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뉴스

뉴스 > 사회

"보일러는 사치"…에너지 취약 계층 한숨 깊어져

입력 : 2025.12.31 17:18|수정 : 2025.12.31 17:18

동영상

<앵커>

에너지 취약계층의 겨울 난방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 '에너지 바우처' 제도가 시행되고 있는데요. 문제는 등윳값 등 에너지 구입 비용이 지난해보다는 증가했지만, 지원되는 에너지 바우처 금액은 오히려 줄었다는 점입니다.

권민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30년째 홀로 살고 있는 80대 주 모 어르신.

겨울이 되면서 난방비 걱정에 한숨이 깊어만 가고 있습니다.

최근 제주 지역 등윳값이 치솟으면서 보일러는 엄두도 못 내고, 전기장판으로만 겨울을 나고 있습니다.

[주○○/제주시 일도동 : 아껴야지 어떻게 해. 함부로 못 써. 기름 아끼려고 전기장판 쓰지. 기름이 비싸니까. 비싸니까 아껴서 추울 때만 틀어야지.]

12월 둘째 주 제주 지역 등윳값은 리터당 1천400원가량.

작년 같은 시기 1천333원이었던 것과 비교해 5%가량 올랐습니다.

하지만 에너지 취약계층에 지급되는 에너지바우처 금액은 오히려 줄었습니다.

올해 1인 세대에 대한 에너지 바우처 금액은 동절기와 하절기를 합쳐서 29만 5천200원.

작년 총 31만 200원보다 5%가량 줄어든 겁니다.

지역별로 등윳값이 크게 차이 나지만, 에너지 바우처 금액은 전국에 동일하게 지급된다는 점도 문제입니다.

현재 제주에서 등유 한 드럼, 200리터를 넣으려면 28만 원가량이 필요합니다.

등유 한 드럼만 넣어도, 동절기에만 에너지바우처의 95%가량을 사용하는 셈이 됩니다.

반면 등윳값이 낮은 전북 지역에서 한 드럼을 넣으면 25만 원가량이 필요한 것과 대비됩니다.

[김성건/제주자치도사회복지협의회 사무처장 : 연료비 상승에 비해서 바우처 금액이 적다는 문제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습니다. 연료비 인상과 연동해서 바우처 금액도 인상되는 제도 개선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고유가 행진으로 더욱 팍팍해진 취약계층의 삶.

깊어 가는 겨울만큼이나 에너지 취약계층의 시름은 커지고만 있습니다.

(영상취재 : 박주혁 JIBS)

JIBS 권민지
SBS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