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담 결과 설명하는 트럼프-젤렌스키 대통령
미국과 우크라이나 정상이 2025년 말미에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대면 협상을 개최한 뒤 일부 진전이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침략국인 러시아가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 영토를 할양하는 문제 등 '핵심 쟁점'을 둘러싼 결정적 돌파구는 마련되지 않은 가운데, 전쟁은 햇수로 5년째에 접어들게 됐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8일(현지 시간)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2시간 반 동안 회담한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회담 결과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각각 내놓았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회담과, 회담을 전후로 자신이 러시아 및 유럽 정상과 전화로 소통한 데 대해 "우리는 전쟁 종식에서 많은 진전을 이뤘다"고 평가했고, 젤렌스키 대통령도 "수 주동안 미국과 우크라이나팀이 이룬 진전에 감사한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전 협상이 "정말로 잘 되면 아마 몇 주 안에" 타결될 것이나 "정말로 나쁘게 되면 (종전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뒤 "몇 주 안에 우리는 어느 쪽인지 알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종전 협상이 합의까지 얼마나 가까이 왔느냐는 질문에 "그 어느 때보다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입장이) 가까워졌다"며 95% 정도라고 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종전 협상의 최대 난제로 꼽히는 돈바스 지역 등 영토 문제에 대해선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며 "반드시 해결해야 할 사안"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동부 도네츠크에서 완전히 군대를 철수하고 돈바스 지역 영토를 할양하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반면 우크라이나는 현재 전선에서 전투를 중단하기를 원합니다.
미국은 양측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자 우크라이나가 일부 통제하는 도네츠크에 비무장지대와 자유경제구역 조성을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 측이 제시한 돈바스 영토 문제의 절충안인 자유경제구역 조성 및 구획에 대해 질문받자 "아직 해결되진 않았지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입장이) 많이 접근했다"며 "매우 어려운 문제지만, 해결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다른 쟁점인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에 대해선 "푸틴 대통령이 실제로 그것을 가동하기 위해 우크라이나와 함께 일하고 있다"며 "그런 점에서 그는 매우 협조적"이라고 소개했습니다.
자포리자 원전에 대해 미국은 우크라이나와 미국, 러시아가 공동으로 기업을 설립해 동등한 지분을 보유하며 미국이 최고경영자 역할을 하는 방식을 원합니다.
반면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자포리자 원전 운영에 개입해선 안 된다는 입장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에 앞서 진행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통화를 소개하면서 "러시아도 우크라이나 재건을 도울 것"이라며 "에너지, 전기, 그리고 다른 것들을 싼값에 제공하는 것도 포함된다"고 전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회담에서 "20개 조항의 평화안을 포함한 평화체제 구축의 거의 모든 측면을 논의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의 대우크라이나 안전 보장은 100% 합의됐다. 미국, 유럽의 대우크라이나 안전 보장은 거의 합의됐다. 군사적 차원에선 100%"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우크라이나가 공개한 종전안(평화안)은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유럽 국가들이 나토 조약의 집단방위 조항인 5조에 준하는 안보 보장을 우크라이나에 제공한다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우크라이나 안전 보장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이 큰 부분을 맡게 될 것"이라며 "그들은 바로 거기(우크라이나 인근)에 있다. 그러나 우리는 유럽을 100% 도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을 마친 뒤 유럽연합(EU)와 나토, 그리고 영국 · 프랑스 · 독일 · 이탈리아 · 노르웨이 · 핀란드 · 폴란드 정상과 통화해 회담 결과를 설명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