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뉴스

뉴스 > 정치

이 전직 대통령은 재평가되어야 한다? '백전노장'의 선택 [스프]

심영구 기자

입력 : 2026.01.14 09:00|수정 : 2026.01.14 09:00

[지식의 발견] EP.2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


스프 핵심요약

김종인 전 위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해 계엄 선포와 탄핵 등으로 업적이 전무해 가장 형편없는 대통령으로 지적하며, 후보 시절부터 보인 정직하지 못한 태도와 약속 위반이 실패의 결정적 요인이라 분석했습니다.

전직 대통령에 대해선 노태우 전 대통령은 북방 정책을 통해 경제 영토를 넓혔고, 1992년 중국과의 수교는 IMF 극복에 효과적으로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습니다.

또한 대통령들이 실패한 공통된 이유는 권력·재물에 대한 탐욕과 시대 변화에 적응을 못한 것이라 지적했습니다.

Q. 지난해 말 발표된 갤럽 여론 조사에서 가장 잘못한 일을 많이 한 대통령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이 꼽혔더라고요. 당연한 결과라고 봐야 될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은 2년 반 가까이 대통령 노릇을 했는데 한 게 아무것도 없어요. 게다가 마지막에 계엄을 선포해서 탄핵을 받게 됐기 때문에, 아무런 업적이 없다 보니 가장 형편없는 대통령으로 지적될 수밖에 없는 거죠.

Q. 윤석열 전 대통령 때문에 사과를 하신 모습을 여러 번 봤고, 최근에도 하셨던 것 같아요.

왜 사과를 했냐면, 국민의힘 이름도 만들어 놓고 서울시장 보궐선거까지 하고 나왔는데 그다음에 실시될 대통령 선거에 대통령 감이 있느냐에 대해서 상당히 고민을 했어요. 당내에 대통령감이 될 만한 인물이 전혀 보이질 않아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당이 대통령 후보를 안 낼 수도 없는데.

그 당시 우연치도 않게 2021년 2월 여론조사를 보니까 당시 검찰총장이던 윤석열 씨가 굉장히 앞서가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어요. 경우에 따라서 이런 사람을 옹립해서 후보로 만들 수 있지 않겠느냐, 이렇게 생각해서 윤석열 검찰총장이 별의 순간을 잡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던 거예요. 그래서 결국 별의 순간을 잡을 수도 있겠다고 했는데, 그것이 계기가 돼서 진짜 대통령 후보가 되지 않았어요? 그런데 결국 성공을 못 했기 때문에 내가 한 말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할 수밖에 없지 않았나.

Q. 윤석열 전 대통령은 사실 제대로 된 국민에 대한 사과를 아직까지 안 했는데, 위원장님이 오히려 여러 번 하신.

윤석열 전 대통령은 아직까지도 정직하지 않은 것 같아요. 내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처음 후보 시절에 자주 만나서 얘기도 해 봤고 후보가 된 직후에 변하는 과정도 제대로 관찰해 봤는데, 후보가 되기 전에 사실 나와 약속한 게 있어요. 그런데 후보가 막상 되고 나니까 태도가 확 변해버리는 거예요. 선거대책위원회를 구성하는 과정에서 나와 상당히 의견 차이가 있어서 내가 사실 선거대책위원회에 안 들어가려고 했던 거예요.

옥신각신 한 달쯤 버티다가 하도 주변 사람들이 선대위를 맡지 않으면 안 되겠다고 해서 한 달쯤 해보니까, 선거를 그런 식으로 하면 할 수 없을 것 같아요. 그래서 내가 선대위를 해체하고 새로 편성하자. 선대위를 구성하는 과정에서부터 나와 의견이 맞지 않아서 결국 한 달 후에 헤어지게 될 수밖에 없는 거죠.

Q. 헤어지게 됐던 결정적 계기로 알려진 게, 위원장님이 윤석열 당시 후보에게 '연기만 잘하면 된다'.

오죽하면 그 얘기를 했겠어요? 내가 한 달 동안 선거운동 하는 걸 보니까 선거대책위원회 안에 후보 비서실을 만들어서, 후보 비서실을 데리고 후보가 선거운동을 하는 거예요. 그러니까 선거대책위원회가 실질적인 기능을 할 수가 없어요. 그래서 내가 선거대책위원회를 개편하고 제발 좀 해 주는 대로만 연기를 하는 게 좋겠다, 이렇게 얘기를 했던 거예요.

Q. 윤석열 전 대통령도 그렇고 김건희 씨도 그렇고, 위원장님이 상당히 일찌감치 '좀 이상하다' 이런 느낌을 받으셨던 것 같아요.

내가 보니까 후보가 되자마자 태도가 확 변했기 때문에 '이분하고 같이 일을 하기가 힘들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었던 거예요.

Q. 그러면 그때 이미 '대통령이 되면 위험할 것 같은데' 이런...

헤어지는 순간에 내가 딱 어떤 생각을 가졌냐 하면 '이 대통령도 성공하기는 힘들겠다'. 왜냐하면 선대위를 구성하고 진행하는 과정 속에서 사람이 약속을 안 지키는 거예요. 그러니까 정직성이 없는 거지.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재평가 시간도 올까?
내가 보기에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평가가 좋아질 수 없어요. 예를 들어서 윤석열 전 대통령이 어느 분야에서 특별한 일을 한 게 아무것도 없잖아요.

