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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TER 8NEWS] "얼굴까지 다 공개" 부활하자 '덜덜'…"처벌도 감수" 오죽하면 이렇게까지

조윤하 기자

입력 : 2026.01.26 18:31|수정 : 2026.01.26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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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0 인트로
00:35 2년 만에 다시 돌아온 '그 사이트'...왜?
01:54 "대체 어떤 부모가 자식 양육비를…"
03:35 정부도 '신상공개'...하지만
05:17 "처벌 감수할만큼 절박"
06:33 "왜 아빠만 신상공개 하나?"

드라마 '모범 택시'를 보면 "죽지 말고 복수하세요" 이런 말이 나옵니다. 배우 이제훈 씨가 연기하는 김도기 기사는 억울한 피해자를 대신해서 가해자에게 직접 복수하고 또 응징합니다. 우리가 이 드라마를 보면서 통쾌했던 이유는 아마 현실에선 김도기 기사 같은 사람도 또 무지개 운수라는 회사도 없기 때문이겠죠. 복수를 대행하진 않지만 비슷한 사람이 현실에도 있습니다.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은 부모의 이름과 주소, 더 나아가서 얼굴 사진까지 공개하는 '배드파더스' 사이트의 운영자 구본창 씨입니다.

1. 2년 만에 다시 돌아온 '그 사이트'...왜?
'배드파더스'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사실 이 이름은 과거 이름이고 이제는 '양육비 해결하는 사람들' 줄여서 '양해들'로 이름을 바꿨습니다. 지난 2024년 1월에 문을 닫았던 이 사이트가 2년 만인 이번 달 다시 문을 엽니다. 2년 전 대법원은 사실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구 씨에 대해서 벌금 백만 원 선고유예 판결을 확정했습니다. 이혼한 뒤 아무리 부모가 양육비를 주지 않았다고 해도 구 씨가 직접 미지급자들의 신상을 공개하는 건 명예훼손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겁니다. 이후 사이트는 문을 닫았습니다. 대법원 선고도 있었던 데다 법 개정으로 양육비 미지급자들에 대한 실질적인 형사처벌이 가능해질 거라고 생각했던 겁니다. 하지만 배드파더스가 사라진 기간 동안 한부모 10명 가운데 7명은 양육비를 받지 못했습니다. 이 중엔 양육비를 3억 원 넘게 받지 못한 한부모도 있었습니다.

[구본창/양육비해결하는사람들 활동가 : 양육비 미지급자를 형사 처벌하는 게 시행됐잖아요. 어쨌든 양육비 미지급자를 형사 처벌하면 양육자들이 형사 고소까지 시간이 많이 걸리긴 하지만 어쨌든 그렇게 가면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생각해서 문을 닫았던 거죠.]

2. "대체 어떤 부모가 자식 양육비를…"
아무리 이혼을 했다 해도 대체 어떤 부모가 자기 자식에게 양육비를 주지 않는 걸까, 잘 알려진 인물로는 쇼트트랙 국가대표 출신 김동성 씨가 있습니다. 김 씨는 지난 2018년 전 부인과 이혼하면서 자녀 2명에게 매달 3백만 원씩 양육비를 지급하기로 합의했지만, 이 가운데 일부만 지급하고 나머지 의무는 다하지 않았습니다. 법원에서 이마저도 일부 감액됐는데 또 얼마 동안은 양육비를 지급했지만, 시간이 지나니까 또다시 양육비를 끊었습니다. 김 씨가 이렇게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은 기간은 3년 10개월 이렇게 해서 밀린 양육비는 9천만 원에 달합니다. 이에 대해서 법원은 김 씨에게 징역 6개월을 선고하기도 했습니다. 김 씨 역시 배드파더스 사이트에 등재됐었습니다. 구본창 씨가 2년 만에 사이트를 다시 여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얼굴과 이름을 공개했을 땐 양육비를 주던 사람들이 즉 사이트를 폐쇄하니까 주던 돈을 다시 뚝 끊었다는 겁니다.

[구본창/양육비해결하는사람들 활동가: 사이트가 닫히고 나니까 그다음부터는 이제 매월 양육비를 보내던 미지급자들이 다시 안 보내는 거죠. 사이트에 자기가 신상 공개가 되니까 자기들이 막 불편하고 어려움이 생기잖아요. 사진을 내리기 위해서 양육비를 줬던 건데, 사이트가 없어지니까 또 다시 줄 이유가 없어진 거죠.]

운영진이 이달 중으로 사이트를 다시 운영하겠다고 공지하자 양육비 미지급자들의 신상을 공개해달라며 제보한 사람은 무려 3백 명이 넘습니다. 대부분 사이트가 폐쇄된 뒤에 배우자로부터 받던 양육비가 끊겼던 사람들의 제보입니다.

