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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신의 아그네스'에서 '햄릿'까지, 1세대 연극 스타로 꼽히는 배우 윤석화 씨가 향년 69세로 별세했습니다.
연기와 연출을 넘나들며 활약한 고인의 삶을, 김수현 문화예술 전문기자가 돌아봤습니다.
<기자>
배우 윤석화 씨가 악성 뇌종양 투병 끝에 오늘(19일) 오전 세상을 떠났습니다.
향년 69세입니다.
CM송 가수로 사회생활을 시작해, 1975년 연극 '꿀맛'으로 무대에 데뷔했습니다.
1983년 직접 번역하고 출연한 연극 '신의 아그네스'가 10만 관객을 돌파하며 연극계가 낳은 첫 대중 스타로 떠올랐습니다.
TV 광고까지 찍을 정도였습니다.
[저도 사실은 부드러운 여자예요.]
'아가씨와 건달들', '명성황후' 등 뮤지컬에서도 두각을 나타냈고, 영화와 드라마에서도 활약했습니다.
1999년 공연예술 전문 월간지 '객석'을 인수해 13년간 발행인을 지냈고, 대학로에 소극장을 운영했으며, 공연 제작과 연출에서도 족적을 남겼습니다.
하지만 고향은 역시 연극 무대.
2007년 학력 위조 파문으로 스스로 활동을 중단했다가 복귀할 때 출세작인 '신의 아그네스'의 조연을 택했고,
[윤석화 (2008년 12월 SBS 인터뷰) : 오로지 연극만을 생각했고, 그것을 위해서 모든 것을 걸었던 이 작품에서 기적을 그리워하듯 그 자리로 돌아가고 싶었어요.]
2022년 연극 '햄릿'에서는 후배들에게 무대 전면을 내주고 앙상블 배우로 출연했습니다.
[윤석화 (2022년 '햄릿' 기자회견) : 이 친구들이 열심히 하는 것, 그 호흡만으로도 제가 같이 후배들과 하는 게 참 기뻐요.]
같은 해 10월 발병 사실을 알고 투병생활을 시작한 지 3년여, 2023년 손숙의 연극 '토카타'에 5분간 우정 출연한 것이 마지막 무대가 됐습니다.
[김성녀/배우 : 꿈도 많고 아직도 열정도 많고 연극계에 가장 재능 있는 별 하나를 너무 일찍 떠나보냈다라는 게….]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에는 문화예술계 인사들의 조문이 잇따랐습니다.
(영상취재 : 황인석, 영상편집 : 안여진, VJ : 오세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