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는 경매마저 '한파'...왜?
Q. 상담이 좀 들어오나요?
네, '오피스텔은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한 질문은 많이 있고요. 제가 가장 최근에 봤던 것 기준으로, 서울 아파트 경매 물건이 356건 정도 됐었습니다. 2023년도 주택 총조사 기준으로, 서울에 아파트가 191만 채 정도 됩니다. 191만 채 대비 356건은 약 0.013%, 현저하게 낮죠.
경기가 어렵고 대출 금리가 높아지고 있다면 경매 물건이 점점 늘어나야 되거든요. 그런데 적어도 서울 아파트에 있어서는 그런 현상이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일반 매매 시장에서 가격이 떨어지지 않는 이유 중 하나로 그런 것들을 볼 수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경매를 통해서 좋은 지역의 아파트를 싸게 살 수 있고 경매 물건이 많아지게 되면 매매 시장에서 덜 사게 될 거거든요. 근데 아주 적은 수의 숫자만 경매로 나오고 있다는 거죠. 경기는 어렵다고 하는데 정말 어려워서 대출을 감당하지 못하고 경매로 나와 있는 물건들이 서울 아파트 기준으로는 매일 400건이 채 안 된다는 거고요.
1년 전쯤 이 수치가 200건 정도였습니다. 200건이었던 게 400건 이하로 늘어났다는 거니까 거의 없다고 보는 게 맞아요. 빌라는 10배 정도 많은 상황이고요. 지방 도시 아파트 수는 조금 더 적은데 경매 물건은 비슷하거나 더 많습니다. 그러니까 더 높은 비율로 시장에 나오고 있는 거죠.
Q. 대출을 감당하지 못하고 급매로도 안 팔려서 경매로 내놓는 건데, 그런 수요가 없다.
이런 표현이 조심스럽긴 하지만, 버틸 만하다.
Q. 버틸 만하거나, 버티면 더 오를 거라는 기대가 있어서.
정확히 그 부분이 작용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제 아파트 대신 오피스텔 사야 한다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파트에 대한 규제가 심해지고 오피스텔에 대한 전망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중하라는 의견을 드립니다. 오피스텔은 입지가 좋고 적은 가격에, 월세도 받을 수 있고 대출 규제도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보니까 수요가 생기는데, 신중했으면 좋겠습니다.
왜냐하면 오피스텔은 좋은 입지라도 가격 상승이 거의 없었다. 강남 같은 좋은 지역에 있더라도 수년간 월세를 따박따박 받아서 이득이 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받은 월세의 상당 부분은 소득세로 즉시 내야 되고요. 아파트였다면 가격이 계속 올라갔을 텐데 오피스텔은 가격이 거의 오르지 않는 경우가 많아서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거죠. 그런데 관심은 생기고 있는 것 같아요.
'10.15 대책' 이후 맞는 겨울...시장에 나타나는 기현상? 시차?
대책 이후 거래량은 줄어들고 있지만 여전히 일부 지역에서는 신고가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고, 정리해 보면 거래량은 감소하고 있는 중에 가격은 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막차 수요' 규제가 더 강해지기 전에 사야 되겠다는 현상도 평균 금액을 높이는 데 작용했을 것이고, 연초에 급격한 가격 상승이 있었던 이후에 6.27 대출 규제가 있고 나서 거래가 좀 줄었었습니다. 그 과정 중에 여전히 거래가 있었던 부분은 고가 주택들의 신고가 거래였었어요.
저가 주택들의 거래가 줄어들고 고가 주택의 신고가 거래가 일어나게 되면 실거래 기준 평균 가격은 당연히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부분이 같이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규제 효과' 지속 기간, 점점 더 짧아지고 있습니다
Q. 앞으로 서울, 경기 일부 투기과열 지역, 이른바 사람들이 관심 갖는 지역의 아파트 가격은 어떻게 될까요?
정책의 지속성, 학습 효과. 지금처럼 연달아서 나오는 규제가 있었던 때에 그 효과가 얼마만큼 지속이 됐는지 눈여겨볼 필요가 있습니다.
