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프 핵심요약
임직원 할인 혜택이 근로소득으로 규정되어, 시가의 20% 또는 연간 240만 원 중 높은 기준을 초과하는 할인액에 소득세가 부과됩니다.
자동차 등 할인 폭이 큰 혜택은 소득세율 구간을 높여 세금 부담이 급증할 수 있으므로, 본인의 과세표준 구간을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할인 혜택은 직원 본인 사용이 원칙이며, 대리 구매나 공동 명의의 경우 할인액 전액이 근로소득으로 과세될 수 있습니다. 또한 할인 구매한 고가 제품을 단기간 내 중고 판매할 경우 불이익을 받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직원들이 이른바 '엄친아, 엄친딸' 노릇을 톡톡히 할 수 있는 회사들이 있습니다. 빵빵한 직원 할인 제도를 갖춘, 아무래도 주로 대기업들이 해당되겠죠. 이를테면 대한항공에 다니는 아들 또는 며느리가 있다? 본인은 물론이고 아버지, 어머니, 시아버지, 시어머니 한 분당 항공권 비용 20만 원 정도만 쓰면 유럽, 미국 다 태워 보내드릴 수 있습니다. 혜택이 가족 이상으로 확장되는 경우도 현실적으로 많이 보게 됩니다.
삼성전자, LG전자 다니는 친척이나 친구한테 부탁해서 TV, 냉장고, 에어컨, 스탠바이미 싸게 장만해 보신 분들도 있을 겁니다. 그런데 이런 직원 할인 찬스, 2025년부터 주변에 베푸는 사람이나 부탁하는 사람이나 좀 따져봐야 할 문제가 생겼습니다. 좋은 회사에 다녀서 얻을 수 있는 큼직큼직한 할인 혜택들에 2025년부터 세금이 붙게 생겼다는 겁니다.
"각종 직원 할인 혜택을 월급을 그만큼 더 받은 걸로 봐야 할까?", "직원이 받아간 근로소득으로 볼 수 있을까? 그래서 소득세를 매길 항목일까, 아닐까?" 오래된 논쟁거리였습니다. 이게 2025년부터 확실하게 소득이 맞다고 정해진 거죠. 내가 다니는 회사나 계열사의 제품 또는 서비스에 대해서 내가 받을 수 있는 할인 혜택도 모두 근로소득이다라는 거죠.
각종 직원 할인 혜택, 근로소득으로 과세 대상!
그러니까 할인을 받을 때마다 세금을 얼마나 내면 되는지 기준을 정해주겠다는 건데요. 2025년의 소득에 대한 연말정산부터 적용되는 개정된 세법에 이 기준이 생겼습니다. 이 기준을 보고 앞으로 내가 다니는 회사에 직원 할인 찬스 얼마나 쓸지, 또는 직원 할인 좀 챙겨달라고 부탁을 좀 해도 될지 가늠해 볼 수 있겠죠.
일단 직원에게 파는 거라면 시장 가격의 20% 한도로 깎아주는 것까지는 세금을 물리지 않겠다는 게 개정 세법의 내용입니다. LG전자에 해당되는 얘기가 되겠습니다. LG전자 직원들은 자사 쇼핑몰에서 연간 1500만 원어치까지 할인된 가격으로 전자 제품을 살 수 있는데요. 직원 할인 폭도 20%가 넘지 않기 때문에 "바뀐 세법으로 인해서 우리 직원들이 세금을 더 낼 일은 없을 거예요"라고 얘기를 해 왔습니다.
엄격하게 따지자면 이렇게 20% 할인까지 세금을 물리지 않는다는 건 할인해서 산 물건을 직원 본인이 직접 쓸 때에 한해서입니다. '제가 쓸게요' 하고 엄마가 드리면 전부 다 세금을 물린다는 방침입니다.
자사 제품 할인을 20% 넘게 받았다면 그 할인에는 다 세금을 매긴다는 걸까요? 연봉으로 다 잡겠다는 걸까요? 그것도 일단은 아닙니다. 할인율과 관계없이 연간 240만 원까지는 역시 세금을 매기지 않기로 했습니다.
