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뉴스

뉴스 > 정치

한중 외교장관 통화…이 대통령 방중 협력 공감 속 '발표 내용'엔 온도차

김혜영 기자

입력 : 2026.01.01 01:04|수정 : 2026.01.01 01:41

중국 왕이 외교부장 "일본 일부세력 역사 후퇴 시도..한국, 올바른 입장 취해야"


▲ 지난 9월 중국 베이징 댜오위타이국빈관에서 조현 외교부 장관(왼쪽)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조현 외교부 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어젯밤 전화 통화를 갖고, 오는 1월 4일로 예정된 이재명 대통령의 국빈 방중과 양국 현안을 논의했습니다.

오늘(1일) 새벽 배포된 한국 외교부 보도자료와 어젯밤 배포된 중국 외교부 보도자료에 따르면, 양측은 이 대통령의 이번 방중이 성공적으로 진행되도록 긴밀히 소통하자는 데 뜻을 같이했습니다.

특히 양측은 한중 관계가 회복과 개선 흐름에 들어섰다는 점을 공통적으로 언급하며, '한중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한층 발전시켜 나가기로 의견을 모았습니다.

다만, 구체적인 강조점과 언급 범위에서는 차이를 보였습니다.

중국 외교부 자료에 따르면, 왕이 부장은 "올해는 항일전쟁 승리 80주년"이라며 "일본의 일부 정치 세력이 역사 회귀를 시도하고 침략과 식민지 범죄를 미화하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 측이 역사와 국민에게 책임 있는 자세로 올바른 입장을 취하는 동시에, 대만 문제에서도 ‘하나의 중국’ 원칙을 확고히 지킬 것이라 믿는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중국이 최근 다카이치 일본 총리의 대만 관련 발언으로 중일 갈등이 악화한 가운데 이 대통령의 방중을 앞두고 한국에 '하나의 중국' 문제를 직설적으로 다시 거론하며 거듭 입장을 명확히 할 것을 요구한 것입니다. 

이에 대해 조현 장관은 "이 대통령이 대중 협력을 매우 중시하며 관계 발전에 전념하고 있다"고 답하고, "한국의 '하나의 중국' 입장은 변하지 않을 것"임을 확인했다고 중국 외교부는 전했습니다. 

한편, 한국 외교부는 이와 관련해선 보도자료에 '한반도와 동북아 지역 정세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하고, 역내 안정과 번영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고만 담았을 뿐 구체적인 발언은 반영하지 않았습니다.

한국 외교부 자료에 따르면, 양국 장관은 올해 한중 관계 발전 추세를 평가하고, 양국 모두의 새해 첫 국빈 정상외교 일정인 이번 국빈 방중의 성공을 위해 긴밀한 소통을 지속하기로 했습니다.

특히 '한중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의 전면적 복원 흐름을 공고히 하는 가운데 양국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성과를 거양할 수 있도록 면밀히 준비하기로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양국은 관계 개선이라는 큰 틀의 공감대는 확인했지만, 한국은 정상외교의 실무적 준비에 강조점을 둔 반면, 중국은 역사 문제와 대만 등 민감한 현안을 앞세워 한국의 확실한 지지를 요구하는 모양새를 취했습니다.

(사진=베이징특파원 공동취재, 연합뉴스)
SBS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