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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효 수원 신임 감독 "선수들 마인드부터 바꿀 것"

홍석준 기자

입력 : 2026.01.02 18:32|수정 : 2026.01.02 18:32


▲ 프로축구 K리그2 수원 삼성 블루윙즈 이정효 신임 감독이 2일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도이치오토월드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프로축구 K리그2 수원 삼성 지휘봉을 잡은 이정효(50) 감독이 취임 일성으로 선수들의 자세와 태도부터 바꿔놓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이정효 감독은 오늘(2일) 경기도 수원 도이치오토월드에서 취임 기자회견을 하고 수원 사령탑으로 첫발을 뗐습니다.

수원은 지난해 12월 24일 변성환 전 감독의 후임으로 이 감독을 구단 제11대 사령탑에 선임했습니다.

이 감독은 먼저 "역사와 전통을 가진 수원 삼성에서 저를 선택해주셔서 큰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고는 기자회견에 앞서 자신과 새 시즌을 함께 할 코치진을 한 명 한 명 불러 소개한 것에 구단 프런트에 감사 인사도 했습니다.

스태프들에 대한 이런 세심한 배려 등으로 자신이 수원을 선택했다고도 밝힌 이 감독은 "수원이 원하는 큰 목표와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이 감독은 밖에서 지켜본 수원과 관련한 질문에 "제가 처한 현실과 제가 하고자 하는 축구로 너무 바빠서 볼 겨를이 없었다"면서 "지난해 12월 3일과 7일 (제주 SK와의 승강 플레이오프) 경기는 유심히 봤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축구에 관한 경기 운영보다는 선수들의 마인드, 프로의식부터 저와 조금 다른 것 같아서 선수들과 소통하며 바꿔놓고 싶었다"며 "프로의식, 훈련 태도나 생활 방식, 그리고 경기장을 찾아와주시는 팬들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등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했다"고 수원 선수들을 향해 묵직한 메시지를 던졌습니다.

이 감독은 오늘 수원 선수들도 처음 만났습니다.

선수들에게 한 말을 묻자 "'우리는 하나'라고 했다"고 전했습니다.

하루를 시작할 때 서로 얼굴을 마주 보고 눈을 맞추면서 주먹을 부딪치는 인사법을 알려줬다고 했습니다.

이 감독은 K리그 무대에서 꾸준한 성과를 내면서 전술 능력과 강력한 리더십을 검증받은 지도자입니다.

특히 2022년 K리그2에 있던 광주FC 감독으로 부임해 역대 최다 승점(86점)으로 우승하며 K리그1 승격을 이룬 이 감독은 이후 시민 구단의 재정적 한계에도 광주의 창단 첫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진출 및 시민 구단 최초 8강 진출(2024-2025시즌)에 이어 2025 하나은행 코리아컵 준우승 등 성과를 내왔습니다.

그런 그가 다시 2부 리그 팀 지휘봉을 잡게 됐습니다.

이 감독은 "1부, 2부는 중요하지 않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구단의 투자도 제가 하기 나름이고, 제가 얼마나 좋은 성과를 내고 어떤 축구를 하는지 보여준다면 투자는 따라올 것"이라며 "지금도 선수 영입을 하고 있는데 구단에서도 많이 도와주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목표가 상당히 크지만 부담을 느끼기보다는 그 목표에 부합하기 위해 신나게 해볼 생각"이라고 각오를 드러냈습니다.

'삼성맨'이 된 이 감독은 "(쓰고 있던 휴대전화를) '아이폰'에서 당연히 '갤럭시' 로 바꾸겠다"며 웃어 보이기도 했습니다.

'큰 목표가 무엇인지'에 대한 물음에는 "1부든, 2부든 목표는 당연히 같다. 다만 여기서 우승, K리그1 승격,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출전 및 우승 등 거창하게 얘기하고 싶지는 않다"면서 "무엇보다 과정이 중요하다"고 답했습니다.

그는 "당장의 목표를 물어보신다면 올 시즌 K리그2 개막전이라고 말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K리그1 통산 네 차례 우승을 일군 수원은 2023년 최하위에 그쳐 창단 후 처음으로 2부 강등이라는 수모를 당했습니다.

2024년에는 K리그2에서 6위에 머물러 플레이오프(PO)에도 나서지 못했고, 지난해에는 인천 유나이티드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승강 PO에 진출했으나 K리그1 11위 제주에 져 2년 연속 1부 승격에 실패했습니다.

이 감독은 광주에서 처음 감독 생활을 시작할 때를 돌아보고는 "당시는 지금처럼 이렇게 많은 관심을 받지 못했다"면서 "지금 저에게 보여주시는 관심을 어떻게 하면 우리 선수들에게 가게 만들 수 있을까 계속 생각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이 감독은 지난해 코리아컵 결승전이 끝난 뒤 "축구에만 더 집중하고 싶다. 다시는 축구 외적인 환경에 쓸데없는 에너지를 쏟고 싶지 않다"고 했다는 일화도 소개했습니다.

이어 "저와의 그 약속을 지키고자 축구에만 몰두하려 한다"면서 "전화를 받지 않더라도 기분 나빠하지 말아 달라"고 기자들에게 미리 양해를 구하기도 했습니다.

이 감독은 올 시즌 목표를 한마디로 표현해 달라고 하자 자신이 제일 좋아하는 사자성어라면서 '귀 기울여 들으면 사람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는 의미의 '이청득심'(以聽得心)이라고 답했습니다.

이 감독은 '라이벌을 꼽아 달라'고 하자 "우리 팬들"이라고 했습니다.

그는 "팬들이 보내주시는 응원과 에너지가 저는 신나고 좋지만, 우리 선수들은 부담감을 느낀다고 들었다"면서 "그걸 선수들이 이겨내야 한다"고 이유를 댔습니다.

자신의 축구 인생을 바탕으로 '제2의 이정효'를 꿈꾸는 유능한 무명의 지도자들에게 조언도 건넸습니다.

그는 "지금도 제가 안 되기만을 바라는 이들이 많다. 명문 팀에 왔기에 아무래도 더 따가운 시선으로 지켜 볼 것"이라면서 "저는 하나하나 깨부수고 무너뜨리면서 전진할 것이다. 그런 제 모습을 보면서 능력 있는 지도자분들이 꿈을 키웠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또 "저는 선수 때 그렇게 이름을 날리지 않았다. 그렇다고 못하지도 않았는데 2%, 5%가 부족했다"면서 "제가 지도하는 선수들에게는 그 2%, 5%를 채워주고 싶다. 은퇴 후 저보다 한발이라도 앞서서 시작하게 만들고 싶다"는 바람도 곁들였습니다.

끝으로 "방어적이고 안정적인 인생보다는 도전적인 인생을 살아봤으면 한다. 실수해도 된다"면서 축구계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를 향한 메시지도 전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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