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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올해 한국 영화는 부진에 빠진 반면, 일본 영화는 한국 시장에서 역대 최고의 성적을 올렸습니다.
2025년 국내 영화 시장을 이주형 기자가 돌아봤습니다.
<기자>
'서편제' 같은 영화가 요즘 한국 영화계 분위기에서 다시 나올 수 있을까.
올해 일본에서는 가부키 소재의 영화가 나와 1천20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고 역대 일본 실사 영화 최고 흥행 기록을 갈아치웠습니다.
재일교포 이상일 감독이 연출한 영화 '국보'는 우리나라에서도 지난달 개봉해서 18만 관객을 모았습니다.
올해 한국 영화계 최고의 수확이라 일컬어지는 '세계의 주인'을 살짝 앞지른 겁니다.
[강상욱/일본 영화 전문 수입사 대표. '국보', '스즈메의 문단속' 등 수입 : 가부키를 정면으로 다룬 영화를 그 정도 제작비로(약 110억 원) 만든다는 것은 (일본에서는) 하나의 모험이자 도전이었던 게 들어맞은 거라고 생각합니다.]
지난해는 '파묘'와 '범죄도시4'가 쌍천만을 기록하며 시장을 이끌었는데, 올해 한국 영화 시장에 '천만 영화'는 없었습니다.
560만 명이 본 '좀비딸'이 올해 한국 영화 최고 흥행작.
흥행 10위 안에 한국 영화는 세 편밖에 없었고, 소재나 형식 면에서 큰 도전도 없었습니다.
연간 관객 수는 '아바타'와 '주토피아' 속편 덕분에 간신히 1억 명을 넘기긴 했지만, 코로나 팬데믹 시기 2년을 빼면 지난 20년래 가장 적은 관객 수입니다.
반면 일본 애니메이션 '귀멸의 칼날'이 흥행 2위에 오르고 '체인소맨'이 5위를 기록하면서 일본 영화의 관객 점유율은 15%대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습니다.
불과 5년 전만 해도 일본 영화 점유율은 1%대였습니다.
한국 영화계를 부러워하던 일본과, 우리의 상황은 뒤바뀌었습니다.
올해 칸 영화제 주요 부문에 한국 영화는 단 한 편도 부름 받지 못했고 일본 영화는 6편이 초청받았습니다.
일본 영화계가 부러워하던 '기생충의 시대'는 어디로 간 걸까요.
넷플릭스 제공·소니픽쳐스 제작 '케데헌'에 만족하면 되는 걸까요.
내년 설에는 류승완 감독이 '휴민트'로, 여름에는 나홍진 감독이 '곡성' 이후 10년 만의 신작 '호프'로 한국 상업영화의 부활을 선언하고 싶어 합니다.
(영상취재 : 신동환, 영상편집 : 정용화, 디자인 : 서승현, 화면제공 : 칸 국제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