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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블랙박스 먹통' 직전 75초간 조종실 대화 입수

전형우 기자

입력 : 2026.01.09 20:17|수정 : 2026.01.09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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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무안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사고 여객기의 블랙박스 분석 자료를 저희가 입수했습니다. 지금까지 공개되지 않았던 블랙박스에는, 조종사가 새 떼와 부딪힌 뒤 필사적으로 대응하던 당시 상황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조종사들의 대화 내용과 비행기록을 토대로 사고 당시 상황을 재구성했습니다.

먼저 전형우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2024년 12월 29일, 참사 여객기의 조종실 음성기록장치에는 당시 기장과 부기장의 대화가 고스란히 담겼습니다.

아침 8시 57분 34초, 기장이 "어디로 가냐"고 말하자 부기장이 "그러니까요"라고 답합니다.

기장이 "바꿔 빨리"라고 하자 부기장은 자동조종을 해제합니다.

[권보헌/극동대학교 항공안전관리학과 교수 : 오토 파일럿(자동조종)을 풀고 (수동) 조작을 준비하는 단계가 되겠습니다.]

무안공항에 착륙할 준비를 시작한 겁니다.

고도를 내리던 중 관제탑에서 조류 접근을 경고합니다.

21초 뒤 부기장이 새 떼를 발견하고 밑에 엄청 많다고 보고합니다.

사고조사위는 이때 활주로로 접근한 가창오리 떼 규모가 5만 마리에 이른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8시 58분 18초, 기장이 "안 되겠다"며 착륙을 포기하고, 2초 뒤 복행, 즉 다시 비행으로 전환하겠다고 알립니다.

하지만 복행 결정 6초 뒤인 8시 58분 26초, 음성기록에는 새와 부딪히는 소리가 담겼습니다.

[권보헌/극동대학교 항공안전관리학과 교수 : 조류가 충돌하면서 '퍽퍽퍽' 소리가 나고 항공기 돌아가는 팬에 손상이 가다 보니까 아마 진동과 소음이 이렇게 났을 겁니다.]

부기장은 기수를 올리라고 외쳤고, 8시 58분 35초에는 기장이 심각한 손상을 입었다고 선언하고, 비상 매뉴얼대로 조작을 시작합니다.

엔진 출력을 조절하는 스로틀을 수동으로 바꾼 뒤, 한쪽 엔진을 끄고 엔진 화재를 차단하기 위한 스위치까지 당기는데 15초가 걸렸습니다.

한쪽 엔진을 끄는 과정은 기장과 부기장의 상호 확인을 거치며 매뉴얼대로 진행된 것으로 보입니다.

[권보헌/극동대학교 항공안전관리학과 교수 : (엔진) 끌 때도 마찬가지로 확인을 받습니다 기장한테. 해당되는 엔진을 확인해주십시오. 기장이 마찬가지로 확인을 합니다.]

왼쪽 엔진이 꺼진 직후인 8시 58분 50초부터는 비행기 블랙박스가 모두 꺼졌습니다.

이 때문에 착륙을 하려다 상승하고 조류와 충돌하기까지 긴박했던 1분 15초는 기록에 담겼지만, 그 뒤 동체착륙 과정과 콘크리트 둔덕에 충돌하기까지는 기록에 남지 않았습니다.

관제탑 자료에는 블랙박스가 꺼진 6초 뒤 조종사가 긴급 신호인 '메이데이'를 세 차례 외쳤고, 4분이 지난 9시 2분 둔덕과 충돌하며 참사가 난 것으로 기록됐습니다.

(영상취재 : 이상학, 영상편집 : 우기정, 디자인 : 전유근, 자료제공 : 김소희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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