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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상병 순직 책임' 임성근, 첫 공판서 혐의 부인…위헌법률심판 제청

김지욱 기자

입력 : 2025.12.04 17:16|수정 : 2025.12.04 17:16


▲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지난 10월 31일 서울 서초구 이명현 순직해병 특별검사팀에 출석하고 있다.

특별검사 수사를 통해 채상병 순직 사건의 책임자로 지목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첫 공판에서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오늘(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 (조형우 부장판사)의 심리로 열린 임 전 사단장의 업무상 과실치사, 군형법상 명령 위반 혐의 재판에서 임 전 사단장 측은 특검 측의 공소사실을 전부 부인한다고 밝혔습니다.

변호인인 이완규 전 법제처장은 "피고인의 행위와 피해자 사망 간 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며 "소속 부대장으로서 명령 범위 안에서 지원했을 뿐이지 명령 자체를 위반하진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함께 기소된 박상현 전 7여단장, 최진규 전 포11대대장도 모두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다만 이용민 전 포7대대장과 채상병의 중대장이었던 장 모 씨는 과실을 인정했습니다.

이 전 대대장 측 변호인인 김경호 변호사는 "수사 초기부터 지휘관으로서 과실을 인정해왔고 법정에서도 인정한다"며 "이 전 대대장은 임 전 사단장의 명령을 어길 수 없었던 소극적 과실이 있고, 사건의 본질적·절대적 과실은 임 전 사단장에게 있다"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재판부는 임 전 사단장 등의 지시가 얼마나 불명확했는지, 그로 인해 현장 지휘관들에게 어떤 혼동을 야기했는지를 중점적으로 살펴보겠다고 밝혔습니다.

임 전 사단장의 바둑판식 수색 지침, 가슴장화 확보 지시가 사실상 수중수색 지시로 이해될 수밖에 없었다고 특검팀이 주장하는 만큼 이를 향후 신문을 통해 확인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조 부장판사는 "피고인 발언이 병사, 지휘관들이 오인할만한 것이었느냐를 판단해야 한다"며 "피고인들 상호 간 증인신문을 하는 등 방법으로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다음번 기일로 지정된 오는 15일에는 사고 현장에 있었던 해병대원 2명이 증인으로 소환될 예정입니다.

아울러 임 전 사단장은 재판부에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습니다.

위헌법률심판 제청이란 법률의 위헌 여부가 재판의 전제가 되는 경우 법원이 직권 또는 당사자의 신청에 따라 헌재에 위헌심판을 제청하는 제도입니다.

임 전 사단장 측은 특검법상 대통령의 특검 임명권이 유명무실해져 사실상 특정 정당에 특검 임명권이 주어진 점, 박정훈 대령(전 해병대 수사단장)에 대한 특검팀의 항소 취하 권한 등을 문제 삼았습니다.

임 전 사단장은 2023년 7월 19일 예천군 수해 현장에서 순직한 채상병의 상급 부대장으로, 구명조끼 등 안전장비를 지급하지 않은 채 허리 깊이로 들어가 수중수색을 하도록 하는 등 안전주의 의무를 저버린 혐의로 지난달 10일 기소됐습니다.

특검팀은 임 전 사단장이 바둑판식 및 수변으로 내려가 찔러보는 방식 등 구체적인 수색 방법을 지시했고, 가슴 장화를 확보하라고 하는 등 수중수색으로 이어지게 된 각종 지시를 내렸다고 공소장에 적시했습니다.

임 전 사단장에게는 당시 작전 통제권이 육군으로 이관되는 단편명령을 어긴 혐의도 적용됐습니다.

특검팀은 임 전 사단장이 현장 지도, 수색방식 지시, 인사명령권 행사 등 사실상 작전통제권을 행사하며 명령을 위반했다고 봤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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