Q. 본인의 발언을 들으면, 시간이 지나고 본인이 역사가 되면 달라질 거라는 기대를.

내가 보기에는 그건 국민을 모르는 소리니 절대로 바꿔주지 않을 겁니다.


재평가 필요한 전직 대통령 있나?
내가 보기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 이후에 새롭게 평가를 할 수 있는 대통령이 없다고 봐요.

Q. 없고, 그럼 그 이전으로 한번 올라가 볼게요.

그 이전 대통령은 평판에 비해서 한 일이 많이 있다. 예를 들어 노태우 전 대통령도 별로 인기는 없는 사람이에요. 그러나 외교적으로는 북방 정책을 해서 우리나라의 경제 영토를 넓혀서 선진국이 빨리 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줬던 사람이다.
김종인

Q. 서거 이후에 재평가 얘기가 좀 많이 나왔던 것 같아요.

학문적으로 연구한 사람들은 평가를 비교적 괜찮게 해요. 정치적으로 판단하는 사람들은 그걸 별로 대단하게 생각하지 않는 거죠. 한중 수교하는 과정에서 내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는데, 사실 대한민국 외교사에서 가장 성공적인 외교를 한 사람이 내가 보기에는 노태우 전 대통령이라고 생각해요. 우리는 미국에 의해서 8.15 이후에 건국이 됐기 때문에, 일방적으로 미국이 하는 대로만 따라가면 됐던 것이 우리나라 외교였어요. 외교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 게 사실은 노태우 전 대통령의 북방 정책에서 새로 생긴 거라고요.

Q. 본인의 어떤 큰 결심이 있었을까요?

북방 외교를 시작하게 된 게 뭐냐 하면, 우리나라가 분단국 아니에요? 북한 정권이 우리하고는 별로 얘기를 안 하려고 하니까 북한에 가장 영향력을 많이 행사할 수 있는 소련·중국과 수교를 해서 북한과 얘기할 수 있는 계기가 됐고, 그렇게 해서 1991년 남북 합의서가 이루어질 수 있었던 거죠.

Q. 중국과 수교를 한 게, 나중에 우리 경제가 어려웠을 때...

1992년 8월에 중국과 수교를 했는데 그 수교로 인해서, 솔직히 우리가 IMF를 극복하는 데 가장 효과적으로 역할을 한 것이 중국과의 관계에서 매년 국제수지 흑자를 200억 불 이상씩 만들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봐요.


'이명박근혜'보다 '박근혜·문재인'이다?
Q. 보통 보수 정권을 묶어서 '이명박근혜 정부'라고 많이 부르지 않았습니까? 비판의 뜻이 담겨 있긴 합니다만. 그런데 위원장님은 그것보다는 '박근혜·문재인 정부'가 더 맞다고 하셨어요.

박근혜 전 대통령이 보수를 좀 새로운 방향으로 끌고 가려고 처음에는 시도하지 않았어요? 경제민주화도 약속하고. 그런데 대통령이 돼서는 안 해버린 거예요. 보수가 시대 변화에 따라서 어느 정도 변화를 가져오려고 했어야 되는데 못 한 거죠. 그것이 내가 보기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 실패의 가장 큰 요인이라고 봐요.

Q. 경제민주화를 할 것처럼 했다가 당선되고 나서는 갑자기 창조 경제를. 제 느낌에는 위원장님이 굉장히 배신감을 느끼셨던 것 같아요.

내가 대통령도 모시고 일도 해 봤지만, 약속을 하면 약속을 지켜야 될 거 아니에요. 더구나 국민에게 철저하게 약속을 하고 그 약속을 안 지키니까 결국 성공할 수 없는 겁니다.

Q. 근데 문재인 전 대통령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 뭔가 비슷한 게 있어서 그렇게 묶으신 걸까요?

문재인 전 대통령도, 2016년 1월 당시는 민주당이 완전히 망가지려고 했던 시대예요. 안철수 탈당해서 국민의당 만들고 그렇게 나한테 와서 하도 사정을 해서 내가 민주당 비대위원장에 갔던 거 아니에요? 그래서 그때 총선에서 민주당이 호남 정당인데 호남은 안철수한테 다 뺏겨버리고 수도권에서 억지로 이겨서 그래도 1석 차이로 1당이 된 거 아닙니까?

Q. 그때 1당 될 거를 다 예상했던 건 아니었잖아요.

나는 내가 최대한도로 갔을 때 민주당의 의석수가 106석이에요. 그래서 내가 최소한도 106석은 확보를 한다고 한 거예요. 그러니까 정치평론가들이 다들 웃었다고. '80석도 안 될 텐데 무슨 106석이냐' 그러나 선거 결과에서 우리가 123석을 얻었잖아요. 수도권은 그때 완전히 민주당이 이긴 거예요. 민주당이 과거에는 호남 정당이라고 했는데, 20대 국회 선거로 인해서 수도권 정당이 된 거예요. 그 이후에 지금까지 상황이 지속되는 겁니다.

