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워마드
총선을 앞두고 여성의당 후보 선거운동을 하던 당원에게 돌을 던진 남성 등을 비난하며 남성 비하 표현을 사용한 남성혐오 인터넷 커뮤니티 '워마드' 게시글에 대해 공직선거법 위반이 아니라고 대법원이 판단했습니다.
대법원 1부(주심 마용주 대법관)는 최근 워마드 운영자 강 모 씨가 대전시선거관리위원회를 상대로 낸 정보삭제요청 처분취소소송 상고심에서 원고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대전고법에 돌려보냈습니다.
대전선관위는 2020년 4월 21대 총선을 이틀 앞두고 강 씨에게 워마드 게시글 3건에 대한 삭제를 요청했습니다.
이 게시글에는 여야 후보 중 전과자가 많다는 사실을 보도하면서 여성 후보 2명의 전과를 부각한 기자 또는 언론사를 비난하는 내용, 여성의당 후보 선거유세를 돕던 당원에게 돌을 던진 남성을 비난하는 내용 등이 담겼습니다.
여기에는 '한남(한국남성을 비하하는 은어)XX', '자○○(남성 성기를 활용한 비속어)' 등의 남성을 비하·모욕하는 표현도 다수 포함돼 있었습니다.
이에 대전선관위는 해당 게시글이 후보자 비방 금지를 규정한 공직선거법 110조 2항을 위반했다며 강 씨에게 삭제를 요청했고, 강 씨는 이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냈습니다.
1, 2심은 게시글 내용이 선거법 110조 2항에서 규정하는 '선거운동을 위해 정당, 후보자, 후보자 등과 관련해 특정 성별을 공연히 비하·모욕'하는 정보에 해당한다며 삭제를 요청한 대전선관위 처분은 정당하다고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대법원 판단은 달랐습니다.
대법원은 공직선거법 110조 2항에서 특정 지역·지역인 또는 성별을 비하·모욕하는 것과 정당·후보자 등과의 관련성이 인정되려면 "비하·모욕하는 '행위'가 정당·후보자 등과 관련이 있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표현의 '내용' 자체가 정당·후보자 등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어서 그로 인해 특정 후보자의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
또 문제 되는 표현이 다의적이거나 의미가 확정되지 않은 신조어인 경우에는 표현의 경위와 동기, 의도, 표현의 구체적인 내용과 맥락 등을 고려해 용어의 의미를 먼저 확정한 뒤 금지되는 비하·모욕적 표현에 해당하는지 판단해야 한다는 기존 법리도 재확인했습니다.
대법원은 여성 후보 2명의 전과를 부각한 기자와 언론사를 비난하는 취지의 게시글에 대해선 "두 후보자를 지지·옹호하거나 이 후보자들의 경쟁 후보자를 반대·배척하는 내용을 포함하지 않는다"며 "두 후보자의 당선을 도모한다는 목적 의사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여성의당 후보 선거 유세를 돕던 당원에게 돌을 던진 남성을 비난하는 취지의 게시글에 사용된 '한남' 등의 표현에 대해서도 "돌을 던진 신원 미상의 남성에 대한 것"이라면서 "특정 정당·후보자 등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으므로 선거에 영향을 미친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우파 정당에 대한 투표를 독려하며 더불어민주당을 특정 용어로 비하한 데 대해선 "문맥상 해당 정당에 대해 몹시 마음에 안 들거나 보기 싫은 감정을 나타내기 위해 합성됐다고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며 "정당과 관련한 일반적 비하 표현이기는 하나 특정 성별을 비하·모욕하는 표현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TV제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