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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가 태어나기 전 부모에게 성별을 미리 알리면 의사 면허가 박탈될 위기에 처하는 반면, 딸 둘을 낳으면 돈을 주겠다는 나라가 있습니다.
바로 베트남인데요, 오랫동안 고착된 남아 선호 사상으로 여성 비율이 현저히 낮은 베트남이 강력한 성비 불균형 대책을 내놨습니다.
지난해 기준 베트남의 출생 성비는 111명대로, 40년 전 우리나라 성비와 비슷한 수준입니다.
수도 하노이의 성비는 118명까지 치솟았고, 산악 지형에 둘러싸인 북부 지역은 120명을 넘은 곳도 있었습니다.
유엔 통계에서도 베트남은 2023년 기준 217개국 가운데 네 번째로 성비 불균형이 큰 나라입니다.
베트남 보건당국 관계자는 "추세가 이어지면 약 10년 후 결혼 적령기 남성이 여성보다 150만 명 많아질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베트남의 이러한 성비 불균형은 뿌리 깊은 남아 선호 사상 탓입니다.
특히 아들이 가계를 잇는다는 가부장적 전통 관념이 여전하다는 겁니다.
베트남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늘었지만 가정에선 딸보다 아들을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베트남 정부는 딸 출산을 장려하는 '당근과 채찍' 정책을 본격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두 딸을 둔 취약계층 가정에 현금이나 생필품을 지원하고요.
만약 의사가 태아의 성별을 알릴 경우 면허 박탈까지 가능하도록 처벌 수위를 크게 높였습니다.
베트남 정부는 무려 7조 원의 예산을 들여 2035년까지 자연 성비 수준으로 성비를 낮추는 게 목표라고 밝혔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1980년대, 90년대 무렵 남아선호사상이 견고한 상황에서 산전 초음파가 본격적으로 보급되며 성비 불균형이 극에 달했었는데요, 호주제 폐지 등 아들이 없어도 되는 법적 사회적 환경을 만드는데 노력을 병행하면서 2010년대 들어서면서 성비 균형을 회복했습니다.
한국의 출생 성비는 여아 100명당 남아 105. 1명으로 이상적인 성비 균형을 갖춘 국가로 평가됩니다.
(취재 : 신정은, 영상편집 : 이다인 , 디자인 : 이수민, 제작 :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