Q. 그때부터 수도권 정당이 된 거군요. 사실 그때 총선이 어떻게 보면 문재인 대통령 당선의 발판이 됐다고 봐야 되잖아요.

1당이 됐기 때문에 결국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을 받게 된 거 아니에요? 그 여파로 사실은 문재인이 대통령이 된 거죠. 문재인 전 대통령은 사실 코로나 사태로 인해서 비교적 쉽게 넘어간 정권이라고 봐요.

Q. 코로나가 처음에 터졌을 때만 해도 큰일 났다 했을 텐데 오히려 그것 때문에 좀 정권이 쉽게 넘어갔다. 국민들이 봤을 때 '힘을 모아서 정부를 도와줘야겠다'

코로나 사태라는 것이 국민에게 굉장히 큰 불안감을 주지 않았어요? 국민이 불안감을 갖게 되면 결국 믿는 게 정부밖에 없다. 그러니까 그 정부가 비교적 쉽게 넘어간 거죠.

Q. 가장 큰 과오는 어떤 부분에서 짚어야 될까요?

과오라고 하는 것은, 특별히 뭘 해결한 게 없어요.

Q. 사법 시스템에 대한 부분?

문재인 전 대통령 초기에 법원을 완전히 이상하게 만들어 버린 거예요. 그들이 초기에 생각하는 게 '어떻게 하면 장기 집권이 가능할까', 장기 집권을 가능하게 하려면 사법부를 장악하고 언론을 장악해야 되겠다는 착각에 빠진 거죠.

Q. 장기 집권을 위해서 그렇게 했다고요? 그때 그래서 개혁이란 이름으로 했었는데, 그게 위원장님이 보셨을 때는 개혁이 아니라...

개혁이 아니라 '내가 사법부를 장악하려면 어떻게 장악할 거냐. 사법부의 판사가 3천 명이 넘는데 그들의 머리를 어떻게 장악할 거냐. 판사는 법률과 양심에 의해 재판하게 돼 있는 사람들인데'. 그런데 이 사람들이 초기에는 대법원만 장악하면 된다고 착각을 한 거지요. 그래서 별로 실력도 갖추지 못한 사람을 대법원장을 만든 거 아니에요? (*김명수 전 대법원장)

Q. 문재인 전 대통령과는 어떤 계기로 멀어지셨던 건가요, 그때?

사실 문재인이라는 사람을 내가 잘 모르는데 아는 사람을 통해서 나를 찾아왔어요. 박근혜 전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통령이 처음에 대통령 경합을 하지 않았어요? 선거 막바지에 박근혜 전 대통령과 내가 경제민주화 관련해서 의견 차이가 있어서 불화가 있었던 게 밖으로 노출된 거예요. 문재인 당시 후보가 나를 찾아왔어요. 자신은 경제민주화를 제대로 할 테니까 자신을 도와달라고 하더라고요. 내가 '아무리 지금 박근혜 후보하고 이견이 있다 해도 나는 그런 짓을 못 한다'고 돌려보내버렸다고. 그러고 나서 결국 박근혜 후보가 당선된 거죠.

Q. 그런데 총선 때 다시 만나시고.

그래서 그다음에 총선이 다가오니까 민주당이 깨진 거 아니에요. 안철수가 탈당을 하고. 그러니까 또 날 찾아와서 3일 밤을, 새벽 2시까지 도와달라고 해서 내가 마지못해서, 한 당이 완전히 무너져버리면 한국 민주주의에 문제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응해서 비대위원장 자리를 맡았던 거라고요. 그래서 총선에서 1당이 되고 나니까 그다음에는 나한테 연락 한 번도 한 적이 없는 사람이에요.

Q. 총선 승리 이후에요? 연락이 한 번 없었다고요? 지금까지도?

지금까지도. 대통령들이 물론 자신의 임기 동안 나름대로 상당한 업적도 있긴 있어요. 그러나 최종적으로는 다 실패로 끝나버렸기 때문에, 내가 실패했다고 그러는데 실패 원인이 다 따로따로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요인이 뭐냐면, 우리가 경제 발전을 하면 경제 발전만 하는 게 아니에요. 경제 발전을 하면 사회 구조 자체가 변하고, 사회 구조 자체가 변하면 사람들이 변하게 돼 있어요. 그런데 그 변화에 정치가 제대로 적응을 하지 못하면 결국 실패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각자 개성이 있기 때문에, 대통령 되는 사람이 흔히 쉽게 넘어갈 수 있는 것이 권력에 대한 탐욕이 생겨나게 되고, 그와 함께 물질에 대한 탐욕이 생기게 된 거예요. 그런 과정에서 정치가 실패할 수밖에 없는 체험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봐요.

Q. 대통령들이 저마다 실패한 이유가 각각 있겠지만 굳이 공통점을 찾자면 권력·재물에 대한 탐욕.

그렇죠. 그리고 시대의 변화에 적응을 못 한 거죠.  
SBS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