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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새 종전안에 '나토식 집단방위'…트럼프·푸틴 설득 글쎄

유덕기 기자

입력 : 2025.12.10 13:42|수정 : 2025.12.10 13:42


▲ 푸틴, 트럼프, 젤렌스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유럽과 협의를 거친 수정된 종전안을 조만간 미국에 넘길 예정인 가운데 수정 종전안에는 미국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식 집단 방위를 통해 우크라이나의 안전을 보장해달라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미국이 우크라이나 나토 가입에 난색을 보이고 우크라이나는 안전을 보장받아야 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는 만큼 집단 방위 내용이 담긴 나토 조약 제5조와 유사하게 미국 측으로부터 구속력 있는 안보 확답을 받겠다는 것입니다.

현지시간으로 어제(9일) 우크라이나 매체 키이우포스트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과의 온라인 브리핑에서 미국이 우크라이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에 대해 "아직 준비되지 않았다"고 말한다고 밝혔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유럽 중심의 우크라이나 지원회의체 '의지의 연합'이 나토 가입과 관련한 틀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우크라이나는 미국과의 양자 협정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는 나토의 제5조와 같다"며 우크라이나 정부 관리들이 몇 주 내로 주요 세부 사항을 명확히 밝힐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나토 조약 제5조는 나토 회원국 중 한 국가가 공격받으면 다른 모든 회원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해 무력 사용 등 필요한 조처를 할 수 있다는 집단방위 원칙을 규정한 조문을 말합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우크라이나와 유럽의 최근 며칠 동안 협의해 수정한 20개 항 종전안에 나토 조약 5조와 유사한 조항이 포함됐다고 이날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이 같은 수정안으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커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설득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푸틴 대통령은 나토의 동쪽 세력확장을 전쟁의 근본 원인으로 내세우며 우크라이나의 군사력 축소를 타협 불가 조건으로 삼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도 자국 우선주의 기조하에 우크라이나 전쟁에 개입을 최소화하겠다며 유럽에 안보 지원을 떠넘기는 방안을 추진해왔습니다.

WSJ은 종전안 수정에도 여전히 다수 쟁점이 존재한다고 미국 당국자의 발언을 인용했습니다.

우크라이나가 평화 계획의 일환으로 러시아에 어느 영토를 넘겨줄지,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할 수 있을지, 서유럽 국가들이 동결한 러시아 자산을 어떻게 우크라이나 재건에 쓸 수 있을지 등도 걸림돌로 거론됐습니다.

이 당국자에 따르면 종전안 초안에는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금지 조항이 있었으나 현재 이 내용이 삭제됐고 새 버전에는 이 문제를 전혀 다루지 않고 있습니다.

아울러 WSJ은 많은 유럽 측 관리들이 전장에서 큰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 한 미국과 우크라이나 사이의 이견은 해결되는데 몇 주 또는 몇 달이 걸릴 것이라고 비공개적으로 말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유럽의 한 고위관계자는 "미국이 빠른 결과를 원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반면에 논의된 사안이 너무 복잡해 어떻게 하면 빠른 결과를 얻을 수 있을지 상상하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전쟁 종식을 위한 평화안 초안을 만든 뒤 당초 추수감사절(11월 27일)을 잠정적 시한으로 삼고 압박했습니다.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는 트럼프 대통령이 크리스마스까지 우크라이나 종전 합의를 마무리하려 한다고 보도했습니다.

미국이 내놓은 종전안에 대한 수정 문건을 만들기 위해 유럽 각국 지도자들을 만난 젤렌스키 대통령은 변경 사항을 내일 미국 측과 공유할 것이라며 이번 주 내로 미국 국가안보팀과 회담이 열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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