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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브닝 브리핑] 이혜훈 "부적합" 47%, "적합"의 3배…"똥·오줌 못 가리냐" 폭언

양만희 논설위원

입력 : 2026.01.09 17:25|수정 : 2026.01.09 17:36

이브닝브리핑 20260109 썸네일'자고 나면 새 의혹', '까도 까도 양파 의혹' 혹은 '눈덩이 의혹'라는 말이 어울릴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에 대해 '장관 후보자로서 부적합'이라는 응답이 47%를 기록한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적합'이라는 응답의 3배나 됩니다. 이 여론조사 결과를 중심으로 이혜훈 후보자에 대해 얘기해보겠습니다.

이번 여론조사는 한국갤럽이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만 18세 이상 천 명을 대상으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이용한 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했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입니다.

이혜훈, 예산처 장관으로 '적합' 47%, '부적합' 16%, '의견 유보' 37%

질문은 '이혜훈 씨가 기획예산처 장관으로 적합한 인물로 보는지' 여부를 묻는 것이었습니다. 응답자의 47%가 '적합하지 않다'고 답했고, '적합하다'는 16%, '의견 유보'는 37%로 나타났습니다.

응답자의 지지 정당별로 보면,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적합 의견은 5%에 그친 반면 부적합 의견은 68%나 됐습니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도 부적합 의견이 37%로, 적합 의견 28%보다 앞섰습니다.

지역별로 보면, 대부분 지역이 전국 단위 결과와 큰 차이가 없었지만 호남과 대구·경북은 차이가 있었습니다. 호남은 부적합 의견이 40%로 다른 권역보다 낮았고, 적합 의견은 23%로 다른 권역보다 높았습니다. 반면 대구·경북은 부적합 의견이 56%로 다른 권역보다 높았고, 적합 의견은 8%로 가장 낮았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명한 장관 후보자라는 정치적 요소가 다른 권역에 비해 응답에 많이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갤럽 조사 중, 적합 16%는 최저치...부적합 47%는 정호영 사례와 비슷

출처: 한국갤럽 홈페이지그런데 한국갤럽은 2013년부터 장관 후보자가 논란이 될 때 적합 여부를 묻는 여론조사를 했던 모양입니다. 한국갤럽이 제시한 결과를 보면, 이혜훈 후보자가 기록한 '적합하다' 16%가 조사가 실시된 후보자 5명 가운데 가장 낮은 수치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부적합하다' 47%는 문재인 정부 시절 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인사청문회 전후로 기록한 57%, 54%보다는 낮지만, 윤석열 정부 초기 자녀의 의대 편입학 논란 등의 사유로 자진 사퇴한 정호영 전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45%와 비슷한 수치입니다. 이혜훈 후보자에 대해 여론이 얼마나 심각하게 부정적으로 보는지 비교 지표가 될 것 같습니다.
이혜훈 후보자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 출근 모습 (지난달 29일(좌), 어제 (우))이혜훈 후보자가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것이 지난달 28일입니다. 이튿날인 29일부터 서울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해 왔습니다. 지명되던 순간부터 많은 정치적 논란이 있었지만, 출근 첫날 후보자의 표정은 매우 밝았습니다. 12.3 비상계엄을 옹호하고 윤석열 탄핵에 반대했던 이력이 문제가 되자, 이 후보자는 "내란은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불법적 행위"라며 180도 입장을 뒤집었습니다. 기본소득 같은 이재명 대통령의 보편적 복지 구상을 비판해 온 점에서 현 정부의 예산 주무 장관으로 부적격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이재명 정부의 국정 목표는 평생 경제를 공부하고 고민해 온 자신의 입장과 똑같다"며 비켜갔습니다. 이렇게 두 개의 큰 산을 넘는 듯했지만, 새해 첫 날부터 터진 '폭언 갑질' 고발과 영종도 땅 매입 의혹, 자녀들에 대한 편법 증여 의혹 등이 하루 한 건 꼴로 터져나왔고, 어제와 그제는 백억대 자산가인 이 후보자가 무주택자 자격으로 서울 서초구의 아파트를 분양 받았는데 결혼한 장남을 '미혼'인 것처럼 부양가족 수를 늘리는 방식으로 청약가점을 더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제가 SBS <8뉴스>를 검색해 보니, 1월 1일부터 하루 빼고 어제까지 매일 관련 보도가 이어졌습니다. 오늘 아침에는 <한국일보>가 이혜훈 후보자가 18대 국회의원 시절 통일교 관계자들로부터 후원금 최고액인 500만 원씩을 받았는데 통일교가 관련된 도시 개발 사업과 연관성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는 보도를 내놨습니다. 이 후보자가 과거에 보좌관에게 폭언하는 녹음 음성도 추가로 공개됐습니다. 1월 1일 폭언 녹음본이 폭로됐을 때 알려졌지만, 이 후보자는 본인이 관련된 언론 보도에 예민하다고 합니다.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이 오늘 공개한 녹음본은 후보자가 늦은 밤 보좌관에게 전화를 걸어 언론 모니터링에 관해 호통 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녹음 내용은 아래 영상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동영상
▲ 영상 출처: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실

