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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공중화장실에 카메라…휴지 쓰려다가 기겁한 이유

권란 기자

입력 : 2025.12.27 20:30|수정 : 2025.12.27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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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 정부가 내년 3월부터는 휴대전화를 개통할 때 얼굴을 인증하도록 하겠다고 해서 찬반 논쟁이 뜨겁습니다. 편의성과 공공 안전 같은 이유로 이미 7~8년 전부터 안면 인식이 일상화된 중국에서는 문제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베이징 권란 특파원이 심층 취재했습니다.

<기자>

베이징 다싱 공항 탑승구, 모니터 앞에 서니 얼굴을 인식하고 좌석 번호를 안내합니다.

2017년 허난성 난양 공항을 시작으로, 베이징, 상하이, 선전, 시안 공항 등에서 비행기표 없이 얼굴로 탑승하고 있습니다.

난징 지하철역 개찰구.

위쳇, 알리페이 같은 결제 앱에 얼굴을 등록해 두면 현금이나 카드, 휴대전화 없이도 지하철 탑승이 가능합니다.

저희 SBS 베이징지국이 위치한 단지에서도 이렇게 안면 인식으로 출입이 가능합니다.

중국에서는 약 7~8년 전부터 이렇게 안면 인증이 일상화되고 있습니다.

오토바이 운전자가 빨간불에 교차로를 지나자, CCTV가 얼굴을 감지해 이름과 주소를 찾아냅니다.

도로 전광판마다 교통 위반자들의 정보가 낱낱이 공개됩니다.

지난 2018년 콘서트장에서 6만 관중 속 수배자를 찾아내는 등 치안 목적 안면 인식 기술은 놀라운 수준입니다.

다만, 남용 문제도 불거지고 있습니다.

중국 안면 인식 후 휴지를 받아가는 형식, 불편하다는 이용 후기까지
항저우시 공원의 공중화장실, 휴지를 많이 쓰는 걸 방지하겠다며 안면 인증을 하게 했는데, 불쾌하다는 사용자가 많습니다.

상하이 한 헬스장에서는 탈의실 보관함을 쓸 때 안면 인증을 하게 해 당국 조사까지 받았습니다.

[헬스장 이용객 : 씻고 옷을 갈아입는 사적인 공간에 카메라가 설치돼 있다는 게 정말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해요.]

개인정보 유출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시민 : 얼굴 정보를 팔아넘길 수도 있잖아요. 정식 관리·감독 체계 밖에서 이뤄지면 안면 정보는 매우 위험해지는 거죠.]

최근에는 AI 기술 발달로 사진 한 장으로도 눈과 입을 움직이게 할 수 있어서 진짜 사람 얼굴인지 검증하는 단계도 뚫릴 거라는 우려가 나옵니다.

중국 당국은 지난 6월 '안면 인식 안전 관리 규정'을 공식화하며 강제 사용 금지, 인터넷 전송 제한 등 규제를 강화했습니다.

하지만 중국의 안면 인식 시장 규모는 올해 10조 원으로 추정되는 등 이미 상당한 투자가 이뤄진 데다, 편의성과 공공 안전을 강조하며 안면 인증이 확산해 시민 불안감은 줄지 않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최덕현, 영상편집 : 남일, 영상출처 : 더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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