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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 휩싸인 시민들…"이것마저 털리면 끝" 안전성 논란

홍영재 기자

입력 : 2025.12.23 20:54|수정 : 2025.12.23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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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휴대전화를 개통할 때 본인 확인을 위해 얼굴을 인증하는 절차가 시범 도입됐습니다. 차명 휴대전화, 대포폰이나 보이스피싱을 막기 위한 조치라는데요. 하지만 최근에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워낙 많다 보니, 내 얼굴 정보마저 빠져나갈까 우려가 큽니다.

홍영재 기자의 리포트와 출연으로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휴대전화를 바꾸려는 가입자에게 없던 절차가 새로 생겼습니다.

[휴대전화 개통할 때 안면 인식을 처음 시행하는 날이라 안면 인식을 한번 하셔야 되거든요.]

통신 3사가 운영하는 인증 앱인 PASS를 통해 신분증 속 얼굴 사진을 촬영하고, 이어서 직접 자신의 얼굴을 좌우로 돌려 동일인이 맞는지 인증합니다.

오늘(23일)부터 43개 알뜰폰 회사의 비대면 개통, 통신 3사의 대면 개통 때 안면 인증을 의무화하도록 하는 제도가 시범 운영에 들어갔습니다.

보이스피싱 근절과 차명 휴대전화, 이른바 대포폰 개통을 막기 위한 조치입니다.

시범운영을 거쳐 내년 3월부터는 어떤 경우든 얼굴 인증을 해야 합니다.

쿠팡을 비롯해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시민들은 내 얼굴 정보마저 해커 손에 넘어갈까 걱정이 앞섭니다.

[이은지/서울 양천구 : 다른 계정 같은 거 가져가면 그냥 비밀번호만 바꾸면 됐는데 얼굴을 가져가면 뭐든 다 뚫리니까.]

[김시원/서울 양천구 : 간편하다는 긍정적인 부분도 있지만 한마디로 얼굴 하나만 있으면 되니까 너무 위험하다는….]

정부는 신분증 사진과 실제 얼굴을 비교만 할 뿐 얼굴 정보를 별도로 보관하지는 않는다고 해명했습니다.

[김준모/과학기술정보통신부 통신이용제도과장 : 그 시스템 내에서 있다가 이제 파기가 되는 겁니다. 그 순간 처리가 되는 순간.]

하지만 휴대전화로 촬영한 얼굴 정보가 네트워크를 거쳐 패스앱 서버와 오가는 과정은 안전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장항배/중앙대 산업보안학과 교수 : (신분증과 얼굴)형상이 동일한지를 프로세싱을 상당히 많이 하거든요. 그러려면 임시 저장을 안 할 수가 없고 네트워크 전송하는 과정상에서 유노출 가능성이….]

국회전자청원사이트에는 안면 인식 의무화에 반대하는 청원에 3만 8천 명 넘게 동의했습니다.

(영상취재 : 김학모·이한결, 영상편집 : 김병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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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제부 홍영재 기자 나와 있습니다. 

Q. 얼굴정보 유출 가능성 없나?

[홍영재 기자 : 정부가 패스 앱을 통해 촬영된 얼굴 사진 및 정보를 신분증 사진과 비교해서 동일인물인지 확인한 후 파기한다고 했는데, 그 순간을 노린 해커가 있을 수 있죠. 패스 앱을 운영하는 통신 3사의 설명은 이렇습니다. 촬영된 얼굴 사진을 네트워크망을 통해 서버로 보내기 전에 암호화를 하고 또 암호를 푸는 열쇠는 매번 새로 만든다는 거죠. 이론적으로는 얼굴 사진을 찍는 단말기와 서버를 동시에 해킹해서 암호 푸는 열쇠를 얻을 수 있는데, 휴대전화 개통 순간 실시간으로 공격해야 하는 거라 일반적인 해킹보다는 일어날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겁니다.]

Q. 홍채·지문 있는데 왜 얼굴 정보?

[홍영재 기자 : 홍채 정보나 지문같이 다른 생체 정보로 본인 인증을 하는 건 완전히 다른 차원의 문제가 됩니다. 제가 휴대전화를 개통한다면 이미 패스 앱 운영사가 제 홍채 정보를 가지고 있어야 비교가 된다는 얘기고요. 지문 정보의 경우 성인이라면 주민등록증 만들 때 등록하니까 정부가 가지고 있지만, 마찬가지로 이것 때문에 통신사에게 제 지문을 줄 수는 없는 노릇이죠.]

Q. 중국에서도 얼굴 인증했다 철회?

[홍영재 기자 : 맞습니다. 중국에서도 2019년부터 휴대전화 개통 시 안면 인식을 하는 절차를 도입했었는데요. 우리처럼 보이스피싱 등 통신 사기 근절이 그 명분이었습니다. 하지만 통신 사기는 없어지지 않았고, 유출된 얼굴 정보가 중국 온라인 플랫폼에서 굉장히 싼 가격에 팔리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결국 중국 정부도 한 발 물러서 통신사가 안면 인식을 강제할 수 없다고 규정을 바꿨습니다. 또 신분증 사진이 오래됐거나 성형 수술을 했을 경우 패스 앱이 얼굴 인식에 실패할 수도 있습니다. 정부는 이런 기술적 문제나 얼굴 정보 수집 등 여러 우려들을 반영해 내년 3월에 얼굴 인증을 전면 도입하겠다는 입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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