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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 전자담배 전면 금지 추진…마약성 '좀비 담배' 확산 대응

조제행 기자

입력 : 2025.12.17 17:28|수정 : 2025.12.17 17:28


▲ 국가정보원 국제범죄정보센터(TCIC)가 말레이시아 마약범죄수사부(NCID)와 공조로 현지에서 압수한 합성마약 카트리지

동남아에서 마약류 성분이 함유된 불법 전자담배, 이른바 '좀비 담배'가 퍼지는 가운데 말레이시아 정부가 내년 말까지 전자담배 전면 금지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17일(현지시간) 현지 매체 스타에 따르면 줄케플리 아흐마드 말레이시아 보건부 장관은 전날 "우리가 전자담배를 금지할지 말지가 아니라 언제 금지할지가 문제"라면서 이같이 밝혔습니다.

줄케플리 장관은 필요한 규제·입법 절차가 완료되는 데 따라 내년 중반 또는 늦어도 내년 연말까지 이 같은 조치를 시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전자담배가 특히 정신 건강을 비롯한 공중 보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보건부가 정책을 최종 확정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약물 유발 정신질환 등 정신 건강 문제와 관련된 불순물 함유 전자담배, 합성물질 사용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전자담배 금지가 기존 보건정책, 말레이시아 의료협회 등 의료단체들이 제시한 권고사항과 일치하며 갑작스러운 방향 전환이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줄케플리 장관은 현 내각이 이전에 전국적인 전자담배 금지에 원칙적으로 합의한 바 있다면서 내년 초 이 사안을 내각에 제출할 방침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지난 9월 싱가포르는 마약성 전자담배 수입·유통 시 최대 징역 20년·태형 15대를 가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전자담배 관련 처벌을 크게 강화했습니다.

또 유해 성분이 없는 일반 전자담배 이용자도 3번째 적발되면 형사 기소하고 학생은 정학, 공무원은 최대 해임, 외국인은 여러 차례 적발 시 입국 금지 등 처벌하기로 했습니다.

싱가포르는 2018년 전자담배 사용 금지 발표에도 실제 단속은 약했지만, 지난 수년간 태국을 비롯한 동남아 일대에서 널리 퍼진 좀비 담배가 유입하자 이런 조치를 단행했습니다.

좀비 담배는 '제2의 프로포폴'로 불리는 전신마취유도제 에토미데이트 등 마약류를 함유, 이용자를 심각한 약물 남용으로 이끄는 관문으로 꼽힙니다.

국내에서도 지난 6월 에토미데이트 함유 전자담배를 국내에 대량 밀반입하려 한 싱가포르인 마약조직 총책 등을 국가정보원이 말레이시아 당국과 공조해 검거한 바 있습니다.

(사진=국정원 제공 자료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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