이를테면 의류 회사에서 만든 코트와 양복, 백화점에선 다 해서 2백만 원어치를 나는 직원이기 때문에 2025년 50% 할인을 받아서 샀다면 할인받은 금액은 1백만 원이겠죠. 240만 원보다 적으니까 할인 폭이 컸어도 세금을 물리지 않겠다, 즉 시가의 20% 또는 연간 240만 원, 이 두 가지 기준 중에서 더 큰 금액을 골라서 그 이상에 대해서는 세금을 매기기로 했습니다.
'직원 찬스'에 과세, 세금 폭탄 피하려면?
어떤 회사가 제일 영향을 많이 받을까요? 현대·기아차입니다. 현대·기아차 직원들은 대통령이 타는 차 G90을 제외한 자사의 모든 차량을 최대 30% 할인을 받아서 살 수 있죠. 신입사원이어도 생애 첫 차라면 23% 할인을 받을 수 있습니다.
최근 한국인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국산 차, 기아 쏘렌토로 한번 볼까요? 쏘렌토 최고급 사양 4500만 원짜리를 신입사원이 산다면요? 1천만 원 넘는 할인을 받아서 3천만 원 중반대에 키를 받을 수 있습니다. 2025년부터는 이렇게 할인받은 금액에서 시가의 20%인 900만 원은 빼고 이 선을 넘어가는 135만 원에 대해서는 세금을 내게 한다는 겁니다.
제네시스도 한번 뽑아볼까요? 8천만 원짜리 GV80을 2400만 원 할인받아서 살 수 있습니다. 이 중 800만 원에 대해서는 '당신은 이만큼 연봉을 더 받은 거나 마찬가지예요. 세금 냅시다' 이렇게 하겠다는 겁니다. 현대차 차장급의 연봉에서라면, 연말정산 이후 과세 표준이 크게 차이가 나기 때문에 단정 지어서 말씀드리기는 어렵지만 소득세가 300만 원 안팎씩 올라갈 수 있습니다.
특히 신경 써야 할 것, 내 연봉이 '소득세율 변동 구간'에 걸쳐 있다면요? 현대차 저연차 사원이라면 현실적으로 과세 표준이 8800만 원을 넘어가 버릴 것이냐 말 것이냐, 계산을 잘해 봐야 합니다. 차량 할인으로 이 구간을 넘어가 버리면 차값 할인받았다고 좋아했는데 거의 그만큼 또는 할인받은 돈보다 세금을 더 내게 되는 경우도 가능해집니다.
'직원 찬스' 잘못 썼다가 "배보다 배꼽 커져요"
2년에 한 번씩 차를 할인받아서 살 수 있는 직원들이 본인 명의로 차를 사서 부모님이나 고마운 분 타고 다니시라고 드리는 일은, 원래도 쉽지 않았지만 아예 막히게 됐다고 보면 됩니다. 부모님도 은근히 이거를 기대하시면 현대·기아차 다니는 아들 딸 마음이 좀 어려울 수 있습니다.
국세청이 바로 이런 걸 하면 안 된다, '본인 명의 차를 사서 부모님 타고 다니시게 하면 탈세로 보겠다' 이렇게 강력하게 경고를 내놨거든요. 차는 직원인 아들 명의로 사더라도 자동차 보험은 진짜 운전하는 본인 이름으로 들 수밖에 없을 텐데, 이런 게 걸리면 탈세라고 경고했습니다.
또 하나 잊어버리면 안 되는 게 있습니다. 직원 본인 이름으로만 차를 사야지, 부인이나 남편과의 공동 명의도 이제는 안 됩니다. 공동 명의로 차를 사면 할인받은 금액 전부에 대해서 그만큼 연봉이 올라간 걸로 쳐서 진짜 세금 폭탄을 떠안게 될 수도 있습니다. 연봉이 오르는 모양새가 되면 소득세만 오르는 게 아니라 건보료, 고용보험료, 국민연금 같은 것들 다 연동해서 오르죠. 세금만 커지는 게 아니라는 겁니다.
