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푸틴, 트럼프, 젤렌스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스티브 윗코프 특사가 독일 베를린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만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을 위한 회담'을 더는 하지 않겠다면서 연내 종전 목표를 밀어붙이고 있어 이번 논의에 진전이 있을지 주목됩니다.
윗코프 특사는 이번 주말 베를린에서 다른 유럽 정상들과 함께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나 종전 협상안에 관해 논의합니다.
회동에는 트럼프의 맏사위인 재러드 쿠슈너도 참여합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윗코프 파견 결정은 합의 조건을 둘러싼 우크라이나와 미국 간 이견을 좁히기 위한 압박이 빨라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습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 11일 트럼프 대통령이 '회의를 위한 회의'에 염증을 느끼고 있다면서 평화 협상에 실질적 진전이 있을 때만 공식 대표를 보낼 거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등 다른 유럽 정상들은 이어 15일 정상 회담을 열고 우크라이나 지지 공조를 재확인할 계획입니다.
미국과 우크라이나의 종전안 협상은 지난 2일 모스크바에서 이뤄진 윗코프 특사와 푸틴 대통령 간 회동이 실질적 성과 없이 끝난 가운데 이뤄집니다.
미국이 러시아에 기울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인 28개조 종전안을 제시하고 우크라이나가 이에 맞서 20개조 역제안을 보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번 베를린 회동에서도 영토와 우크라이나 안전보장 등 문제가 최대 쟁점이 될 전망입니다.
미국은 러시아의 요구대로 우크라이나가 현재 점령 중인 군사 요충지들을 포함해 동부 돈바스 지역 전체를 러시아에 넘기라고 요구해왔습니다.
우크라이나가 완강히 저항하자 미국은 우크라이나가 점령 중인 돈바스 지역을 '자유경제지대' 또는 '비무장지대'로 하자는 수정안을 최근 들고 나온 것으로 전해졌지만, 우크라이나는 여기에도 부정적인 반응입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0일 독일, 프랑스, 영국 정상들과 통화에서 우크라이나가 광범위한 영토 상실과 군 규모 상한 설정을 담은 평화안 조건을 수용하도록 유럽도 압박에 동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영토 문제 등 각종 의제를 둘러싼 입장 차가 워낙 커, 미국의 강력한 압박에도 베를린 회동서 유의미한 진전이 이뤄지기는 어려울 거란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블룸버그 통신은 "푸틴 대통령은 전쟁의 목표를 바꿀 기미를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며 "설령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합의에 도달해도 모스크바가 평화 협정에 동의할지는 불분명하다"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