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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차일드가 '미니 루브르급' 소장품 두고 시어머니-며느리 소송전

조제행 기자

입력 : 2025.12.15 17:02|수정 : 2025.12.15 17:02


▲ 아리안 드 로스차일드(왼쪽)

세계적으로 유명한 유대계 금융재벌 로스차일드 가문에서 '미니 루브르급'으로 평가받는 초호화 예술품 소장품 소유권을 둘러싸고 고부간 소송이 진행 중이라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소송전의 주인공은 로스차일드 가문의 후계자 중 한 명인 에드몽 드 로스차일드의 아내 나딘 드 로스차일드와 이들의 며느리 아리안 드 로스차일드입니다.

현재 아리안은 프라이빗뱅킹을 전문으로 하는 금융 기업 에드몽 드 로스차일드를 이끌며 회장을 맡고 있습니다.

이들은 로스차일드 가문 소유의 스위스 프레니성 내 초호화 예술품은 자신의 것이라며 다툼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프레니성 내 소장품의 규모와 종류는 외부인의 출입이 통제된 탓에 정확히 공개된 적은 없습니다.

그러나 이곳을 직접 가본 한 방문객은 루이 16세 시기의 고가구와 19세기 화가 고야, 바로크 시대 대표 화가 렘브란트 등의 작품 등이 있다며 프레니성을 '미니 루브르 박물관'으로 묘사했습니다.

나딘은 지난 1997년 사망한 남편 에드몽이 소장품의 상당 부분을 자신에게 물려줬다며, 스위스 제네바에 새로운 박물관을 건립해 소장품을 전시하려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리안은 작품들이 훼손되지 않고 그대로 프레니성에 보존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나딘과 아리안의 갈등이 외부로 알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이들은 과거에도 나딘의 재단에 에드몽의 이름을 사용하는 문제를 두고 법정 공방을 벌였으며 나딘이 프레니성에 출입할 수 있는지를 두고도 소송을 진행했습니다.

법원은 재단 이름 사용 문제에 있어서는 나딘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나딘의 프레니성 출입 관련 소송에서는 아리안이 승소했습니다.

93세인 나딘은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처음에는 며느리를 따뜻하게 맞아들였다"면서도 이제는 관계가 회복할 수 없는 상태에 놓였다고 심경을 밝혔습니다.

나딘은 외동아들이자 아리안의 남편인 뱅자맹 드 로스차일드에게 어머니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지난 2021년 사망한 뱅자맹은 자신이 유모 손에 의해 자랐으며 어머니인 나딘은 자신을 아들이 아닌 상속자처럼 대했다고 생전에 주장했습니다.

아리안 측은 나딘이 아들 사망 전까지는 미술품에 대한 어떠한 권리도 주장하지 않았었다며 나딘 측의 주장이 유효하지 않다고 반박했습니다.

아리안의 관계자는 성명을 통해 "가문은 가업 활동에 전념하며 유산을 계승·보존하기 위해 매일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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