이브닝 브리핑 편집용이브닝 브리핑 편집용이브닝 브리핑 편집용
▲ 1월 들어 제기된 폭로와 의혹

새해 벽두부터 하루가 멀다 하고 비리 의혹이 쏟아지는 양상은, 가히 '화수분'이라 할 만합니다. 의혹 가운데는 당국이 엄정하게 수사해야 할 대상들도 있습니다. 1월 1일 공개되자마자 이 후보자가 즉각 사죄하고 반성한다고 했던, 폭언 갑질에 대해 오늘 고발인이 조사를 받으면서 수사가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언론과 야당에서 제기하는 폭로와 의혹 가운데는 이 후보자의 과거 발언과는 상충하는 것들도 있어서 전형적인 '내로남불'이라는 비판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내각에 들어갈 각료로서, 고위 공직자로서 자격이 의심 받고 있습니다. 게다가 예산 담당 장관이라면 엄정하게 사심 없이 나라 곳간을 관리하는 자리인데, '아파트 부정 청약' 의혹을 받는 후보자가 과연 적합한 인사인지 심각하게 의문이 제기되고 있고, 오늘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는 그런 부정적 여론의 방증으로 보입니다.
서울시 이종배 의원, 이혜훈 후보자 고발 (지난 4일, 서울경찰청)

19일 인사청문회..해명 못하면서 버티기로 일관해선 안 돼

이재명 대통령은 '통합 인사'를 명분으로 국민의힘 출신인 이 후보자를 예산처 장관에 지명했습니다. 상대 정당의 인사를 내각에 포함시켜 성공을 거둔 사례가 거의 없기 때문에, 잘만 된다면 한국 정치와 행정에 큰 변화를 가져올 수도 있습니다. 상대 정당을 바라보고 대하는 시각이 너무나도 적대적으로 바뀌어 가는 지금 상황에서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하지만 당사자가 자격을 갖추지 못하였다면 공염불에 불과하게 됩니다. 이혜훈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오는 19일로 예정돼 있습니다. 앞으로 열흘이나 남았습니다. 그때까지 지금 추세대로 의혹이 추가로 제기되고 문제점이 더 도드라진다면 열흘은 마냥 버티기엔 너무나도 긴 기간입니다. 작심하고 이 후보자를 쓰겠다고 한 대통령 입장에서는 지명을 철회하는 데 선뜻 나서지 못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이 후보자가 스스로 물러날 때까지 기다리는 것도 국민들 입장에서는 피곤하고 화나는 일입니다. 여당인 민주당에서마저 자진 사퇴를 요구하는 국회의원이 또 나왔습니다. 장철민 의원에 이어 오늘은 김상욱 의원이 "후보자가 과락(科落)"이라며 공개적으로 사퇴를 요구했습니다. 이혜훈 후보자가 앞으로 제기된 의혹에 대해 선명하게 해명하지 못한다면, 그래서 국민이 후보자에게 일을 맡길 만하다고 고개를 끄덕이게 되지 않는다면, 다다음주 월요일인 인사청문회 때까지 임명 절차를 끌고 가는 것은 '통합 인사'의 선의마저 심각하게 훼손하는 일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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