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이완 TSMC
미국과의 관세 협상을 마무리한 타이완 정부가 최혜국 대우 등 긍정적인 결과를 얻어냈다고 자평했습니다.
다만 한국을 뛰어넘고 일본에 버금가는 5천억 달러(약 737조 원) 규모의 대미 총투자액을 놓고는 향후 실행 단계에서 미국과 엇갈린 셈법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타이완 중앙통신사에 따르면 타이완 협상단을 이끈 정리쥔 행정원 부원장은 현지시간으로 어제(15일) 워싱턴DC 주미 타이완대표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타이완은 세계 최초로 미국이 향후 부과할 가능성 있는 (무역확장법) 232조 관세에 대해 상대적으로 완전한, 최혜국 대우를 얻었다"며 "미국이 타이완을 중요한 반도체 전략 파트너로 본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습니다.
미국과 타이완은 작년부터 이어진 관세 협상을 이날 마무리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부과한 상호관세율을 15%로 낮추고, TSMC 등 타이완의 반도체·기술 기업들이 미국에서 첨단 반도체·에너지·인공지능(AI) 생산·혁신 역량을 구축하고 확대하기 위해 2천500억 달러, 우리 돈 약 368조 원 규모의 신규 직접 투자를 하는 것이 골자입니다.
타이완 정부는 또, 최소 2천500억 달러 규모의 신용 보증을 제공해 타이완 기업의 대미(對美) 추가 투자를 촉진하는 한편, 미국에서 완전한 반도체 공급망과 생태계를 구축·확대하는 것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앞서 한국은 3천500억 달러, 우리돈으로 약 516조 원 규모, 일본은 5천500억 달러, 우리 돈 약 810조 원 어치의 대미 투자를 조건으로 각각 25%이던 상호관세를 15%로 낮춘 바 있습니다.
타이완의 경우 투자와 신용 보증을 합친 총액은 5천억 달러인데, 세부적인 조건은 이번 발표에 담기지 않았습니다.
타이완 행정원은 이날 보도자료에서 미국과의 관세 협상 결과 ▲ 상호관세율 15%로 인하(최혜국 대우 관세를 추가 중복 적용하지 않음) ▲ 반도체 및 반도체 파생품 등에 232조 관세 최혜국 대우 적용 ▲ 공급망 투자 협력 확대 ▲ 타이완-미국 AI 전략 파트너십 심화 등 여러 협상 목표를 달성했다고 발표했습니다.
타이완 매체와 전문가는 협상 결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한편, 총 대미 투자액이 '5천억 달러'는 아닐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타이완의 국책연구기관인 중화경제연구원 롄셴밍 원장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언론 보도를 보면 '타이완이 5천억 달러 투자를 약속했다'고 하는데, 기업의 직접 투자 2천500억 달러와 정부의 신용 보증 2천500억 달러는 상호 배타적인 것이 아니다"라며 "두 금액을 합쳐 5천억 달러에 달한다는 의미가 결코 아니다"라고 했습니다.
롄 원장은 "물론 투자가 순조롭게 이뤄진다면 투자 총액은 당연히 2천500억 달러를 넘을 가능성이 있지만, 5천억 달러 투자를 약속한 것은 아니다"라며 "발표된 투자 합의 내용을 보면 정부의 일부 합의는 일본·한국·유럽보다 낫다"고 논평했습니다.
그는 이날 합의된 타이완 기업 대미 직접 투자액 2천500억 달러는 TSMC가 이미 약속한 대미 투자액 1천650억 달러, 우리돈 약 243조 원 규모에서 850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125조 원 어치로 늘어난 것이고, 어느 기업이 투자에 나설지와 언제 투자할지 등은 명시되지 않았다고 짚었습니다.
반면 미국 싱크탱크 허드슨연구소의 라일리 월터스 선임연구원은 타이완 중앙통신사 인터뷰에서 "TSMC 같은 타이완 기업이 2천500억 달러의 직접 투자를 하고, 여기에 더해 타이완 정부가 2천500억 달러의 신용 보증을 하면 총 5천억 달러가 타이완에서 미국으로 신규 투자되는 것"이라며 "일본이 5천500억 달러, 한국이 3천500억 달러의 투자를 약속한 것에 비해 타이완의 투자액은 굉장하다"고 말했습니다.
월터스 연구원은 "타이완 기업은 점차 미국 경제에 없어서는 안 되는 일부가 될 것"이라며, 이런 방대한 투자 선언은 필연적으로 타이완 내부 일부 인사에게 타이완 산업 안보에 공백이 발생할 것이라는 불안을 야기하겠지만 타이완 현지 생산 능력은 유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중앙통신은 전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