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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E, 사우디 예멘 공습 뒤 "예멘서 병력 철수"…정면충돌 피해

백운 기자

입력 : 2025.12.31 03:27|수정 : 2025.12.31 03:27


▲ 현지시간 30일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온 무기와 장갑차 수송물이라고 사우디 측이 설명하는 장면.

아랍에미리트(UAE)가 예멘에 주둔하는 병력을 모두 철수하겠다고 30일(현지시간) 밝혔습니다.

예멘 내전에서 정부군을 지원하는 사우디아라비아가 UAE의 지지를 받는 반대 세력을 최근 잇따라 공습하며 긴장이 고조됐으나, UAE가 정면충돌을 피한 셈입니다.

UAE 국영 WAM통신에 따르면 UAE 국방부는 성명에서 "예멘에 남아 있는 테러대응팀을 자체적으로 해체한다"고 밝혔습니다.

UAE 국방부는 2015년부터 예멘의 정통성 확립과 안보 달성을 위해 현지에 군을 파병했으며, 2019년 공식적인 임무가 종료된 이후로는 대테러 활동과 국제 파트너 협력을 위한 특수부대 일부 병력만 남았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이번 테러대응팀 해체가 "최근 상황 전개, 그리고 이것이 대테러 작전의 안전과 효율성에 미칠 수 있는 잠재적 영향을 고려한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에 사우디 내각은 "UAE가 STC 등 예멘 내 세력에 대한 군사·재정적 지원을 중단하기를 희망한다"는 입장을 냈다고 사우디 국영 SPA통신이 전했습니다.

사우디 내각은 "UAE가 (사우디와) 양국 사이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하기를 바란다"며 "사우디는 양국 관계를 강화하고자 한다"고 밝히는 등 UAE의 움직임을 수용하는 취지의 메시지를 냈습니다.

앞서 사우디는 지난 26일 예멘 분리주의 무장세력인 남부 과도위원회(STC)의 거점을 공습했으며, 이날도 예멘 무칼라 항구에 들어간 UAE 측 물자를 타격했습니다.

사우디는 예멘 정부군을, UAE는 과거 독립국이었던 남예멘의 부활을 추구하는 분리주의 세력인 STC를 지원해 왔습니다.

사우디 외교부는 이날 공습 직후 성명에서 "형제국 UAE가 STC에 압력을 가해 사우디 남부 국경지대에서 군사작전을 개시하도록 한 것에 유감"이라며 UAE가 24시간 내에 예멘에서 군대를 철수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이번 공습이 최근 석유 매장지인 예멘·사우디 국경 인근으로 활동을 확대한 STC와 그 뒷배인 UAE를 향한 경고임을 분명히 한 것입니다.

그러자 UAE 정부는 대변인 아프라 알하멜리는 "사우디 안보를 위협하거나 국경을 겨냥해 군사작전을 펴도록 예멘 측에 압력을 가했다는 주장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무칼라항에 무기가 하역됐다는 것도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습니다.

또 "UAE는 형제국인 사우디 왕국의 안보와 안정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표명한다"며 "사우디와 항상 긴밀한 협력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하는 등 대결로 나아갈 의사가 없음을 확실히 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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