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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중일 갈등이 군사 분야까지도 번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중국과 러시아 폭격기가 도쿄를 향했던 걸로 드러났습니다. "마음만 먹으면 도쿄도 폭격할 수 있다"고 위협을 한 겁니다. 동맹국 일본의 지원 요청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꼼짝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문준모 특파원입니다.
<기자>
중국과 러시아 폭격기 넉 대가 일본 오키나와 본섬을 에워싸듯 비행했던 지난 9일.
비행경로를 분석한 결과 이상한 점이 발견됐습니다.
오키나와 본섬과 미야코지마 사이를 빠져나온 뒤 갑자기 북동쪽으로 기수를 돌려 도쿄 방면으로 향한 겁니다.
진로의 연장선상에는 요코스카 미 해군 기지도 있었습니다.
과거 미군 거점이 있는 괌 방향으로 향하던 중국군의 통상적 진로와 다른 이례적 경로였습니다.
특히 도쿄 쪽으로 비행한 중국 폭격기는 핵미사일 탑재가 가능했습니다.
방위성 관계자는 "도쿄를 폭격할 수 있다는 걸 과시하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비방 수위도 더 높아졌습니다.
중국군은 난징대학살 추모일을 맞아 일본군 모자를 쓴 해골의 머리를 큰 칼로 베어내는 포스터를 SNS에 올렸습니다.
"군국주의 유령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며 "더럽고 추악한 머리를 단호히 잘라야 한다"는 과격한 메시지도 함께 게시했습니다.
지난달 7일 다카이치 총리의 '타이완 유사시 개입' 발언 이후 중일 갈등이 악화하고 있지만, 트럼프 미 대통령은 강 건너 불구경입니다.
시진핑 주석과 내년 4월 베이징 방문을 합의한 상황에서, 중국과 마찰을 피하기 위해 중립을 고수하는 겁니다.
[캐롤라인 레빗/백악관 대변인 :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일본과 매우 강력한 동맹을 유지하는 동시에 중국과 좋은 실무적 관계도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다급해진 건 다카이치 쪽입니다.
[다카이치 사나에/일본 총리 : 제가 워싱턴을 방문해도 좋고 트럼프 대통령이 해외에 나갔을 때도 좋으니 가능한 한 빨리 만나고 싶습니다.]
미중 정상회담 전에 트럼프를 먼저 만나 중국 견제에 미국을 끌어들이려는 것인데, 동맹보다 이익을 앞세우는 트럼프식 외교를 감안하면 실질적 성과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합니다.
(영상취재 : 한철민·문현진, 영상편집 : 원형희, 디자인 : 서승현·장예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