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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참사로 남겨진 이들의 시간은 1년 전 그날에 멈췄습니다. 1년째 텐트 생활을 이어가거나, 트럭으로 전국을 다니며 1인 시위를 벌이는 유족도 있습니다.
유족들이 왜 공항을, 또 거리를 떠나지 못하고 있는지 전형우 기자가 동행 취재했습니다.
<기자>
1년 전 참사로 아내와 딸, 사위와 손주 2명까지 가족 5명을 한꺼번에 잃은 박인욱 씨.
사고 직후 설치된 무안공항 유가족 텐트에서 지금까지 생활하고 있습니다.
[박인욱/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족 : (공항) 안에 공기가 굉장히 건조하고, 코가 헐어서 코를 풀면 피가 섞여 나오고.]
텐트로 가져온 손자 침대에서 아침 6시 반이면 눈을 뜨는 박 씨는 매일 날짜를 고쳐 씁니다.
진상 규명이 될 때까지 몇 개월만 해보자고 시작한 텐트 생활이 지금까지 이어졌습니다.
[박인욱/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족 : 1년이 다 되도록 처음 들어온 그대로 똑같으니까 가질 못하지. (정부도 경찰도) 하나가 마음에 들게 일하는 데가 없어요.]
참사로 아내와 아들 2명을 잃은 김영헌 씨는 살던 집에서 나왔습니다.
[김영헌/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족 : 도저히 거기에서는 식구들 생각 때문에 못 살겠더라고요. 더 무너지기 전에 빨리 집이라도 옮겨서.]
검게 그을린 아내의 여권과 둘째 아들의 스마트워치는 영원히 간직하려 진공포장을 해뒀습니다.
[김영헌/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족 : (첫째가) 2년 전에 동생 생일이라고, 생일이라고 사준 거지.]
김 씨는 지난 10월부터 트럭으로 전국 곳곳을 돌며 1인 시위를 벌이고 있습니다.
참사로 처벌된 책임자는 아무도 없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서입니다.
[김영헌/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족 : 유가족의 가장 큰 치유는 사고 원인에 대한 명확한 규명하고, 책임자 처벌입니다.]
참사 원인을 수사 중인 경찰은 지금까지 44명을 입건했지만, 아직 구속하거나 송치한 사람은 없습니다.
1년이 지났지만, 소중한 가족을 떠나보낸 유족들의 몸과 마음은 그날에 멈춰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영환, 영상편집 : 안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