서울 기준, 2017년 8.2 대책이 나오고 나서 정책의 효과가 있었습니다. 거래량이 급감했었고요. 문제는 서울 아파트 기준으로 거래량이 훅 떨어졌다가 완만하게 살아나고, 규제 효과가 싹 사라지면서 올라갔던 게 5개월 정도 지속 됐었고요.
2018년 9.13 대책 때는 4개월 남짓 정도는 거래량이 줄어들고 가격 상승을 멈추는 효과가 있었습니다. 2020년 대책 때는 3개월 남짓 똑같은 효과가 있었고 그 뒤에 다시 오르는 현상이 있었고, 2020년 7.10 대책 역시 3개월 정도 효과가 있었고요.
올해 6월에 대출 규제가 나왔을 때, 2개월 동안 거래량이 감소했다가 다시 거래량과 가격이 상승하고 있거든요. 2~5개월 동안의 효과밖에 없다는 것은 과거 사례에서 명확한 것 같습니다.
규제가 더 세게 나온다고 하더라도 상승세를 멈춰놓은 것까지는 끌고 왔다고 볼 수 있는데, 이게 지속 가능하도록 추가적인 무언가가 있을 수 있느냐? 즉 집값이 안정될 수 있겠다는 심리를 이끌어낼 수 있는지. 정책이나 추가적인 내용을 통해서 그런 심리를 안착시킬 수 있는지가 관건이 될 것 같고, 아직까지는 그 정도에 이르지 못한 상황으로 보입니다.
무주택자·실수요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사세요"
Q. 무주택자나 실수요자 측면에서 조언?
무주택자, 실소유자는 여력이 되는 범위 내에서 지금 사라고 말씀드려요. 지금 안 사고 잠깐 안정이 되고 있다면 효과가 조금 더 지속될 수도 있어요. 조금 기다리면 조금 더 싸게 살 수 있는 타이밍을 잡아서 몇천만 원 싸게 살 수 있는 기회가 되는 것도 사실이거든요. 그런데 문제는 그걸 맞춰서 사려고 하면, 떨어지기 시작하면 더 떨어질까 봐 못 사는 상황이 되는 거고요.
떨어졌다가 반등하는 시점에서 사려고 하면, 내가 원하는 지역의 물건이 종전보다 확 줄어들어 있는 겁니다. 그러면 그 조건에 맞춰서 사려고 했던 기회가 날아가 버려서 결국 또 시기를 놓치게 됩니다.
많은 분들이 타이밍을 재서, 마치 주식 시장 같이 '무릎에서 올라가면서 어깨 전에' 이렇게 생각하는데, 적어도 주거의 경우에는 그렇게 판단하면 안 되기 때문에, 그 타이밍은 전문가도 못 맞추니까 여력이 되는 범위 내에서 무리하지 않는 상태라면 그냥 사는 게 맞습니다.
내가 대출을 어느 정도까지 감당할 수 있는지를 판단하는 게 시장의 타이밍을 맞추시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하고요. 어차피 더 받으려고 해도 일정 수준 이상 대출을 안 해주고 있죠. 이 부분이 또 중요한 포인트인 것 같습니다.
Q. 금리 등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부분들도 있을까요?
당연히 영향을 받을 수 있고요. 최근 환율 등 여러 가지 요건들 때문에, 그리고 집값이 안정화되지 않다 보니까 금리 인하의 기대감이 사라지게 되면서 시장 금리는 주택 담보 대출 기준으로 조금씩 올라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요. 이게 늘어나게 되면 경매로 물건이 늘어날 개연성은 있겠죠.
그러면 금리가 떨어지면 집값은 올라가고 금리가 올라가면 집값은 떨어지고, 이렇게 움직이느냐? 이렇게 1 대 1로 매칭되지 않아요. 기저에서 움직일 뿐인 거죠. 전반적으로 금리가 낮은 추세면 금리가 그때 올랐다 하더라도 가격은 오히려 같이 더 오르는 경우도 있고, 결국 타이밍의 문제거든요. 그래서 부동산에서 금리 변수는 기저 효과 정도, 시장 상황은 어려운 건 맞는 것 같습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