현대차·삼성전자 직원들, 세금 얼마나 늘까?
그렇다면 2025년부터 더 걷게 된 세금 얼마나 될까요? 한 국회의원이 추산한 바에 따르면 삼성전자 직원들은 2025년부터 연간 253만 원의 세금을 더 내야 될 거다. 이 밖에도 6대 대기업 직원들이 각각 연간 240만 원에서 수십만 원 정도씩 더 내게 될 거라고 추산한 적이 있습니다. 이렇게 해서 6대 대기업 직원들로부터 정부가 추가로 거둬들일 수 있는 금액이 4천억 원 정도가 될 거라는 겁니다.
삼성전자 직원들은 가전 할인 때문에 세금을 한 사람당 253만 원 정도 더 낼 수 있다? 추산이긴 합니다. 이제 아버님 댁에 에어컨 놔드리는 건 끝났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삼성전자는 직원들에게 소득세 더 나오는 만큼 돌려주기로 했습니다. 더 나온 세금을 내년 초에 돌려줄 테니까 그냥 사던 대로 사라는 게 삼성전자의 결정입니다.
단, 만약 삼성전자 다니는 친구를 통해서 산 최신 휴대폰을 2년이 지나기 전에 당근마켓 같은 데 올렸다가는 친구가 아주 곤란해질 수 있습니다. 직원 할인으로 산 고가의 전자제품은 2년 안에 시장에 나와선 안 됩니다.
'효도 끝판왕' 항공권 할인은?
효도 찬스의 최고봉, 항공권은 어떨까요? 대한항공에 다니는 직원들은 연간 수십 장의 항공권을 최대 90% 안팎씩 할인을 받아서 본인도 탈 수 있고 직계 가족들에게도 드릴 수 있죠.
정부의 입장은 확고했습니다. 시가 1~200만 원짜리 유럽 항공권으로 엄마 여행을 보내드렸다면 당신이 연봉을 더 받은 걸로 보겠다, 과세하겠다고 답변해 왔습니다. 본인이 쓴 항공권이 아니라면 전액 과세 대상이라는 겁니다.
직장인 지갑만 뚫어져라?
사실 이렇게 법이 바뀐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직원들이 자기네 회사 제품이라고 과도하게 할인 혜택을 받으면 결국 거기서 발생하는 비용은 누구에게 돌아갈까요? 이 회사들을 다니지 않는 사람들이 지불해야 하는 가격에 다 전가된다는 겁니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 보면 대한민국에서 제일 투명한 유리 지갑, 세금 매기기 제일 편리한 월급쟁이들의 지갑부터 털어가는구나, 이런 불만의 목소리도 나오고요.
대기업이 아니어도 이것저것 생활비에 보태 쓸 수 있는 복지 포인트, 복지 카드 나오는 회사들 많이 있습니다. 이 복지 포인트도 근로소득이니 세금도 매겨야 하고 건강보험료 계산하는 데도 포함시켜야 한다, 2025년 초에 대법원 판결이 나왔습니다. 민간 기업은 법이 땅땅 이렇게 못을 박았는데요. 공무원들이 쓰는 복지 포인트는 여전히 이른바 물건비로 봐서 소득이 아니라고 봅니다. 민간 직장인들처럼 복지 포인트로 의료비도 쓰고 호텔도 예약하고 쓰임새는 똑같은데, 공무원들의 복지 포인트는 소득이 아니고 물건비라는 겁니다.
아무튼 민간 직장인들의 유리지갑만 다들 점점점 더 열심히 들여다보는 것 같은 느낌은 좀 있죠. 우리가 알아둬야 하는 건, '직원 할인을 받아서 비싼 가전, 자동차 사면 2년 안에는 되팔지 말자, 옷 같은 것도 1년 안에는 당근에 내놓지 말자'입니다. 내가 할인받는 금액이 많이 큰 것 같으면 과세 표준의 층이 바뀌는 구간에 걸려 있는지 확인을 해 봐야 합니다.
(취재 : 신정은, 영상취재 : 주용진, 영상편집 : 채지원, 디자인 : 이수민, 제작 :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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