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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 서울 뚝섬 한강공원에 사람들이 하나둘씩 모여듭니다.
이들은 서로 일면식도 없는 사이로, 2025년의 마지막 날을 추억의 놀이 '경찰과 도둑'으로 장식하기 위해 모인 겁니다.
일명 '경도'로 불리는 '경찰과 도둑'은 경찰이 도둑을 잡으면 감옥으로 보내고 도둑은 서로를 풀어주며 도망치는 술래잡기 놀이입니다.
[어렸을 때 재밌게 했었는데 요즘 다시 한다고 해서.]
최근 SNS를 중심으로 '경찰과 도둑 하실 분'이라는 제목의 모임 글이 전국 각지에서 잇따르고 있습니다.
[홍상범/경도 모임 주최자: 세상 살기 각박한데 밖을 나와 처음 보는 사람들끼리 놀면 진짜 재밌겠다 생각했어요. 그리고 운동도 되니까. 연령대가 진짜 다양해요. 10대 20대 30대 그리고 40대들까지 나오는 분들이 있거든요. 최대 가입자 수가 2천 명이거든요. 일주일도 안 돼서 2천 명이 다 채워져서.]
SNS상에서 '경도'는 이미 놀이를 넘어 하나의 콘텐츠가 됐고, 댓글에는 우리 동네도 하자는 반응이 이어졌습니다.
MZ세대를 대표하는 래퍼 이영지도 '경도'할 사람을 모집하는 글을 올리자 연락이 폭주했다고 전했습니다.
이러한 대규모 오프라인 이벤트의 유행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정은우/마케팅 컨설턴트: 20년 전에 대학로에서 전 국민 술래잡기라는 걸 했었거든요. 10년 전에는 여의도 광장에서 솔로 대첩이라고 그래서 또 사람들끼리 대규모로 모여서 그리고 또 10년 만에 이게 생긴 거예요. 근데 흥미로운 현상이 뭐냐면 이게 늘 12월에만 있었다는 거예요. 추울 때만 오프라인에 모여서 낯선 사람들끼리 뭘 해보자고 하는 게 여기에서 발생하는 건데 이게 계절적인 요인이 작용을 하는 거죠. 누군가를 좀 만나고 싶다거나 아니면 그냥 외롭게 보내고 싶지 않다 이런 욕망들도 좀 작용을 하는 것 같아요.]
비대면 소통이 일상이 된 시대 속 '경찰과 도둑'은 요즘 세대가 관계를 맺는 또 하나의 방식이자, 실재하는 관계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가장 직관적인 만남의 장이라는 분석입니다.
[정은우/마케팅 컨설턴트: 디지털에서 사람들을 많이 만나는 서비스들이 너무 많잖아요. '내가 누군가를 오프라인으로 만나서 뭔가 마음도 열고 같이 이렇게 땀 흘리면서 즐길 수 있구나'라고 하는 어떤 그런 문화들 '스마트폰 너머에도 사람들이 살고 있구나'라고 느끼는 것도 굉장히 건강한 깨달음이라고 저는 생각을 하고요.]
(취재: 김예린 / 구성: 이서정(인턴) / 영상편집: 이현지 / 디자인: 이수민 / 제작: 모닝와이드3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