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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월요일 친절한 경제 한지연 기자 나와 있습니다. 한 기자 올해 금이랑 은 투자 인기가 굉장했어요.
<기자>
올해 특히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금과 은 같은 안전자산 쏠림 현상이 크게 나타났는데요.
금은 관련 지표들이 동시에 역대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먼저 금부터 보겠습니다.
5대 은행에서 올해 들어 이달 24일까지 판매된 골드바 금액이 6천800억 원에 육박했습니다.
통계가 집계된 2020년 이후 가장 많을 뿐 아니라, 작년 한 해 판매액과 비교하면 4배가 넘는 규모입니다.
중량 기준으로 보면 더 분명합니다.
국민, 신한, 하나, 우리은행 등 4대 은행에서 팔린 골드바가 올해만 3천700킬로그램이 넘어서요.
1년 전보다 약 2.7배 늘어나면서 역대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은 투자 증가세는 더 가파릅니다.
실버바를 취급하는 4대 은행의 올해 판매 금액이 306억 원을 넘겼는데, 작년에는 8억 원에도 못 미쳤습니다.
1년 사이에 판매 금액이 무려 38배로 불어난 겁니다.
금 실물뿐 아니라 금 가격에 연동해 예금처럼 투자하는 금통장 상품도 함께 늘었습니다.
신한은행의 금통장 상품을 보면, 계좌 수가 18만 7천 개를 넘었고, 잔액도 1조 3천억 원에 이르렀습니다.
이 역시 2003년 상품 출시 이후 가장 많은 수준입니다.
<앵커>
또 달러도 엄청 올랐죠?
<기자>
환율이 1천400원 원대에서 장기화되면서 달러도 관심을 모았는데요.
달러 예금 잔액이 4년 만에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5대 은행의 개인 달러 예금 잔액은 현재 127억 3천 달러 수준인데요.
작년 말보다 9억 달러 넘게 늘었고, 2021년 말 이후 가장 많은 규모입니다.
달러를 사는 방식도 과거와 달라졌습니다.
지난 24일, 외환 당국의 구두 개입 이후 원 달러 환율이 하루 만에 30원 넘게 떨어졌던 날이 있었잖아요.
이때 서울 강남의 한 은행 지점에서는 100달러 지폐가 모두 소진되기도 했습니다.
환율이 내려오자 개인 투자자들이 '지금이 기회'라고 판단하면서 원화를 달러로 바꾸는 환전이 짧은 시간에 몰린 겁니다.
실제로 한 은행에서는 하루 동안 7천 건이 넘는 환전이 이뤄졌고, 달러로는 1천400만 달러가 거래됐는데요.
전날과 비교해 하루 사이 환전 건수와 금액이 두 배로 치솟았습니다.
다른 은행에서도 하루 환전액이 전날보다 세 배 가까이 늘기도 했습니다.
은행권에서는 과거처럼 유학생이나 해외여행 수요 중심이 아니라, 요즘은 개인들이 투자 목적에서 달러를 사들이는 흐름이 뚜렷해졌다고 설명합니다.
<앵커>
요새 원화가 워낙 많이 풀려 있다 보니까 이런 자산 가격이 당분간 올라갈 거라는 전망이 많죠.
<기자>
금이나 은 같은 경우 관심 자체는 이어질 수 있지만 투자 비중과 방식에서 조절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특히 달러 같은 경우에는 단기 환차익보다 장기적 분산 관점에서 접근하라는 조언이 많습니다.
환율 전망을 보면 시각 차이가 분명합니다.
국제통화기금, IMF는 지난해 기준으로 원 달러 적정 환율을 1천330원 수준으로 봤습니다.
반면 해외 주요 투자은행 12곳이 제시한 전망을 보면, 앞으로 3개월, 6개월, 그리고 1년 뒤까지 원 달러 환율이 평균적으로 1천420원에서 1천440원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일부 투자은행은 내년에도 1천450원 안팎을 예상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전망을 감안하면, 전문가들은 달러 투자를 단기 환차익보다는 자산을 나누는 수단으로 보라고 조언하는데요.
구체적으로는 전체 자산의 10~20% 수준에서 달러 비중을 관리하는 게 현실적이라는 설명입니다.
금과 은 역시 미국의 금리 인하 기조가 이어질 경우 가격이 더 오를 가능성은 있지만, 특히 은은 금보다 거래량이 적고 가격 변동성이 큰 만큼 조정 가능성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금이나 달러에만 쏠리기보다는, 채권이나 주식과 함께 자산을 나눠 담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