 이전에 아버지는 암을 이겨내시고 완전히 괜찮으셨다. 그런데 그 끔찍한 일을 겪던 마지막 무렵 다시 아프셨고, 아프신 다음 날 아침 바로 돌아가셨다. 준비가 전혀 안 돼 있었고, 가족도 준비가 안 돼 있었다. 단지 아버지를 잃어서만이 아니라, 솔직히 '대중이 아버지를 죽였다'고 느꼈다. 살인이라고까지 느꼈다. 슬프기만 한 게 아니었다. 엄청나게 분노했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 치렀던 '한국식 3일장'의 기억도 꺼냈다. 타블로는 "논리를 이해하지만 당시에는 '슬퍼하는 가족에게 너무 가혹한 방식 아닌가' 싶었다."고 당시를 털어놨다.
타블로는 "장례 내내 조문객을 맞이해야 하고, 새벽 4시에 누가 와도 그 자리에 있어야 했다. 3일 동안 거의 잠도 못 자고 계속 서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런 절망의 시간 속에서도 자신을 붙잡아준 건 '유머'였다. 타블로는 장례식장에 찾은 코미디언 지인들이 조심스럽게 던진 농담에 "장례 둘째 날 처음 웃었다. 무언가가 제 안에서 풀려나가는 느낌이 있었다."고 떠올렸다.
소중한 존재의 상실과 웃음을 함께 언급한 타블로는 "누군가가 슬퍼할 때 농담하라는 얘기가 아니다. 아무 데서나 던지면 안 된다. 내 경험상 아주 작은 유머의 순간이 정말 도움이 될 때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타블로는 에픽하이 멤버들이 함께 장례기간을 함께 버텨줬다고 떠올렸다.
그는 "제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도 투컷과 미쓰라가 처음부터 끝까지 3일 내내 저와 함께해 줬다"며 이후 투컷의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셨을 때 똑같이 저와 미쓰라가 3일 내내 함께 있었다."면서 "한국에서는 장례가 끝난 뒤, 집으로 돌아갔을 때가 더 힘들다. 누군가의 부재가 존재보다 더 방을 가득 채운다. 그때를 위한 위로도 필요하다."고 세심하게 설명했다.
타블로는 "상실을 두고 웃을 수 있을 때, 그게 그 사람을 정말로 기리는 순간처럼 느껴진다"며 "언젠가 여러분에게도 이 이야기가 작은 '클립'이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SBS연예뉴스 강경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