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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해가 내려다보이는 깎아지른 절벽 아래로 울창한 나무들에 둘러싸인 건물이 보입니다.
바로 앞엔 푸른 바다가 펼쳐져 있고 야외 수영장과 헬기 착륙장도 갖추고 있습니다.
고급 리조트처럼 보이는 이 건물은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흑해 바닷가에 세워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초호화 비밀 궁전으로 추정됩니다.
영국 더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해 2월 사망한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가 세운 러시아 반부패재단 FBK는 최근 푸틴의 비밀 궁전을 조사했다며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 궁전은 원래 친러시아 성향인 빅토르 야누코비치 전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위해 지어졌습니다.
하지만 지난 2014년 야누코비치 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서 축출되고,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장악하면서 이 궁전의 소유권이 푸틴 대통령에게 넘어갔습니다.
이 과정에서 9천만 파운드, 우리 돈 약 1천7백억 원을 들여 대대적인 리모델링이 이뤄졌다고 FBK는 주장했습니다.
FBK에 따르면 이 궁전엔 푸틴이 이용하는 241제곱미터짜리 침실과 도금된 욕실이 있고, 종합병원 수준의 수술실, 독일과 핀란드산 최첨단 의료 장비가 갖춰져 있습니다.
특히 FBK는 궁전 안에 노화 방지를 위한 냉동 치료 시설까지 설치돼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FBK 관계자는 "주거 공간에 이런 장치를 설치하고 이용하는 사람은 푸틴 대통령뿐"이라며 영하 110도에 달하는 시설에서 노화 방지 치료를 받고 있을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그러면서 "푸틴 한 사람이 도대체 몇 개의 궁전을 갖고 있는 거냐"며 "지나친 사치에 구역질이 난다"고 지적했습니다.
크렘린궁은 이번 FBK 보고서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앞서 FBK는 지난 2021년에도 러시아 흑해 연안에 있는 10억 달러, 약 1조 4천억 원 규모의 '푸틴 궁전'을 폭로했습니다.
당시 크렘린궁은 푸틴 소유가 아니라며 폭로를 부인했지만, 관련 영상이 공개된 후 러시아 전역에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일어났습니다.
(취재: 김진우 / 영상편집: 나홍희 / 디자인: / 화면제공: 유튜브 Алексей Навальный / 제작: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