3. 정부도 '신상공개'...하지만
물론 정부도 신상을 공개하고 있기는 합니다. 성평등가족부 산하의 양육비이행관리원 이런 사이트에 들어가면 양육비 채무 불이행자의 명단을 볼 수 있습니다. 이름과 나이, 직업, 주소 그리고 얼마 동안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았는지 이런 내용들이 보이는데요. 허점이 좀 있습니다. 우선 얼굴 사진이 없으니까 동명이인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요. 직업 역시 아예 기재하지 않거나 적더라도 회사원, 일용직 근로자 이런 식으로 적으니까 누군지 특정할 수가 없습니다. 주소 역시 도로명 주소까지만 공개해서 그 건물의 몇 층 어떤 회사에서 일하는 사람인지를 알 수가 없습니다. 신상공개를 하고 있긴 하지만 실효가 좀 떨어지는 겁니다. 지난해 7월부터 '양육비 선지급제' 이런 제도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중위소득 150% 이하인 경우 또 양육비를 받으려고 부단히 노력했지만, 받지 못한 경우 국가가 먼저 이런 사람들에게 월 20만 원을 지급하고 나중에 채무자 즉 양육비를 줄 의무가 있는 사람들에게 추후에 받아내는 제도입니다. 그러면 뭐 나머지 금액은 어떻게 받느냐, 또다시 소송을 거쳐야 합니다. 민사소송을 거는 것조차 쉽지 않은데 이거는 사실 시간이 걸리고 그동안 못 받은 양육비는 점점 더 쌓여가겠죠. 형사로 갈 수도 있는데, 형사로 갔을 때 양육비 미지급자에 대한 형사처벌은 대부분 벌금형이나 아니면 집행유예에 그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니까 밀린 양육비 몇 천만 원 뭐 몇 억 내느니 차라리 이 벌금 내고 말지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겁니다.

4. "처벌 감수할만큼 절박"
구 씨는 이런 점들을 고려했을 때 다시 신상공개 사이트를 여는 게 낫다고 판단했습니다. 구 씨가 또다시 처벌 받을 가능성 역시 남아 있습니다. 사실적시 명예훼손죄가 남아 있기 때문인데요. 실제로 구 씨는 이전에 이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신상 공개된 사람들로부터 고소를 당했는데 무려 29건입니다. 왜 멋대로 당신이 내 신상을 공개하냐 당신한테 그럴 권리가 있냐 이런 주장입니다. 구 씨는 처벌을 피할 방법은 없다고 말합니다. 누군가 고소를 하면 그 처벌까지도 본인이 감수하겠다는 겁니다. 그래서 제가 물어봤어요. 왜 그렇게까지 하시냐 그랬더니, "처벌을 감수할 만큼 양육비 미지급자들의 상황은 절박하다" 이런 답이 돌아왔습니다.

[구본창/양육비해결하는사람들 활동가: 뭐 아이들이 굶고 있는 마당에 그 정도 처벌은 감수하자 이런 생각도 좀 있고요. 절박하니까 하는 거죠. 누구든지 자기가 사실적시 명예훼손으로 현행법상 처벌받을 수 있다, 근데 그걸 감수하면서 할 때는 굉장히 절박한 상황이 있기 때문에 하는 거지 그걸 뭐 재미로 하거나 누구 골탕 먹이려고 하거나 그런 경우는 좀 드물죠.]

5. "왜 아빠만 신상공개 하나?"
기사가 나간 이후 이런 댓글들이 달렸습니다. 사이트 이름이 배드파더스였으니 양육비를 안 주는 엄마의 신상은 공개 안 하냐? 양육비는 아빠만 안 주냐 이런 내용인데요. 팩트체크를 좀 해보자면 구 배드파더스 지금은 '양해들'이란 사이트에서는 아빠건 엄마건 양육비를 주지 않으면 성별 구분 없이 절차를 거쳐서 신상을 공개합니다. 파더스라고 해서 아빠의 신상만 공개한다 이런 건 절대 아니고요. 그러면 왜 배드파더스라는 이름을 붙여 썼냐 이런 질문도 가능한데 실제로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양육비 미지급자에 대한 실태조사를 해보니 양육비 미지급자 중에서 남성은 88.7% 여성은 11.3%였습니다. 양육비를 안 주는 아빠, 엄마 모두 있지만 아빠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겁니다. 또 무분별한 신상공개 아니냐 이런 의견도 있었는데요. 그래서 사이트 운영진에게 신상공개 절차가 어떻게 되는지 한번 물어봤습니다. 신상공개를 거쳐서 양육비 미지급자가 양육자에게 돈을 지급하면 신상공개를 제보했던 사람은 "아 이제는 해결됐습니다, 더 이상 그 사람의 신상을 공개할 필요가 없을 것 같습니다" 라고 운영진에게 이야기를 하고 그러면 공개했던 신상을 다시 내리는 시스템입니다. 배드파더스 사이트가 사적 제재인지 아니면 정책의 사각지대 제도의 빈틈을 메우는 것인진 의견이 분분합니다. 하지만 "법대로 해"라는 말이 참 쉬워진 세상에서 법대로 해도 구제받지 못하는 피해자들을 위한 공간은 어디에 있을지 한 번쯤 생각해 볼 일입니다.

(취재 : 조윤하, 구성 : 신희숙, 영상취재: 김세경, 영상편집 : 권나연, 디자인 : 이수민, 제작 :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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