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대형 부동산업체 완커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에 놓인 중국 대형 부동산업체 완커(萬科·Vanke)가 채권자들을 상대로 20억 위안(약 4천200억 원) 규모의 채무 상환 기일 연장을 다시 추진합니다.
16일 중국 경제 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완커는 전날 만기가 도래한 회사채(22 완커 MTN004)와 관련해 수정된 채무 연장 방안을 표결하기 위한 채권자 회의를 오는 18일 개최한다고 주간사를 통해 밝혔습니다.
채권자 표결은 오는 22일 오전 10시(현지시간)로, 이는 해당 채권의 최초 유예기간이 종료되는 시점입니다.
완커는 앞서 원금과 이자 상환을 모두 1년 연기하는 방안을 제시한 바 있으나, 채권자들의 동의를 얻지 못해 부결됐습니다.
회사는 이번 연장안에서 이자 지급과 유예기간 연장을 결합한 새로운 절충안을 내놨습니다.
당초 이달 15일 지급 예정이던 이자 6천만 위안(약 120억 원)을 오는 22일까지 지급하는 방안을 제시하는 한편, 5영업일이었던 채무 상환 유예기간을 30거래일로 연장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또 만기 시 기존 이자 외에 추가로 연 3%의 이자를 지급하고, 일부 신용 보강 조치도 제공하겠다고 제안했습니다.
연장안이 통과되려면 전체 채권 잔액의 90% 이상을 보유한 채권자들의 동의가 필요합니다.
연장안이 부결되면 해당 채권(22 완커 MTN004)은 실질적 디폴트에 해당하게 됩니다.
완커는 이달 28일 만기가 돌아오는 37억 위안(약 7천700억 원) 규모의 채무에 대해서도 1년 연장을 요청한 상태로, 해당 안건을 논의할 채권자 회의 역시 22일 열릴 예정입니다.
중국 부동산업계에서는 최근 몇 년간 헝다(恒大·에버그란데), 비구이위안(碧桂園·컨트리가든) 등 대형 개발업체들이 잇따라 디폴트에 빠졌으며, 지난 2분기 이후 주택 판매 부진이 재부각되면서 업황 회복이 지연되고 있습니다.
완커는 그간 디폴트 위기를 피한 몇 안 되는 대형 건설사 중 하나였지만, 재무 상황이 악화하면서 극복이 쉽지 않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완커의 최대 주주인 국유기업 선전메트로가 지난달 자금 지원 조건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시사하면서 완커의 유동성 압박이 급격히 심화했습니다.
선전메트로는 그간 300억 위안(약 6조 3천억 원) 이상을 주주 대출 형태로 완커에 지원해왔습니다.
중국 경제가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뚜렷한 회복 동력을 찾지 못하는 배경으로 내수 부진과 함께 부동산 침체가 지목돼 온 가운데, 완커의 경영난은 중국 경제 전반의 위험 요인으로 부상했습니다.
중국 채권·부채 분석 플랫폼 DM차짜이퉁에 따르면 이번 만기 연장 시도 이전을 기준으로 완커는 중국 내에 중기어음 6건, 회사채 10건 등 총 16건의 채무를 가지고 있습니다.
잔존 원금 규모는 약 2천179억 8천만 위안(약 45조 8천738억 원)입니다.
해외에는 미 달러화 채권 2건이 있으며, 잔존 원금은 13억 달러(약 1조 9천253억 원)입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